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마음

2023.09.27 | 조회 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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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자까이자까야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불안한 당신을 위한 글

사람은 누구나 못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게 현저히 적어 전혀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이 있고, 너무 많아서 삐죽 삐죽 바깥으로 튀어나오는 사람이 있을 뿐. 오로지 좋은 마음'만' 지닌 사람은 없다. 인간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사고를 지니도록 진화해왔고, 내가 원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뇌가 그렇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 안의 못된 마음을 합리화하기 위해 이런 사고를 전면에 내미는 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요즘 나를 괴롭히는 못된 마음이 있다. 처음에 그것은 아주 작고 미묘하게 시작되었다. 그러나 나는 그 마음을 모른체 했고, 그것은 자신을 알아주지 않자 겉잡을 수 없을만큼 덩치를 키워나갔다. 그 마음은 아주 검고 습했다. 마치 한여름에 껍질에 눌러 붙은 새콤달콤 같달까. 아주 끈적거리고 기분 나쁜 것이어서 더 이상 내 안에 두고 싶지 않았지만, 그럴수록 그것은 더 집요하게 내 안에 남아 있으려고 했다.

한 번 가진 못된 마음은 빠른 시간안에 좋은 마음으로 채우지 않으면, 금방 내면을 가득 채워버리고 만다. 누군가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 분노, 혐오와 같은 감정들. 내가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마음, 누군가의 마음은 알고 싶지도 않고, 오직 내 마음과 안위만이 중요하다는 생각과 고집스런 마음들. 내 안에 똬리를 튼 못된 마음을 관조하기 전까지 그것에 중독되어 있다는 사실조차 알 수 없었다. 그만큼 나는 그것과 하나였고, 서서히 잠식되어 가고 있었던 참이었다.

그 마음을 인식하게 된 것은 그냥 '갑자기'였다. 아무런 이유도, 맥락도 없이 내가 끊임없이 '못된 마음'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은 것이다. 삶이란 여전히 알 수 없는 이유는 대부분 어떤 '계기'로 깨달음을 얻는 경우가 많으나, 꼭 그렇지 만은 않기 때문이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그것들을 억지로 떼어내려고 하니 오히려 내 손가락에 끈적이는 새콤달콤이 달라붙은 것처럼 찝찝함이 느껴졌다. 대신 '좋은'마음이라 일컬어지는 것들을 채워넣으니, 검은 마음은 조금씩 자리를 내어주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자리를 내어주었다기보다 '밀려났다'에 가까울 것이다.

마음이란 변덕이 심해서 때론 못된 마음이 대부분 차지하고, 때로는 좋은 마음이 차지하기도 한다. 그것이 균형을 이루는 경우는 잘 없었다. 좋았다면 좋았고, 나쁘면 한없이 나빴다. 이것은 내가 여전히 마음 관리가 미숙하다는 증거이기도 하겠지만.

어찌 됐든 못된 마음이 불쑥 불쑥 올라올 때마다 더 이상 억지로 누르려고 하지 않았다. 그것을 글로 옮기거나, 정 안되면 누군가에게 털어놓기라도 하면 확실히 나아지는 부분이 있었다. 그 마음들을 키우거나 내보내는 건 결국 자신의 몫이다. 누군가 꺼내어주길 원한다거나, 내가 가진 환경이 좋은 마음을 갖도록 변화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식한 바람에 불과한 일일지도. 여전히 내 안에는 못된 마음이 조금 남아있다.

그것은 내가 사는 이땅을 떠나기 전까지는 계속 붙어 있을 것이다. 내가 궁극의 깨달음이라 불리는 상태가 되지 않는 이상, 그것은 나와 쭉 함께일게 분명하다. 그러나 그 마음을 조절할 힘은 오로지 나만이 기를 수 있음을 잊지 말자. 못된 마음은 내가 어떻게든 좋은 마음을 갖자는 의지만으로도 지레 겁을 먹고 도망가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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