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장안의 화제입니다. 구독자님은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을 시청하셨나요? 아마 시청하지 않으셨더라도, 흑백요리사의 밈부터 레시피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는 터라, 인터넷상에서 한번쯤은 접해보셨을 것 같아요. ‘오직 ‘맛’으로 승부하라!’는 문구에서 말해주듯, 제작진은 요리만을 공정하게 평가하겠다는 의도를 다분히 드러냈습니다. 2라운드에서는 심사위원이 눈을 가리고 맛 평가를 하기도 했는데요. 어떠셨나요? 구독자님이 보시기에 <흑백요리사>는 even하게 구워졌나요?
이미 스타 셰프로 최고의 명성을 떨치고 있는 ‘백수저’들과 맛으로는 절대 지지 않는다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들의 요리 계급 전쟁이 펼쳐집니다. 당당히 본명을 걸고 나온 백수저 셰프들에 반해, '흑수저 셰프들은 흑수저 결정전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만이 키워드가 아닌 자신의 본명을 공개할 수 있다’는 룰이 있어요. 요리 최강자의 타이틀을 지켜내는 자와 이에 맞서 새롭게 명성을 거머쥘 자, 과연 누가 승리하게 될까요?
심사위원들 또한 화제입니다. 외식업계의 왕이라 칭해지는 ‘백종원’과 국내 유일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을 운영한 ‘안성재’가 심사위원으로 섭외되었는데요. 백수저로 출연한 쉐프들의 권위가 대단했던 터라, 참가자들과 대중들이 납득할 만한 심사위원을 특히 고심하여 선정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요리에는 문외한이라서 안성재 셰프가 등장할 때도 ‘누구길래 백종원과 심사위원석에 섰는가’ 의문이 들었는데요. 미슐랭 3스타 파인다이닝 식당을 운영했다는 설명을 듣자마자 다른 설명은 필요도 없이 이해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저에게 미슐랭은 요리계의 계급장 같았거든요.
파인다이닝(fine dining)은 ‘질 높은’, ‘좋은’이라는 뜻의 fine과 ‘식사’라는 뜻의 ‘dining’이 합쳐진 말로, 비싼 코스 요리가 나오는 고급 레스토랑을 의미합니다. 최고급의 식재료와 맛, 플레이팅, 식당 내의 분위기와 서비스, 음식에 담긴 철학까지 모든 것이 조화를 이뤄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요리가 아닌 예술의 한 차원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가격대가 상당해 진입장벽이 높은 편임에도, 흑백요리사의 열풍으로 파인다이닝 시장 또한 날개를 달았다고 해요.
파인다이닝은 우리가 흔히 미슐랭이라고 부르는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되는 것으로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프랑스 타이어 제조 업체 미쉐린이 발행하는 여행 가이드에서 시작한 미쉐린 가이드는 미식의 성서로 불릴 만큼 권위 있는 레스토랑 평가서가 되었는데요. 별의 개수에 따라, 1스타는 요리가 훌륭한 식당, 2스타는 요리가 훌륭해 멀리 찾아갈 만한 식당, 3스타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을 뜻합니다. 2016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의 발간으로 한국에도 비로소 파인다이닝 시대가 열리게 됐어요.
저희는 그간 수많은 서바이벌 콘텐츠를 봐왔습니다. 음악과 요리, 피지컬까지 분야는 다양하지만, 이러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참가자들의 스토리텔링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연출한다는 점인데요. <흑백요리사>를 보고 있으면 흑수저 요리사들을 응원하게 되는 ‘언더독 효과’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프로그램 내에서 심사위원이 평가 도중 ‘음식에 킥이 있다’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이는 말 그대로 발로 차는 것처럼 강한 인상을 주거나 강렬하게 느껴지는 맛을 비유하는 표현인데요.
