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만두의 이커머스 5화. 마켓컬리

컬리의 향후 성장 동력은 무엇일까?

2021.05.12 | 조회 1.11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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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만두의 이커머스

매주 국내외 이커머스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본 글은 4/2일 Substack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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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제는 말씀드린 대로 마켓컬리예요. 마켓 컬리는 제가 소비자로서 좋아하는 플랫폼이기도 한데요.

재택근무가 길어지는 요즘, 10시쯤 컬리를 시키고 내일 샛별 배송으로 올 디저트를 생각하며 잠들곤 합니다 (제 최애템은 창억떡 호박 인절미임)

오늘은 비즈니스 관점으로 한번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아참, 오늘은 문체를 바꿔봤어요.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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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성과부터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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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래프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작년 마켓컬리는 매출 9523억, 영업손실 1162억을 기록했어요. 최근 5년간 연 평균 172%의 성장을 해왔습니다. 매년 직전 해 대비 2배를 상회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영업이익 측면으로는 여전히 적자인데요, 매출이 커짐에 따라 영업손실도 불어나고 있어요. 작년만 살펴보면, 매출 대비 영업손실률은 -12% 대로 많이 개선 되었다고도 볼 수 있어요.

가끔 컬리와 쿠팡을 비교하면서 ‘쿠팡정도 성장세를 보여줘야 상장하는 거지. 컬리가 어떻게 상장해’ 라는 이야기를 듣곤 하는데요. 핵심은, 사업 구조 상 컬리와 쿠팡이 1:1 대응되기는 어렵다는 것이에요.

왜냐면, 컬리는 전형적인 ‘유통'사업자고요. 컬리가 판매하는 모든 제품들은 직접 선별하고, 매입하여, 재고 부담을 안고, 판매, 배송, 반품을 모두 직접 책임지는 사업자예요. 오퍼레이션 차원으로는 아주 고관여인데다, 막대한 투자가 들어가는 모델이죠. (그래서 좀 동일한 상품도 컬리가 비쌈)

반면에, 비슷한 모델로 시작했던 쿠팡은 이미 전체 GMV 중에서 입점 판매자가 판매하는 물량이(3PL) 40%를 상회하고 있어요. 더욱이, 향후 1~2년 내로 전체 거래액 내 쿠팡 직매입과 제휴 셀러 판매 비중이 비슷해질 것으로 생각되고 있어서요. 컬리와 쿠팡은 다른 모델로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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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는 하던 그대로 비수도권으로 간다

쿠팡이 상장할 당시 투자업계 내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쿠팡의 next/쿠팡의 현재 고민은 뭘까? 였어요.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핀테크, 컨텐츠, 푸드 딜리버리 신규 사업에서 쿠팡이 종횡무진 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자, 반면에 제 생각에 컬리는 현재 ‘어떻게 하면 이 폭증하는 수요’를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이슈일 것 같아요. 아까 말한 대로, 컬리는 고관여에 heavy asset 모델이기 때문에 수요 트랜드에 맞춰서 100% 대응을 하려면요.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그에 맞게끔 물류 센터, 배송 인프라, 인력 등을 다 셋업해놔야 해요. 심지어 컬리가 다루는 상품은 ‘초신선 식품’이다 보니 콜드체인 배송, 포장비용 등은 일반 배송 인프라보다 더 비싸게 들겁니다. 물류 센터당 2천억 투자금은 훌쩍 넘을테니 cash flow도 잘 관리해서 부족하면 투자도 받아 놔야 되고요.

그런데, 딱보니 컬리는 컬리 내부적으로 생각한 것보다 더 빨리 시장이 매년 크고 있어 수요 대응하느라 급한 것 같네요. 그도 그럴 것이, 불과 3년 전만 해도 e-grocery (이그로서리 : 식료품을 이커머스로 구매) 영역은 굉장히 더디게 성장하고 있었고, 여전히 전통 오프라인 유통사업자 이마트, 롯데마트 등이 꽉 잡고 있는 시장이었어요. 그러나 코로나 덕분에, e-grocery 시장이 이렇게 빨리 커지게 되었고요.

