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레터 2.0 - 힘들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추억

힘들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추억

누군가 사람은 추억의 힘으로 살아간다 했던가. 추억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바로 나다. 일상을 살다 보면 보통은 현재에 불만족하기 마련이다. 인생이 재미없고, 자꾸만 힘든 일이 나에게 발생할 때 가끔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럴 때 추억을 꺼내본다. 

추억이란 건 그 당시 발생했던 이벤트 뿐만 아니라, 그 때 나의 기분, 내가 맡았던 향기, 함께 했던 사람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된다. 힘들 때 좋은 추억이 담긴 노래를 들으면 다시 그 때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내가 행복했을 때 자주 뿌렸던 향수를 뿌리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이런게 바로 추억의 힘일까? 추억이라는 추상적 개념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다양한 요소들로 하여금 힘든 시기를 견딜 수 있게 해준다. 

힘든 시기에 나를 살아가게 해주는 추억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게 웃었던 순간들이다. 그 당시 내가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여행 중에 길을 잘못 들어서 지쳐있었을지라도 다시 돌아가는 길에 소소한 풍경을 보며 행복을 느꼈던 순간, 서로의 말이 맞다며 다투다가도 서로 웃어버렸던 순간, 그런 순간들을 떠올리면 앞 뒤 맥락이 어쨌든 행복했던 그 순간의 감정만 떠오른다. 힘들 때마다 추억을 꺼내보기 위해서는 매 순간 치열하게 나에게 주어진 행복을 의식해야할 지도 모르겠다. 의식적으로 느끼지 못하면 그냥 흘러가버리는 추억이 많으니까. 

추억이라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면 굉장히 일회성이 짙은 것일지도 모른다. 이미 지나간 과거이고 인간의 기억력은 시간이 갈 수록 그 때의 추억을 희미하게 기억할 수 밖에 없다. 재미있는 점은 오래된 추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지나온 순간들의 내가 새로운 기억을 덧붙여 계속 변화한다. 어렸을 적 가족들과 캠핑을 갔었던 추억은 20대 후반의 내가 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캠핑을 갔던 기억과 합쳐지며 더 깊어진다. 

앞으로 살아온 날보다 더 긴 시간을 살게 될 나에게 한마디만 해주자면 '매 순간을 행복한 추억으로 남겨라'일까? 나중에 돌아보면 내가 살아온 모든 순간들이 소중한 추억으로 미화되고 기억된다. 그 당시에는 나쁜 경험이라 생각한 그 순간도 언젠가는 '그 때 참 좋았었지~'하고 회고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언젠가 미래의 힘든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매일 다람쥐가 도토리를 모으듯, 행복한 추억들을 모으며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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