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의 '5분만 하기' 미션은 성공하셨나요? '시작의 마찰력'을 이겨내고 뇌의 저항을 이겨내셨을 독자님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아침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으로 "그래, 오늘 저녁엔 꼭 운동해야지!"라고 다짐했는데,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는 그 순간 아침의 굳은 의지는 온데간데없고 소파와 한 몸이 되어버린 경험 말이죠.
운동을 미루고 쉬기로 했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하지..'라고 생각하며 불편함을 떨칠 수 없는 그런 저녁을 수도 없이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여러분이 그런 비슷한 흐름으로 운동을 미루게 되는 건, 정신력이 약해서가 아니라 정상적인 뇌과학적 현상 때문입니다.
- 의지력은 '스마트폰 배터리'
많은 사람들이 의지력을 쓰면 쓸수록 강해지는 '근육'처럼 생각하기도 합니다.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뇌과학에서 밝혀낸 의지력은 그렇지 않습니다. 의지력은 아침에 눈을 뜰 때 100% 충전되어 있다가, 하루 종일 조금씩 소모되는 '한정된 배터리'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아 고갈'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뇌가 한 번에 깨어 있는 동안 쓸 수 있는 에너지는 정해져 있다는 뜻이죠. 이를 증명하는 실험이 있습니다.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갓 구운 초콜릿 쿠키 향이 진동하는 방에 넣습니다. A그룹에게는 쿠키를 마음껏 먹게 하고, B그룹에게는 쿠키를 참게 했습니다.
이후 두 그룹에게 어려운 퍼즐 문제를 주었을 때, 쿠키를 먹은 그룹은 평균 19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매달렸고, 유혹을 참은 그룹은 단 8분 만에 포기했습니다. 이미 쿠키를 참느라 의지력(에너지)을 다 써버린 B그룹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았다는 것이죠.
2. 숨만 쉬어도 의지력 배터리는 닳고 있습니다.
"오늘 별로 힘든 일도 안 했는데 왜 이렇게 무기력해질까요?"라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지력은 거창한 일을 할 때만 쓰이는 게 아닙니다.
- 아침에 뭘 입을지 고민할 때, 점심을 뭘 먹을지 고민할 때 - 결정 에너지
- 하루 종일 해야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정하거나 참을 때 - 절제 에너지
- 무례한 직장 상사에게 감정을 숨길 때 - 감정 조절 에너지
- 회의 시간에 집중할 때 - 주의력 통제 에너지
무의식 중에 우리의 에너지 배터리는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녁이 되면 배터리에 빨간 불이 들어오는 게 당연하죠. 방전된 상태에서 운동할 의지를 내라는 건, 꺼져가는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려는 것과 같습니다.

3. 운동 에너지의 '절전 모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저녁에는 운동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인정하는 겁니다. 그리고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내 의지력 배터리가 충전 모드로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에 퇴근 후 저녁 식사를 하는 순간, 바로 충전 모드가 시작되어 운동을 하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전략 1. 배터리가 빵빵할 때 해치우기 : 가능하다면 의지력이 가장 높은 오전 시간에 가장 중요한 일을 배치하세요.
- 전략 2. 결정을 줄여 배터리 아끼기 : 운동복을 뭘 입을지, 어떤 운동을 할지 고민하는 순간 배터리가 급격히 닳습니다. 내일 운동을 무엇을 할지 잠들기 전에 상상을 해보세요. 그 운동에 필요한 운동복도 미리 챙겨놓고요. 고민을 줄이는 게 중요합니다.
- 전략 3. 방전되었다면 '대충'하기 : 저녁에 배터리가 이미 다 닳아버렸다면 솔직하게 말하세요. '오늘은 에너지를 다 써버렸어. 그냥 대충 5분만 걷자.'
오늘 하루, 퇴근 후 여러분의 배터리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관찰해 보세요. 그리고 에너지가 바닥났다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세요. "오늘도 열심히 살았어. 고생했어."
정말 힘이 하나도 없다면, 운동을 쉬어도 좋습니다. 방전된 자신을 비난하지 않는 것.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만 의지가 없이도 운동할 수 있는 환경 설정의 중요성을 인정하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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