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진주 찾기

수도권을 버려야 나라가 산다

근데 나도 서울에 사는걸,,, 내 맘은 몰까?

2024.01.09 | 조회 142 |
2
|

삶은 구하기 나름

개잡부형 사회인이자 무장점 제네럴리스트의 존버와 공부와 삶의 일기

다이어트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다 바꿔야 합니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 바꿔야 합니다. 먹는 걸 바꾸고, 평소의 운동도 바꾸고, 생활습관도 바꿔야 하죠. 이건희 선생님 말처럼 아내 빼고 다 바꿔야 뭐라도 되는 겁니다.

우리 앞에 놓인 '큰 문제'를 바꾸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잘자잘한 행동만으로는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해결되면 그게 큰 문제겠습니까.

범위를 개인에서 사회로, 사회에서 국가로 넓혀볼까요? 한국 사회에 놓인 정말 거대한 문제 중 하나가 저출산입니다. 초고령화는 저출산의 결과이기에, 오늘 글에서는 저출산으로만 규정하겠습니다. 대체 이 문제는 어떻게 해야 잡을 수 있을까요?

왜 우리에게 큰 문제냐면... 뉴비가 없으면 서버가 종료되는 것이 게임의 진리이기 때문이죠. 기존 유저들은 세금을 더 내야 하고, 뉴비가 없으면 서버의 활성도가 낮아지고, 종국적으로 엔드게임입니다.

 

한국 은행의 매서운 보고서 : 닥터스트레인지급 경우의 수

 

그저 범부인 제 머리 말고, 한국은행의 머리를 빌려보겠습니다. 23년 12월 초에 한국은행이 저출산 보고서를 내놓았는데, 여기서 총 6가지의 정책을 제안합니다. 자세한 건 이 기사 링크.

이 6가지 제언을 모두 반영해야만 0.845명의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근데 그 정도 높여봤자 2가 안 되는 게 함정임ㅋㅋ

저출산과 인구 소멸은 일종의 종속 변수입니다. 이런저런 문제가 쌓이고 쌓여서 터진 결과죠. 한국은행은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게 바로 도시 인구 집중도라고 봤습니다.

한국의 역사적 맥략 : 수출 주도 대기업, 그리고 IT 기업의 성장

 

한국은 1) 자유무역 질서 하에서 2) 최초엔 경공업이 3) 나중엔 중화학공업이 나라를 캐리하고 4) 국가가 이를 지원한 경우입니다. 삼성전자, SK, 롯데(케미칼), 현대 모두 이런 회사들이죠. 소위 재벌계의 올드리치들의 기반이 중후장대에 있는 것도 이 맥락입니다. 저런 것들을 위해 국가는 국민에게 저축을 권유하고 (저축 -> 은행 -> 기업 대출), 베트남 전쟁과 중동 건설 등을 통해 외화를 가져오기도 하죠. 카카오와 네이버로 대표되는 IT 기업은 상대적으로 뉴비죠.

중후장대의 특징은 전후방산업이 몰려있을수록 시너지가 난다는 겁니다.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원자재를 받아서 가공하고, 그걸 다시 완제품으로 만드는 데에 비용이 많이 드는 중후장대는 더더욱 그렇죠. 그래서 해당 회사들이 특정 지역의 산업아이콘이 되고, 일부 지역에 산업단지를 꾸리곤 합니다 (이천-SK, 거제-조선산업)

근본 제조업인 한국의 중후장대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고 (중국 이전에 한국), 지방대의 인재퀄리티도 좋았을 때는 지방도 잘나갔습니다. 부산대, 조선대, 경북대 등 출신 인재들이 해당 지역의 기업에 취업하고, 다시 가정을 꾸리는 선순환이 있기 마련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 제조업 경쟁력이 낮아지기 시작합니다. 왜? 중국 때문에 등등. 동시에 회사들이 아웃소싱을 고려합니다. 어디로? 동남아. 어디로? 중국으로. 대기업이 공장을 해외로 빼면, 관련 중소기업들이 폐업합니다. 그러면 인재들은 서울로 가죠. 거기서 가정을 꾸리고, 수도권 기업의 경쟁력이 올라가고, 생산성이 올라가니 부가가치가 오르고 다시 일자리가 생기고... 등등입니다.

