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월 18일 오전입니다. 모두들 반갑습니다.
러시아군은 현재 135만 규모의 군대를 150만으로 증강하기로 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신규 군단 및 사단 편성이 이루어지고 있음. 특기할 점은 카렐리야 지역에 신규 군단 생성인데, 이 지역에만 12개의 신설 사단이 편성될 것이라고 언급함. 이미 작년부터 러시아군은 2개 공수사단, 3개 차량화소총병사단 및 해군 소속의 7개 여단을 5개 해군 보병사단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음.
이러한 러시아의 군사적인 개편 시도는 대규모 재래식 전투를 준비하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음. 기존의 BTG 편성 하의 컴팩트한 군사작전에 대비한 러시아군은 이미 2014년 크림병합과 2015년 돈바스 전쟁을 거치면서 약점을 드러냈음. 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는 거의 되지 않았으며,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심각한 손실을 입었음.
예를 들어, 작고 민첩한 러시아군의 BTG들의 기본 전술은 일반적으로 우크라이나군의 거점과 접촉한 편제가 그들을 붙잡아두는 사이, 나머지 기동부대들이 우회로를 따라 포위기동하는 방식으로 운용했음. 특히 키이우 전역에서 이러한 전술이 잘 먹힐 것으로 보았는데, 돈바스 전쟁 기간 동안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거점과 조우하면 포위기동을 통해 섬멸하는 방식을 구사했기 때문임.
하지만 2022년에는 많이 달랐음. 러시아군 BTG들이 우크라이나군 전열과 맞부딫혔을 때 그들은 우회기동을 시도할 수가 없었음. 2014년과 2015년의 경우 정예 BTG들이 소규모로 운용되었을 뿐더러 보급망이 제대로 굴러갔기 때문에 그들이 원하는대로 탄약과 연료를 공급할 수 있었지만, 2022년에는 너무나도 거대한 군대에 비해 보급로가 빈약했음.
더군다나 낙관적인 목표와 (3일 이내 키이우 정권 소멸) 선봉 부대와 보급부대 사이의 연결이 끊기면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고, 여기에 우크라이나군이 영토방위군을 동원해 편제 정수를 맞추고 기계화부대를 보조하며 전선 전체에서 러시아군 BTG를 소멸시켰음. 우회기동을 시도했으나 테테리프 강에 가한 우크라이나군의 수공 작전은 그들의 기동로를 늪지화시켰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실패하게 만들었음.
키이우 북방 64km의 거대한 라인은 이러한 비극의 단초였고, 러시아가 추구한 군사적인 개혁이 대규모 재래식 전면전과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기도 하였음.
또한 개전 초기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차이점을 결정지은 것은 하위 부서 조직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와도 연관되었음. 러시아군은 각 여단 예하의 BTG 숫자를 맞추는데 집중하면서 온존한 부대에서 병력과 장비를 빼내 피해를 입은 BTG를 재건하는 방식으로 재편을 구사했음.
즉 러시아군은 조직의 하위부서 숫자를 온존하는 것에만 집착한 것임.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각 여단들의 하위부서인 대대와 중대 숫자를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각 대대와 중대에 소속된 병력과 장비 정수를 맞추며 러시아군에게 맞섰음.
여단 편제 내에서 인가된 대대의 숫자가 모자라면 나중에 보충하면 되지만, 예하 대대에 소속된 인원이 70% 이상 모자라면 재편을 해야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러시아군은 놓친 것임. 즉 기본적인 작전을 구사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의 평균치를 우크라이나군은 제대로 보충하고 있었다는 것임.
러시아군이 보유한 BTG의 숫자가 아무리 많더라도, 그 BTG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는 병력 숫자는 정해져있는데 그 원칙을 무시했으니 제대로 전투를 할 수가 없었고, 대대나 중대의 숫자는 적지만 완편에 가까운 편성으로 전선에 등장한 우크라이나군 부대들에게 패배할 수 밖에 없었음.
