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 검프라는 영화를 좋아한다. 많은 장면 중에서도 무작정 달리는 장면이 유독 기억에 남아있다. 무념무상으로 달리는 마음을 생각하면, 왠지 복잡한 마음도 깨끗히 씻기는 기분이다.
가끔 달리기를 하면서 검프의 마음을 떠올려보기도 한다. 그리고 문득 떠오르는 질문, "검프가 혼자서 달렸다면 정말 그렇게 긴 거리를 뛸 수 있었을까?" 22,611km를 달렸다고 하니, 서울-부산을 45번 왔다갔다 해야하는 거리다.
달리기가 서로 함께 하는 단체운동이라는 기사를 보고 눈길이 갔다. 사실 달리기는 전형적인 개인운동이다. 달리기, 수영과 같은 기록을 다투는 기록 스포츠는 대부분 그런 특성을 가지고 있다. 내가 달리기 동호회를 열심히 한다고 하면, 자주 듣는 이야기가 "뛰면서도 말을 해요? 뛰기만해도 숨차서 죽을거 같은데" 이다.
하지만 실제 달리기를 하다보면 단체훈련은 필수다. 그리고 말없이 뛰는 시간보다, 서로 수다 떨면서 뛰는 시간이 더 길기도 하다. 이런 단체 훈련의 필요한 이유는 "나의 정신력이 나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혼자 훈련을 하다보면, 30분 이상의 시간을 뛰기가 힘들다. 지루하고, 왠지 다리도 아픈거 같고, 왠지 집에 무슨 일이 생겼을 것 같고 등등 온갖 잡념이 장시간 운동을 방해한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속담이, 달리기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라는걸 너무 잘 알고 있다. 나의 정신력은 너무 나약하다. 순순히 인정하고, 내 정신력이 무너질 때 함께 해줄 동료와 함께 하는 것. 이 얼마나 아름다운 동행인가. 오늘도 동호회원들과 함께 수다런을 하면서 행복지수가 올라간다. 넘 좋아~
육사 트라이애슬론부 “달리기는 서로 끌어주는 단체운동” - 조선일보 - https://www.chosun.com/sports/sports_general/2023/04/30/E4GRXNEG75A2XMHXAGONA33Y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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