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바흐무트에서 고층건물에 숨은 우크라이나군에게 단단히 빡돌았는지, 지역 내의 건물들을 하나하나 때려부수면서 진격을 시도하고 있음. 문제는 현대 철근 콘크리트 건물들이 쉽게 부서지는 물건들도 아닌데다가, 건물 파괴한답시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잔해들이 진격로에 쌓여서 러시아군의 진입을 막는 또 다른 장애물이 되는 중임.
그래서 대규모 병력 투입이 안되다보니 소대 규모의 공세부대를 끊임없이 투입해서 우크라이나군 전선을 강타하는 방식이 이어지는데, 건물 잔해들이 계속 이들의 진격로를 막아서서 문제가 되고 있음. 물론 밤새도록 공세가 이어져서 우크라이나군이 견디다 못해 철수하는 경우도 있긴한데, 그러면 그 직후 다시 반격이 가해져서 뺏고 뺏기는 고지전의 양상이 도심지 내부에서 벌어지는 중.
이러한 문제는 러시아군의 고질적인 보병 화력 부족과 연관되는데, 러시아군의 보병대는 보통 장갑차량에 크게 의존해서 분대원의 숫자가 적고 중화기 배치 역시 적은 편이었음. 그래서 정예보병으로 대표되는 해군보병과 VDV, 그리고 스페츠나츠들에게 주요 보병전투를 맡겨오고 있었음.
기존의 보병대는 장갑차량 등 기갑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서 바흐무트와 같은 전장에서 크게 효용성이 떨어지는 중임. 근데 VDV나 해군보병들도 최근 전장에서 화력이 크게 밀려서 장갑차량에 크게 의존하기 시작하고 있는데, 바흐무트의 경우 장갑차량 진입이 쉽지 않은 편이라 순수 보병전투에서 많은 것이 결판나고 있음.
특히 스페츠나츠 부대들의 손실은 VDV나 해군보병에 비하면 더욱 심각한 편인데, VDV와 해군보병의 경우 제병전투에 대한 훈련을 상당하게 받는 편이고, 장갑차량이나 중화기를 결부한 전투에 생각보다 능숙하지만, 스페츠나츠의 경우 그렇지 못했다고 함.
스페츠나츠는 대보병전에서 굉장한 위력을 보이지만, 대전차미사일이나 박격포, 무반동포, 자동유탄발사기 등과 결부한 화력 투사에는 결점을 보였음. 스페츠나츠 여단에는 화력지원중대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이어지는 화력전 및 기계화부대의 공세에 큰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잧았다고 함.
게다가 스페츠나츠가 시가지 전투가 아닌 숲과 평야지대 전투에 특수부대로서가 아닌 충격보병의 임무를 받아 상당히 많이 투입되면서 피해가 더욱 가중되었다고도 언급되고 있음.
근데 열받는다고 건물 다 때려부수면서 그나마 장갑차량이 진입 가능한 구역까지 쓸모없게 만들어버리는지라 전선 보병들만 죽어나가는 중임.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신규 편성부대인 제37해병여단이 헤르손 주에 등장해서 러시아군에게 APKWS를 사격하는 모습이 목격되었음. 이는 험비, 심지어 픽업트럭에도 실어서 쓸 수 있는 등 기동성이 상당히 뛰어남. 우크라이나군 해병대에게 기동용 장비들이 대거 공급되고 있는데, 프랑스제 AMX-10RC 정찰차량도 해병대에 배치된 것을 보면 기동전을 구상하는 듯한 모습을 취하는 중임.
한 편 레오파드2 계열 전차들은 어디에 배치될 것인가가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인데,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제1전차여단, 제4전차여단, 그리고 신규부대인 제33기계화여단임. 제33기계화여단을 제외하고, 전차여단들의 경우 기존의 T-64 계열 전차들을 운용하는 부대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현재 제33기계화여단에는 레오파드2A4 전차 18대와 장포신인 2A6 계열 전차 14대가 배치될 예정이며 이는 기계화여단에 배치되는 전차대대 구성을 완전히 충족하는 형태임. 그러나 제1전차여단과 제4전차여단에는 각각 10여 대씩만이 돌아가게 되는데, 이는 1개 전차중대를 무장시킬 분량에 지나지 않음.
이러한 편성이 있는 이유는 베테랑들로 구성된 우크라이나군 전차여단에 레오파드 전차 중대를 배치하여 T-64BV 전차들을 엄호하게 하려는 목적일지도 모름. 특히 전차여단들이 주로 상대한 적들은 T-72 계열 뿐만이 아니라 T-90 계열 전차들도 자주 맞딱뜨리는데, T-64 계열로는 무리가 꽤나 있는 편이기도 함.
강력한 적들을 돌파하거나, 혹은 그들을 저지해야하는데 주로 투입되는 것이 전차여단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카운터 펀치용으로 레오파드2 전차중대를 각각 배속하여 유사시를 대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조합임. 게다가 T-64BV들이 상대하기 어려운 T-90 계열 전차들을 레오파드2라면 상대할 수 있는 점도 있기 때문에 독립중대마냥 배속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큼.
즉 T-64 계열 전차와 레오파드2 전차를 혼성운용한다는 것임. 어쨌거나, 레오파드2 전차들은 전차여단에 확실히 배속되는 것은 맞음. 전차여단의 여단장들이 지난 3월부터 예하부대들이 레오파드2 전차 훈련을 받으러 떠났다고 언급한 점도 있는 것으로 보아, 위와 같이 운용하려는 것이 핵심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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