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권태를 여실히 느끼는 나날이다. 그래도 만들어놓은 습관 덕에 좋아하는 것들은 자동적으로 해낸다. 요가와 독서 같은 것들. 습하고 더운 날씨는 자꾸만 축축 쳐지게 만든다. 그래도 춥고 시린 겨울이 오면 또다시 여름이 그리워질 것을 알기에 지금을 충분히 누리려한다.
오늘 아침 요가원에 다녀왔다. 비트에 맞춰 수리야 나마스카라를 연속으로 하는 요가였는데, 다섯 세트만 했는데도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할 때는 무진장 힘들었는데 하고 나니 마치 새로운 몸이 된 것 같았다.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요가원을 나섰고, 집에 와 찬물로 샤워를 한 후 신랑이 만들어놓은 카레를 데워 먹었다. 잔잔하지만 충만한 행복.
오후에는 새로 산 파운데이션과 마스카라로 화장을 한 후 집을 나섰다. 그래봤자 집 앞 카페였지만 가끔 치장하고 싶은 날이 있다. 사장님은 언제나처럼 반겨주셨고, 늘 그랬듯 커피 한 잔을 더 내어 주셨다. 가까운 곳에 아지트가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커피를 연거푸 두 잔이나 마신 탓인지 잠이 오질 않는다. 그래도 마음만은 편안하다. 나를 감싸고 있던 온갖 부정적이고 어두운 것들에서 빠져나온 기분. 얼마간은 이 평온한 느낌을 마음껏 만끽해야겠다. 가능한 오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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