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무트 인근의 러시아군 전선은 계속해서 밀리는 추세인데, 우크라이나군의 공세 모덴텀을 제 때 차단하지 못해서 벌어지는 스노우볼로 보여짐. Ivanivske 남쪽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숲 지형으로 진입하고 있고, 클리시치브카 방면 역시 압박을 가하고 있음.
우크라이나군 제3돌격여단과 제5돌격여단, 제80공수여단은 클리시치브카의 러시아군에게 포병 지원을 곁들여 정석적인 기계화 전투를 진행했고, 이곳에서 돈바스 반군의 제4여단과 마주쳤음. 이들은 측면에서 도주한 바그너 PMC를 대신해 진지를 인수했고, 우크라이나군과 격돌함. 이들은 이전까지 크레민나 전선에 있던 부대였는데, 온 지 1달이 조금 안되긴 했음.
그러나 인수받은 진지는 고작해야 무릎 깊이의 참호일 뿐이었고, 포격에 굉장히 취약해서 클리시치브카에서 우크라이나군 포병 활동에 상당히 위협을 받았음. 결국 사령관인 마카로프 대령이 도주하는 제4여단을 저지하기 위해 독전을 하다가 포격에 의해 전사하고, 돈바스 반군 제2군단에서 파견된 브로브코 대령마저도 함께 비명횡사하자 전열이 붕괴되었음.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포병은 거의 견제를 받지 않고 신나게 러시아군 전열을 두들김. 또한 24~48시간 동안 우크라이나 지상군은 크로모베와 클리시치브카 방면에서 지속적으로 진격을 했으며, 베르키브카 저수지 근처의 고지대를 압박하고 있음.
이러한 일련의 공세에서 우크라이나군은 3일 동안 17.3제곱킬로미터를 탈환하였음. 러시아군은 이를 확보하는데 있어서 1달이 걸렸는데, 단 3일 만에 빼앗긴 것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이 자신들의 CP를 보이는 족족 타격하고 있다며 울부짗고 있는데, 이전 9월 공세처럼 후방 자산 및 지휘소를 파괴하여 전투 행동을 제약하는 식의 전략을 다시 구사하는 모양.
한 편 러시아군은 루한스크 북서부에서부터 도네츠크 강 이남의 자포리자 방면, 그리고 드니프로 강까지 연결되는 광범위한 요새 라인을 중첩시키고 있음. 지난 겨울내내 러시아군은 이 요새라인에 용치를 배치하고 지뢰를 매설하며 참호와 축성진지를 구축하고 있음. 이번 바흐무트에서의 실패가 이러한 축성을 더욱 자극하고 있는데 이것이 어떻게 활용될지는 지켜보아야 할 듯.
마지막으로, 우크라이나군 포병대에서 가장 손실량이 적은 것은 굉장히 의외지만 L118/L119 105mm 곡사포들이라고 함. 최소 166문의 105mm 곡사포들이 우크라이나군에게 공여되었는데, 이 중 단 1문 만이 전투에서 파괴되었음.
이는 105mm 곡사포가 생각보다 기동성이 용이하기 때문에 러시아군이 예상하지 못하는 지역에서 포격을 날리거나, 혹은 빠르게 퇴출할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되는데 사거리가 짧기는 하지만 기동성으로 그러한 단점을 상쇄하면서 생존성도 크게 높힌 모양.
155mm급에서는 프랑스제 케사르 자주포의 생존성이 가장 높았는데, 49대 중 2대만이 손실을 입었으며 역시 기동성이 좋아서 생존에 직결되었다고 함. 반면 PzH2000은 다른 의미로 생존성을 보장받았는데 사거리가 길이서 러시아군의 대포병 공격을 손쉽게 피할 뿐더러, 장갑이 원체 두터워서 어지간한 포격으로는 파괴가 잘 안된다고 함. 지금까지 단 1문만이 파괴되었음.
반면 M109 계열 자주포 AHS Krab, 그리고 M777 곡사포의 경우 손실량이 상당한 편임. 공식적으로 M777 곡사포 152문 중 1/3이 이미 전투 중 손실되었으며, M109 자주포 및 AHS Krab 역시 전체 물량의 최대 20%에 해당하는 36문이 손실된 상황임. 아마도 기동성 문제가 지적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진흙투성이의 평야 지대에서 자주포 및 곡사포를 은폐하거나 회피 기동을 시키는 것이 꽤 어려운 모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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