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고통을 아십니까?
인생은 고통입니다. 돈이 많으면 확률이 줄어들지만, 돈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영역에서 고통을 마주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탈모, 발기부전 등등.
근데 사실 인간의 뇌 자체가 고통친화적입니다. 누구보다 고통을 싫어하지만, 알아서 고통받게 설계되어있는 그런 아이러니. 무슨 소리냐구요?
하나, 인간은 무엇이든지 서사를 부여하고자 합니다. 낙엽이 떨어지면 떨어지는구나가 아니라, 내 인생도 저렇게 떨어지는구나. 지나가다가 은행을 밟으면 그냥 밟은 건데, 아 오늘 운수뒤졌다! 라고 소리치죠. 근데 이렇게 서사를 부여하면, 분명히 그 중간중간에 틈이 생깁니다. 세상에 완벽하게 촘촘한 서사는 없기에 사건 사이에 불확실성이 생깁니다.
그런데, 인간은 불확실성을 무서워 합니다. 이건 뇌 자체의 한계입니다. 우리는 불확실성 자체를 피해야만 생존합니다. 저 멀리 어두운 곳에서 멧돼지가 나타나면? 끔살. 저 동굴에서 곰이 나타나면? 끔살. 그러니까 우린 알지 못하고 확실하지 못한 것을 제거해야만 생존할 수 있기에 불확실성을 무서워 합니다.
더불어, 잃는 것에 더 크게 아파합니다. 얻을 때의 기쁨보다 잃을 때의 아픔이 더 큽니다. 그냥 그렇대요. 왜냐면, 잃는 것에 예민해야지만 생존이 유리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여기서 한국의 가산점을 더하면... 사회적 평가와 관계에 대해 더 크게 신경쓰는 거 같습니다. 가족 사이의 권위, 가족의 면을 세워주기 위해 하고 싶지도 않은 일 하기, 어디어디 대학 나왔으니까 이 정도는 블라블라. 옆집누구는 어쩌고저쩌고. 어느 나라나 그러겠지만, 촘촘하게 사는 동아시아는 더 그런 거 같습니다.
결국, 한국 사회에서 참으로 인간답게 사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인간 자체가 고통인데 비교와 평가가 너무나 쉽게 이뤄지는 한국에서 사는 건 더 어렵고 아프겠죠.
그러니까, 우리는 비인간적으로 살아야 행복합니다.
그냥, 벌어진 일은 그대로 받아들입시다. 회사에서 털리든 인간관계에서 털리든 그 이상의 무언가를 상상하면서 우울할 필요 없습니다. 그냥 그런 거구나. 거기까지만.
하나 더, 불확실성을 제거하려는 생각을 버립시다. 10년 공부해도 모르는 게 주식이요, 세상입니다. 그러기에 불확실성을 통제하려는 생각 자체를 버리는 게 편합니다. 확실한 것만 관리하고 불확실한 것은 그대로 나비두죠.
하나 더, 너무 사회 속 관계와 위신에 대해 신경쓰지 맙시다. 책임감 없이 살라는 건 아닙니다. 관계와 사회 내에서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플러스 알파인 것들은 굳이 지키려고 애쓰지 맙시다. 결혼식 호텔에서 할 필요 없고, 자동차도 좋고 비싼 거여야 할 필요 없습니다. 선물은 마음과 이용가치면 됐지 신품이든 중고품이든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그런 거 하나하나 신경쓰고 일희일비하지마시고 약간 노인네의 마음으로 살면 서로 행복하지 않을까 싶어요
비인간적으로,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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