2000년대 들어 IT기업이 등장하는데, 그 기업들은 대개 수도권에 기반을 둡니다. 우선, 그들이 서울대와 연세대 등 주요 명문대를 나왔다는 점도 영향을 줬을 겁니다. 두 번째로 그때도 이미 서울과 지방 양극화가 꽤 진행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수요, 인프라 등)

그러다보니 다시 한 번 지옥의 순환이 시작됩니다. 일자리가 없어서 서울로 간다, 서울에 가서 가정을 꾸리고 재생산한다, 지방에서 젊은 계층은 사라지고, 일자리가 없으니 지방대학을 갈 이유가 없고, 그러다보니 지방대의 경쟁력이 낮아지고, 수도권 대학이 득세하고, 다시 지방의 매력은 낮아지고.

사실상 이미 지방에서 가업을 꾸린 소위 지방호족이 아닌 이상 지방에서 살 이유가 없는 셈입니다. 그러다보니 수도권의 인기는 높아지고, 한정적인 부동산의 가격은 치솟을 수밖에 없죠. 하다못해 일은 지방에서 하더라도 투자는 수도권에 한 사람이 천지삐까리일 거예요. 지방에는 일자리가 없고, 수도권에는 몸 뉘울 자리가 없는 슬픈 현실.

 

결국, 수도권을 부숴야 나라가 산다

여기서 말한 도시인구집중도도 그 맥락입니다. 수도권을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어서, 이걸 해체해야만 수도권 청년들이 쉽게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 지방 청년들도 일자리를 구하고 가정을 꾸립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의사결정권자들도 수도권에 몰려 있습니다. 지방으로 가는 것 자체가 좌천인 마당에 무엇 하나 되겠습니까. 세종시 하나 만드는 데에도 그렇게 지지고 볶는 과정이 지난했는데, 과연 수도권 자체를 부수는 게 얼마나 가능할런지.

물론 이 이야기가 나온 게 하루 이틀은 아닙니다. 부울경 특별연합 때려치자고 말한 사람들도 수도권 일극 체제가 문제라는 건 알고 있음. 자기네끼리 합의를 못해서 그런 거죠.

역설적으로 지방 자치를 없애야만, 수도권 일극체제를 해체하기 위한 시도가 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야 니네끼리 자치하지말고 얘랑 너랑 퓨전하고 살아 이 새끼들아. 이런 느낌이죠.

근데, 그거 아세요? 조선업이.

거제 부동산이 다시 설레고 있다고 합니다. 요지는 조선업 슈퍼사이클. 슈퍼사이클이 온다는 기대감, 그리고 실적이 실제로 개선되고 있어서 사람이 몰리고 있다는 거죠. 모든 정책이 안 좋을 때 준비하고 진행해서, 좋을 때 경사도를 높이는 겁니다. 부울경 메가시티가 미리 준비되어서, 이 조선업 슈퍼사이클 시기에 맞춰서 딱딱 됐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죠. 

근데, 그거 아세요?? 부산이..

부울경 메가시티의 중심은 부산입니다. 부산 중심 대도시권역을 만드는 거죠. 근데 전 이건 어려울 거 같아요. 왜냐면, 부산이 메가시티가 되기엔 선천적으로 지형이 너무 안좋습니다. 서울, 뉴욕, 파리, 런던 등 주요 메가시티는 산지가 험준하지 않고 평지가 많아요. 기본적으로 대중교통만으로 생활반경을 높일 수 있는 지형이죠. 근데 부산은 언덕이 너무 많고, 도시계획도 개판이라서 복잡합니다. 메가시티보다 자기네 도시계획부터 다시 짜야 하는 상황.

잘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서버에서만 살아온 사람이라, 이 서버가 종료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이 서버 관리자 고인물들은 여기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자기네가 파밍한 아이템 가치가 떨어지지만 않길 바라죠. 이해는 하는데요, 솔직히 서버 전체를 위하는 자리에서 할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 대한민국의 정치적 비극은 노무현 자살이라고 생각하고 (그때부터 억하심정 + 팬덤정치로 꼬임), 사회경제적 비극은 행정수도 이전 실패라고 생각해요. 행정수도 자체는 필요한지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 그때 이후로 아예 지방 메가시티를 만들자는 의견 자체에 동력이 떨어졌기 때문이죠.

수도권을 버려야 나라가 사는데, 누구 하나 수도권을 버리지 못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어떡하죠. 좆됐네.

 

그럼에도 삶은 꽂히면 가는 거고, 답은 구하기 나름이며, 중요한 것은 미래를 추론하기보다 만들어가는 것이다. 

웬만하면 맞춤법 틀린 부분 없을 텐데, 있으면 봐주셈. 

본업 : 비밀

부업 : 미디어 뉴스레터 어거스트

기타 : 인스타그램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삶은 구하기 나름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2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 채언

    1
    4 months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1)

© 2024 삶은 구하기 나름

개잡부형 사회인이자 무장점 제네럴리스트의 존버와 공부와 삶의 일기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070-8027-2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