이러한 오류를 깨달은 지점은 2022년 10월이 넘은 시점이었음. 쿠퍈스크와 이지움이 함락당하면서 BTG 숫자에 집착했던 러시아군은 껍데기만 남은 부대 건제로는 방어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고, 그제서야 징집병들을 대거 동원해 각 BTG의 편성 숫자를 어떻게든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음. 그러나 때는 크게 늦었고, 이제는 장비가 모자라서 BTG들이 기동력을 잃고 대부분 보병화되어 1차대전 형식의 전투를 구사할 수 밖에 없어졌음.
결국 이는 하위 부서에 대한 관리와도 크게 연결되는 지점이었는데, 러시아군은 이러한 관리 지점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것이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임. 아마도 러시아군은 BTG 자체의 숫자를 유지하면 여전히 컴팩트한 군사작전이 유지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다고 맹신한게 아닌가 싶기도 한 지점이었음. 하지만 그러한 맹신은 전쟁 기간동안 완전히 파괴되었고, 현재는 대규모 재래식 전면전에 맞는 군대로 다시 탈피하고 있음.
다시 돌아와서, 약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러시아군은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했고, 이제서야 전면전에 맞는 군대를 재편성하고 있음. 하지만 지난 번에도 지적했듯이, 러시아군은 2015년 이후 8개 신설 작전부대와 25개 이상 사단, 15개 여단 창설을 목표로 했지만 정작 2019년 기준으로 1만 명을 증원하는데 그쳤음.
이마저도 동부군관구 등 비중요 지역에서 부대를 해체시킨 덕에 여유가 있는 병력이 서부군관구로 이동해서 가능했고, 제150차량화소총병사단 개편에도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다는 점은, 러시아가 군사적인 개편에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점을 예견하고 있음.
일단 내일 푸틴의 연설이 예정되어 있다는데, 전쟁을 공식적으로 선포할 것인지, 아니면 대규모 동원령을 선포할지에 대해서 지켜볼 부분임.
마지막으로, 우크라이나가 신규 전차여단을 기반으로 하여 신규 레오파드 전차여단 구성을 구상하고 있음. 이들은 폴란드가 공여하겠다고 밝힌 1개 중대(14대) 규모의 레오파드2A4 계열 전차들과 독일제 마르더 IFV, 그리고 프랑스제 AMX-10RC 정찰차량으로 구성하려는 시도이며, 기계화여단 2개보다는 전차여단 1개의 창설이 이후의 전쟁에서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음.
아예 드미르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까지 나서서 '레오파드 전차 여단 구성하는 것이 목표' 라고 했을 정도. 현재 폴란드를 포함, 3~4개 국가가 레오파드2 전차 공여를 언급하고 있는데 통상 1개 전차여단은 3~4개 전차대대와 100여 대의 전차들로 구성되어 있음.
물론 우크라이나군 전차여단들은 여단 전체가 작전한다기보다는, 각 지역사령부에 배속되어 예하의 전차대대 및 중대들을 필요한 기계화여단/보병여단 등에 분산배속하는 일종의 소방수처럼 운용하고 있지만 신규 전차여단을 만든다는 것을 보았을 때 집중운용을 상정하고 있을 지도 모름. 강력한 충격력을 갖춘 전차여단의 운용을 구상한다는 의미임.
이에 따라 그에 맞는 수량의 전차와 수리부속, 탄약 등이 필요한데 일단은 이 모든 것이 독일과의 협력이 필요한 시점임. 현재 우크라이나군에서 전선에 모습을 드러낸 전차여단은 제1전차여단, 제3전차여단, 제4전차여단, 제17전차여단이며 제5, 제14전차여단은 비교적 소수의 병력 혹은 장부상에만 등록이 되어 있음. 따라서 신규 서방제 전차로 무장한 전차여단이 나온다면 제5, 제14전차여단의 이름을 따오지 않을까 싶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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