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레다르 전투는 러시아군이 2개 여단의 병력이 녹아내릴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에 비하여 소득을 거의 얻지 못했음. 불레다르는 빽빽한 건물로 들어찬 거주구역의 형태인데, 문제는 도심지 주변 지역은 전부 평평한 평원지대가 펼쳐져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임.
드넓은 들판을 마주한 불레다르를 러시아군은 제58제병협동군을 동원해 도심지를 향해 진격했음. 해당 지역의 주력 방어부대는 우크라이나군 제72기계화여단이었는데 전초전은 지난 11월부터 파블리우카 마을에서 벌어졌음.
이 전투에서 양 측은 상당한 접전을 벌였는데, 파블리우카에 대한 통제권을 우크라이나군이 포기했지만, 이 과정에서 러시아군 해군보병여단들의 피해도 상당해 한동안 재편을 해야할 정도였음. 12월과 올해 1월에 들어서서 58제병협동군은 부대 규모를 증강했음.
파블리우카에서 파괴되었던 제155해군보병여단과 제40해군보병여단, 제136차량화소총병여단과 도네츠크 반군 제123소총병연대 및 단대호 미상의 2개 연대와 스페츠나츠 연대, GRU 소속 여러 소규모 분견대가 제58제병협동군에 배속되었음.
이에 따라 제58제병협동군은 불레다르 공세를 위해 총 20,000명의 병력과 90대의 전차, 200여 대의 장갑차량, 100여 문의 포병을 갖춘 상태였음.
우크라이나군 역시 해당 지역에 병력을 집결시켰음. 제72기계화여단 소속 4,000여 명의 병력 및 제23독립소총병대대 예하 1,000여 명, 인접한 제68예거여단 및 제1전차여단 분견대 소속 기갑 전력을 도합해 10,000명 내외의 병력과 80여 대의 전차, 200대 미만의 장갑차량, 100여 문의 포병 전력이 전투에 투입되었음.
이는 러시아군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한 전력이었으나, 포병 전력만큼은 러시아군과 동등한 수치였음. 그리고 이는 이후 전투의 향방을 결정하는 역할을 했음.
불레다르 전투 초반에 러시아 제58제병협동군은 고작 2개 대대에 불과한 우크라이나군 제72기계화여단 소속 병력을 손쉽게 제압할 수 있다고 보았음. 이에 따라 1월 24일부터 소속된 포병 전력은 물론, Tos-1A 부라티노를 투입해 시가지에 숨은 우크라이나군을 목적으로 맹포격을 감행했음.
이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이 포기한 파블리우카를 통해 불레다르로 진격을 시작했음. 우크라이나군이 포격에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추정한 러시아군은 T-80BV 전차와 BMP-2, 다수의 보병대를 매우 깊숙히 찔러넣었음.
그러나 이는 맹점이 있었는데, 이곳을 지나려면 1km가량의 평원지대를 그 어떠한 엄폐물도 없이 진격해야했다는 점임. 러시아군은 맹포격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모두 분쇄됬을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으나, 작전 개시 후 이는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알아차리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음.
러시아 해군보병대를 필두로 한 공격부대가 미킬스케에서 닷차 지역으로 진격하는 과정에서 매복해있던 우크라이나군 방어부대가 기습공격을 감행해왔음. 러시아군은 불레다르 외곽의 우크라이나군과 자신들의 전선 후방에서 기습한 우크라이나군에게 앞뒤로 갇힌 채 교전을 벌여야 했음.
다급해진 러시아군은 다수의 항공지원을 불레다르 전선에 투입했음. Su-25 공격기 및 공격헬기 다수를 투입해 폭격을 진행했지만 대부분 무유도 로켓으로 이루어진 공습이었기 때문에 별 다른 효과를 주지 못했으나 우크라이나군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주는데 성공했음.
이에 따라 72기계화여단 방어부대 일부가 다차 지역 방어선을 포기하고 도심지로 철수했으며, 이를 쫓아서 러시아 해군보병대가 포병대의 엄호하에 불레다르 동부를 포위하고 공격을 감행했음. 1월 26일, 27일 양일 동안 러시아군은 제72기계화여단을 궁지로 몰아넣었다고 판단하여 다시 한 번 도심지에 포격을 가했으나 이는 또다시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졌음.
불레다르의 고층 건물들에 대한 제압이 이루어지지 않아 우크라이나군 관측병들이 러시아군의 이동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고, 더욱이 러시아군이 선택한 도심지 동부는 500m의 탁 트인 평원지대였다는 점이었음.
1월 27일, 전선을 조정한 우크라이나군은 병력을 재배치하고 도심지를 향해 돌격해오는 러시아 해군보병대에게 포병을 감행했음. 제55포병여단의 M777 곡사포 포격과 72기계화여단 소속 포병대대의 M109 자주포 등의 지원을 받은 이들은 제58제병협동군의 공세를 차근차근 분쇄했음.
가장 먼저 이들은 러시아군 보병들을 먼저 타격했음. T-80BV와 BMP-2, BMP-3에 앞서서 전진하던 보병들이 포격으로 인해 진격이 정체되자 기갑부대 역시 전진을 멈췄음. 그리고 이 때를 노리고 다시 대규모 포격이 이어졌음. 이 때 공중폭발탄이 쓰였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아마도 터키로부터 지원받은 포탄들이 쓰였을지도 모름.
다시 돌아와서, 보병과 기갑부대의 공세가 돈좌되자 우크라이나군 포병대는 2차 공세부대가 올만한 지역 및 보급로, 철수로 등에 모두 포격을 가해 사실상 공세 자체를 차단해버렸음. 1월 27일 러시아군은 불레다르에서 대패했고, 그 다음날인 28일에 우크라이나군은 해당 방면에서 반격을 개시했음.
제1전차여단 분견대의 지원을 받은 제72기계화여단은 도심지 북동부 평원지대로 진격하여 러시아군이 공세 루트로 삼은 다차 방면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음. 아직 후퇴하지 않고 남아있던 러시아군은 이들의 반격에 사실상 궤멸되었음. 분노한 제58제병협동군은 증원부대를 호출해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을 저지하는 한 편, 파괴된 부대들을 긴급편성하여 1월 30일, 다시 다차 지역을 향해 진격했음.
이번에는 공세 방면을 바꿔서 불레다르 서부의 졸로테 니바와 프레치스티우카 마을을 방어하던 제68예거여단을 공격했음. 이들은 상대적으로 경보병이었기 때문에 아직 전력이 온전한 부대들로 강습한다면 승리를 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으나 방어선이 원체 견고하여 별 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
1월 31일, 러시아군은 전략을 바꿔 소규모 분견대를 나눠 불레다르에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가했으나 병력 규모가 너무 작아서 각개격파당했음. 러시아군 제40해군보병여단과 제155해군보병여단은 상당히 큰 손실을 입고 공격개시선으로 돌아갔으며 제58제병협동군은 전력 다수를 상실한 채 주저앉아버렸음.
사실상 동원한 2만의 병력 대부분을 잃었다는 이야기가 새어나올 지경이니 1월 24일부터 31일까지 약 1주일간 벌어진 불레다르 전투에서 러시아군은 군단급 제대 하나를 완전하게 잃어버렸다고 할 수도 있음. 다만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해당 지역에 또다른 집중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 역시 비슷한 예측을 하고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레다르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방어전술과 포병운용, 환경 활용 등은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인데 제58제병협동군을 완전히 박살내버린 원동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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