그래서 부랴부랴 작년에 series E 투자를 받고,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는 듯 합니다. 현재는 서울 전 지역, 경기/인천 일부 지역에서만 샛별 배송이 가능해요. 지금까지는 총 3개의 송파 장지동, 경기도 죽전, 남양주 화도 물류센터에서 샛별배송을 담당했어요. 올해 새로 연 김포 물류센터에서 세종시, 대전 등 수도권 근교의 대표 지역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해요. 이번에 연 김포 물류센터는 2.5만평 규모로서 원래 있었던 3개 물류센터 합친 것과 맞먹는 대대적인 규모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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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에 대한 몇 가지 단상

컬리는 오프라인이 잡고 있었던 Grocery 시장의 판도를 바꾼 것은 확실해요.

일전에 전통 마트 사업자 임원 분들을 만나면 '고객들은 적어도 식료품은 오프라인으로 삽니다. 게다가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사지, 어떻게 우리 가족이 먹을 걸 어디 생긴지 몇 년 안된 스타트업 같은 데에서 삽니까’ 라는 말씀을 듣곤 했었는데요. 상황이 불과 3,4년만에 바뀌었다고 생각하면 대단한 일이죠.

그치만, 몇 가지 생각해볼 포인트들은 있는 것 같습니다.

1. 먼저, 고객의 구매 Occasion은 더 찢어지고 있고, 이 와중에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기 위해 이커머스 이상의 것들이 필요해지고 있다고 봅니다.

이커머스 거래액이 매년 늘고 있지만, 고객의 구매처는 더 찢어지고 있어요. 예를 들면, 쿠팡으로는 공산품 / 매번 시켜먹는 생수 / PB상품, 네이버로는 패션 잡화, 컬리에서는 베이커리류, 국산 과일은 오아시스 등.

Basket play라고 해서, 한 플랫폼에서 적어도 4만원어치 바구니는 시켜야지 무료 배송이 가능한 모델 밖에 없었어요. 배송 로지스틱스까지 다 감안해서 마진을 내기 위해서는 한번 구매할 때 그 정도는 나와야 된다는 거였어요.

이제는, 단기 수익성은 포기해도 되니, 무료배송 hurdle을 낮춰 우리 플랫폼을 몇번이라도 더 써보게 하려는 사업자들이 등장했어요. 그것도 모자라서 퍼다 주다시피 하는 네이버 멤버십, 쿠팡 OTT 가 평범한 모델이 되고 있네요. 그런 관점에서, 컬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2. 컬리의 새벽 배송 시장 내에 유사한 플레이어들이 등장. 오아시스+헬로네이처

오아시스는 생협 물품을 판매하는 박리다매형 플랫폼인데요. 신선한 야채와 과일이 많고요, 이 동네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업체예요. 오프라인 매장도 있어서, 온라인에서 미처 팔리지 못한 신선식품들을 오프라인에서 당일 판매하기도 해요. 헬로네이처는 BGF, 11번가가 가지고 있는 플랫폼입니다.

두 회사 모두 컬리에 비하면 1/5 밖에 안되는 플랫폼이지만 성장세가 만만치 않고요. 물론, 컬리는 오아시스나 헬로네이처 대비 *아주 엄선된* 큐레이션을 거친 상품 포트폴리오라는 포지셔닝을 갖고 있다지만, scale up에는 오히려 제약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모방하기 그리 어렵지 않다고도 감히 생각해 봅니다.

 

3. 김 대표님, 오픈마켓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컬리가 직매입으로 키운 덩치와 인프라를 활용해서 오픈마켓까지 진출하고, 수익성을 확보하는 줄 알았는데요. ‘19년 말에 나온 기사들을 보면, 컬리가 오픈마켓을 염두하여 필요한 사업등록을 추진한다고 했었어요. 다만, 작년까지 시장에 결과로 나타난 건 없었어요.

제 생각에 컬리는 무조건 오픈마켓은 할 거라 봅니다. (할 수 밖에 없어요) 해야지만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수수료도 받고, 물류 인프라로 풀필먼트도 하고요. 그치만, 지금은 아까 이야기 했듯이 직매입의 구조로도 확장할 수 있는 potential이 많다보니 미룰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생각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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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소소한 재미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컬리를 비롯 스타트업들이 잘 됐음 좋겠어요. 특히 재벌 중심의 소수 사업자들만이 커온 유통 바닥에서는요.

저는 방구석 회사원 신분이기에, 지금의 그 자리를 만들기까지 창업자와 그 창업자의 팀들이 겪었을 도전을 생각해보면 이렇게 쉽게 감놔라 배놔라 말해도 되는 걸까 종종 생각하곤 합니다.

어찌 됐든 오늘은 금요일 아닙니까! 즐거운 금요일 되시고 담주에 또 만나요!

4월 2일 고만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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