언제나 무용하고 의미 없는 텍스트를 나열하기 좋아하는 this는 일요일 아침부터 쓰잘데 없는 확률 계산을 하고 말았다.
식탁 위에는 어제 저녁 8시 45분부로 휴지 조각이 된 로또 용지가 놓여 있다. 814만 5060분의 1. 이 천문학적인 확률을 뚫기 위해 나는 매주 5천 원을 투자한다. 그런데 통계청 생명표를 뒤적이다 발견한 숫자는 나를 비웃고 있었다.
55세 남자가 내일 당장 사망할 확률, 그것은 로또 1등 당첨 확률보다 명백히, 그리고 압도적으로 높았다.
"산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희망 회로를 돌릴 줄 모르기 때문이다.”
계산기를 두드려보자. 로또 1등 당첨 가능성은 0.000012%. 소수점 아래로 0이 네 개나 늘어서는, 사실상 ‘없음’에 수렴하는 숫자다.
반면, 대한민국 50대 중반 남성이 향후 1년 안에 사망할 통계적 확률은 대략 0.6% 안팎. 이걸 365일로 나누면 ‘내일 당장 죽을 확률’은 약 0.0016%가 나온다.
단순 비교만 해도 130배다. 와아~
this는 로또 1등 당첨보다 확률이 130배나 높은 게임을 매일 하고 있다. 대신 여기에 당첨되면 벼락부자가 되는 대신 영안실의 차가운 스테인리스 서랍 속에 눕는다.
그런데도 this는 로또를 살 때 ‘혹시나’ 하고 희망회로를 돌렸고, 급사는 ‘설마’ 하며 괄호 밖으로 치워뒀다.
확률적으로만 보면 this는 꽤나 미친 도박꾼이거나, 지독한 수학 저능아가 틀림없다.
"셈법을 달리해야 한다. 통계가 아무리 죽음을 경고해도, 로또는 '희망'이고 죽음은 그저 '끝'이다.”
‘죽음=끝’은 시스템의 셧다운(Shutdown)이다. 전원이 꺼진 컴퓨터는 자신이 꺼졌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셧다운 된 하드웨어에는 공포도, 후회도, 로또 1등을 놓친 아쉬움도 기록되지 않는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고려하는 것은 시간 낭비다.
그러니 5천 원을 지불하고 희망에 베팅하는 건, 생각보다 합리적인 경제 활동이다. 5천 원으로 일주일 치의 달콤한 망상을 산다면, 설사 그것이 꽝으로 끝난다 해도 살아있는 내 시스템에는 꽤 괜찮은 엔돌핀이 돌았을 테니까.
확률 따위가 내 기분을 망치게 둘 순 없다. this는 내일 죽을 확률 따위는 쿨하게 무시하고, 다음 주 토요일까지 유효한 814만 분의 1짜리 티켓을 좋아하는 책, 7 페이지에 고이 모셔 둔다.
“어차피 셧다운 되면 환불도 못 받을 인생,”
그러나 희망도 거듭되면 병이 되는 게 문제이긴 하다. 사실 희망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은 당신도 잘 알지 않나? 도대체 이 망상병자의 심리는 뭐라는 말인가? 일요일 아침부터, 커피는 식어가고..
에이, 차라리 생각이 멈추고 바보가 되는게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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