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여는 결국

2023.05.13 | 조회 1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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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어둑한 그 밤에, 적어둔 글을 들고 방문할게요.

사람은 항상 결여를 달고 사는 것이라고 믿어요.

 

 

이번 주는 자신을 일러스트레이터로 작품을 만들고 계시는

작가님의 전시를 보고왔습니다.

2010년부터의 작업물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었어요.

완만한 곡선과 끝맺지않는 도형들

정형화 되지않은 그의 스타일은

처음부터 확고하지만은 않았더라구요. 

모두가 좋아할 만한 이미지를 만들기도 하고, 

또 완전히 독창적인 그림을 그리기도하면서 

다듬어진 그림체들은 완만한 선들을 그려냈지만 그 안에서 단단함이 내비춰졌어요.

저와는 다르게 말이죠.

저는 아직 삐죽 삐쭉대는 낙서같은 선들만 그려대는 것 같은 데 말이에요.

 

'한 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는 벽 앞에 서면 

알고 있지만 모른척, 더 모른 척, 더 모르고 싶은 나를 본다.

돌아선 나의 숨을 곳이 없는 나는 너무 멀리 있는 것 같다.

이 이야기는 나를 깨는 연습이고 받아들이는 용기다. 

닫힌 마음의 작은 틈 사이로도 흘러들어오는 사랑을 느낄 때마다

나도 물처럼 유연해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림 뒤에 숨어 있는 나는 어떤 모양이든 나다.'

전시 공간 안에 담겨있던 책 첫 장에 적혀있는 구절이었습니다.

 

이 글은 현재의 저에게 너무나 와닿는 글이더군요.

요즘의 저를 표현하자면

정말 한 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는 벽 앞에 서 있는 기분이에요.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쫒아옵니다.

항상 유연해지고 싶다고,

자유로이 물살을 헤엄치는 물고기 혹은 

바람을 가르며 이곳 저곳을 날아다니는 새가 되고싶었는데.

제 마음 그릇은 아직 준비가 덜 되었나봐요.

글을 쓰려고 몇시간을 앉아있어도 마음에 드는 글을 적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주 두 번 화, 토 |  날을 정해 글을 적다보니 

정말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쓸 수 있는 단어들, 문장들이 한정적이고,

이런 낮은 감정들이 머릿속을 헤집어놓을때의 글이 제 마음에 들지 않아요.

더 다듬고 더 수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그 과정까지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리며 가도 좋겠지만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그렇게까지는 하지 못할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은 시간을 가지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결핍의 시간동안 저 자신을 채우고 채운후에

망각의 시간이 돌아오면 다시 글을 들고 방문할게요. 

결코 끝마치는 것이 아닙니다. 

조금의 휴식기를 가지다 돌아올게요.

약 두 달 여간의 비루한 저의 방문 서비스를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동안 건강히 지내시길 바라며   

 

 

녹실 올림.

 

 

 

 

 

 

 

늦은 밤,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안온한 밤 보내세요. 

 

+인스타그램 계정도 활성화하였습니다. 

인스타그램에만 올라가는 글도 생길 터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instagram: @knocks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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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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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BR

    1
    12 months 전

    아쉽지만, 저는 자기만족을 가장 중요시하는 사람인지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돌아오시길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끝은 아니지만 좋은 글 감사했습니다.

    ㄴ 답글
  • 떠영

    1
    12 months 전

    그 동안 글을 쓰면서 분명히 성장했을 거예요 ^^ 저도 기다리는 동안 반성하면서 글을 좀 써보겠읍니다~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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