<흑백요리사만>의 킥도 눈에 띄었습니다.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처럼 경쟁과 결과를 강조하기보다는, 요리사들이 요리를 대하는 태도나 백수저와 흑수저 요리사가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이 지친 경쟁을 달래주는 것 같았거든요. 심사위원들 또한 요리를 평가하는 위치에서만 존재하지 않고, 멘토로서 요리에 대한 피드백과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또한 오롯이 향과 맛, 식감으로 공정하게 평가하겠다는 프로그램의 모토를 위해 안대를 쓰고 심사하기도 했는데요. 다만, 후반 라운드로 갈수록 명확한 기준보다는 대중성으로 결과가 결정되거나 요리 실력 외의 요소가 작용해 아쉽기도 했습니다.
2020년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미쉐린 가이드’에서는 ‘세계적인 레스토랑에서 여성 헤드셰프의 비율이 5%에서 많게는 10% 정도에 불과하다’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흑백요리사>는 어떨까요? 백수저 요리사 20명 중 여성은 4명, 1라운드를 통과한 흑수저 요리사 중에서는 5명이었습니다. 일상에서 주방이 여직 여성의 공간으로 취급되지만, 막상 요리사는 남성 중심 직종인 점이 <흑백요리사>에서도 구현됐어요.
백수저 요리사임과 동시에 <한식대첩>우승자인 이영숙 명인을 ‘어머님’이라 칭하거나, 30년간 백반집을 운영해온 전문가에게 ‘이모님’이라 부르는 장면도 등장합니다. 같은 명장인데 여성 요리사는 ‘어머님’, ’이모님’이 되는 표현은 그런 의도가 없더라도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지점이라고 생각되네요.
<흑백요리사>는 기존의 서바이벌 예능에서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변주로 인기를 모았습니다. 심사위원을 짝수로 섭외해 다수결로 결정하지 않고 서로 자신의 감상을 설득하는 것이 인상 깊었으며, 고급 식재료부터 저렴한 편의점 재료까지 다양한 분야의 요리를 시도하는 것도 신선했어요. 다만 사회에서 짙게 밴 향이 모두 제거되진 못한 것 같네요. 여러분의 <흑백요리사>는 생존인가요?
흑백요리사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화제와 더불어 방송에서 셰프들이 제조했던 메뉴 또한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그중 최현석 셰프가 이끈 ‘억수르 기사 식당’팀의 ‘마라 크림 짬뽕’이 마켓컬리에서 밀키트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편의점 대결 편에 등장했던 나폴리 맛피아의 ‘밤 티라미수’가 CU에서 출시된다는 소식 이후로 두 번째 콜라보 소식이죠.
방송에서는 랍스터 반 마리와 마라 크림을 넣어 고가에 판매했지만, 밀키트로 출시하면서 랍스터는 제외됩니다. 단가 문제와 신선도를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컬리는 해당 밀키트를 시작으로 흑백요리사 관련 밀키트를 계속해서 출시할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 있는 리드나이터들은 소식에 집중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차트를 휩쓸며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한 ‘플레이브’부터, 걸그룹 에스파의 세계관에 등장했던 버추얼 가수 ‘나이비스’까지. 요즘 K-Pop 시장에서는 버추얼 아이돌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기에 힘입어, 새로운 버추얼 아이돌이 지난 30일,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는데요. 바로 웹툰 출신 버추얼 아이돌 ‘Sphaze(스페이즈)’입니다. 그룹 내 유일한 오리지널 캐릭터인 서태일을 제외한 모든 멤버는 모두 웹툰 출신 주인공들로, 카카오페이지와 네이버 웹툰의 작품 속 캐릭터로 구성되었는데요.
팬들 사이에서는 웹툰 다시 보기 열풍이 불면서, Sphaze(스페이즈) 멤버가 등장한 웹툰의 성적이 역주행 중이라는 소식도 들리고 있습니다. 웹툰의 IP 활용은 무궁무진한 걸까요?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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