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귤레터] 37. 중간고사

1년의 중간고사 기간, 6월입니다🏆

2023.06.02 | 조회 1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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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귤

귤처럼 까먹는 줄글을 보내드립니다.

예... 오랜만이죠.

정신 없이 4월과 5월을 지나쳤습니다. 정신을 차려 보니 6월이 되었네요. 6월로 들어서면 마음이 왠지 요상해집니다. 한 해의 중간에 들어서기 때문일까요? 올해의 나는 무얼 했는가, 이루려던 것을 시작이라도 하긴 했는가, 하는 번뇌가 드는 달입니다.

제가 잘 알았던 사람은 생일이 6월 15일이었는데요. 그것을 기억하는 이유는 그가 자신이 한 해의 딱 중심이 되는 날에 태어났다며 너스레를 떨었기 때문입니다. 한동안은 그 기억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분노와 슬픔을 느꼈지만 지금은 그냥 한 번 웃어넘기게 되네요. 시간이라는 것이 이토록 강력합니다. 대신 6월 15일이 다가올수록 새해에 가졌던 마음가짐을 다시 가지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욕심이 많은데 그에 반해 지구력이 떨어지는 편이라, 이렇게 스스로 환기해주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여러분의 올해는 어땠습니까?

저는 웬만큼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줄귤레터를 쓰지 않은 몇 주 간, 그 어떤 글에도 전혀 손을 대지 못했어요. 그 무엇도 잘 써지지 않았고 기록을 하고 싶지 않아 일기도 쓰지 않았습니다. 딱 하루, 24시간 동안 푹 쉰 날이 있었는데 그 날도 일기는 써지지 않더라고요. 아마 많이 지친 모양입니다. 그리고 분명하게 깨달은 사실 하나. 저는 아직도 강박과 완벽주의, 인정욕구가 많이 함유된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글을 쓰지 못하는 제 자신을 보면서 쓸모가 없다고 느꼈거든요.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그 사실에 소름이 끼쳤어요. 스스로를 도구처럼 생각하는 건가? 나는 글을 못 쓰면 효용이 없는 존재인가? 무언가 잘못된 생각 같아서, 뉘우칠 때까지 일부러 아무 것도 쓰지 않았습니다.

 

 

Unsplash, Maurits Bausenhart
Unsplash, Maurits Bausenhart

여느 때보다도 시간이 느리게 가더라고요. 제 자신에게 화가 났다는 사실도 그렇고, 문득 인간 관계에 지치는 순간들도 있었어요. 인생이 참 지난하지, 혼자 생각을 하다가 잠이 다 깨서 일과 시간에는 졸린 눈을 겨우 뜨고 있었답니다. 건강하지 못한 생활이었네요. 반성하는 중입니다.

운동도 게을리 하고, 집도 더러운 채로(이 말을 언제까지 할지요.......... 하지만 치울 것입니다) 어지러운 머릿속에서 길을 찾지 못했습니다. 찾고 싶어서 책은 열심히 읽었는데, 잘 모르겠어요. 가끔은 답을 찾지 않는 것이 답일지도 모르죠. 그저 흘려보내야만 해결되는 것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5월이 다 끝날 즈음에야 겨우 다시 글을 좀 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형사 박미옥>이라는 책을 읽었는데요. 서평단이 돼서 읽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마지막 챕터는 아직 읽지 못했어요.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지금 이 순간만은 살아 있자'는 문장에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 외에도 인생 선배가 든든하게 어깨를 토닥여주는 느낌을 받는 부분이 많았는데, 너무나도 퇴사를 하고 싶은 요즘의 저에게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지금 직장에서 조금 더 버텨볼게요... 저는 범죄/수사에 관심이 많아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비단 그렇지 않더라도 따뜻한 인생 선배의 글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또 어떤 책을 읽었냐면, (한 번에 여러 가지 책을 기웃거리는 스타일)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입니다. 인터뷰집을 잘 못 읽는 편인데, 출퇴근길에 틈틈이 읽었습니다. 이상하게 자꾸 눈물이 나서 힘들었지만, 너무 좋았어요. 이 책도 추천합니다.

어떠한 일들은 술술 잘 풀리다가 또 어떠한 일들은 막다른 길에 우두커니 서게 되더라고요. 또 그럴때면 그 외의 다른 문제들도 함께 터지죠. 마치 지뢰처럼요. 내딛는 걸음마다 무언가가 터지는 바람에 그냥 잠시 주저앉아 있었답니다. 그러다보니까 어느 샌가 기운을 되찾아서 이렇게 돌아왔습니다. 구독자 여러분,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길고 장황한 편지도 기꺼이 인내하며 읽어주셔서 거듭 감사드립니다. 당신의 6월이 너무 무덥지 않길, 못 이룬 목록보다 이룬 목록에 더 자주 눈길을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벌써 반 년을, 무척이나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주에 또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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