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바로 지난 10일, 작가 한강이 대한민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기 때문인데요.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 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기쁜 소식에 리드나잇도 빠질 수 없죠. 오늘은 한강 작가 희대의 역작과 함께, 이번 노벨상 수상에 대해 더 자세히 파헤쳐보려고 합니다. 바로 만나보시죠!
<채식주의자>라는 제목을 한 번 쯤은 들어보지 않으셨나요? 이 책은 어느 날부터 육식을 거부하며 가족들과 갈등을 빚기 시작하는 영혜에 대해 다룬 소설입니다. 생고기와 피가 뚝뚝 흐르는 섬뜩한 꿈을 꾸고 난 뒤 고기를 먹지 않게 된 그녀.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화자는 모두 '나'이지만 이는 영혜가 아닌 그녀의 남편 - 형부 - 언니를 칭합니다. 즉 소설의 주인공은 영혜인데, 그녀는 단 한 번도 주도적인 화자가 되지 못하는 것이죠.
이렇듯 작품은 금식을 통해 동물성을 벗어 던지고자 하는 영혜의 모습에서 억압과 가부장의 폭력, 그 폭력에 대한 저항과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007년 출간된 이 작품은 2010년부터 여러 나라에서 꾸준히 번역/출간돼왔으며, 2016년 미국판이 출간된 이후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다수의 유럽 매체에서 호평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16년 5월, 한국 최초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세계적인 작품으로 자리하게 되었죠. 또 2018년에는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전세계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렇듯 한국 문학의 권위를 한 단계 확장시킨 한강은 과연 누구일까요?
전라남도 광주 출신인 한강 작가는 연세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그후 잡지 '샘터'에서 기자로 근무하며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했고,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죠. 이듬해 1994년에는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그녀는 약 30년 간 죽음과 폭력, 욕망 등 인간의 보편적 문제를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내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습니다. 특히 역사적 사건과 사회적 부조리 등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글을 써왔는데요. 그녀의 대표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제주 4·3 사건을 다룬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2021)
- 삶과 죽음에 대해 다룬 소설이자 시 ≪흰≫ (2018)
-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 (2014)
- 어둠에서 빛을 찾는 이야기 ≪희랍어 시간≫ (2011)
한 작가는 소설 외에도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와 동화 ≪내 이름은 태양꽃≫, 산문집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뛰어난 작품성으로 국내 유수의 문학상 뿐만 아니라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과 더불어 작년에는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4대 문학상인 메디치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녀의 문학적 깊이에는 예술적 배경을 가진 가족의 영향도 컸습니다. 한 작가의 아버지는 한국 문학계의 거장 한승원 작가이며 전남편은 문학평론가이자 문예창작과 교수이죠. 그녀의 오빠와 남동생 또한 작가이자 창작가로, 그녀가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하는 데에는 개인의 노력에 더해 가족의 따뜻한 지지가 컸다고 전해집니다.
이번 수상은 지난 2000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告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에 탄생한 두 번째 한국인 노벨상이기도 합니다. 또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인 동시에 아시아 출신 작가로는 지난 2012년 중국의 모옌 이후 두 번째이죠. 여성 작가로는 역대 18번째입니다.
그녀의 수상을 두고 언론과 전문가 중에는 "조금은 의외다"라는 반응을 보인 곳도 있었습니다. 왜일까요? 이는 그녀의 수상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언젠가 받을 줄 알았지만, 노벨문학상을 받기에는 '아직 젊다'는 게 중론이었죠. 지난해 수상 작가인 욘 포세는 60대고, 그보다 한 해 전 상을 받은 아니 에르노는 80대였습니다. 한강 작가는 1970년 생으로, 올해 54세이죠.
또 시인 고은, 소설가 황석영 등 선배 작가들이 후보군에 오른다는 소식은 매해 전해졌지만 올해 한국 작가의 수상 가능성은 낮게 점쳐졌습니다. 해외 유명 베팅 사이트에서는 성별을 번갈아주는 노벨 문학상의 관례상 이번에는 여성 작가가 유력하다는 분석과 함께 호주 소설가 제럴드 머네인, 중국 작가 찬쉐 등의 수상을 유력하게 꼽았지만 한강 작가는 예상 순위권에 없었어요.
여론은 인간의 폭력성과 본능에 대해 탐구한 결과가 작품에 반영돼 독자 모두에게 통하는 보편적 주제의식을 다룰 수 있었고, 이를 그녀만의 표현력으로 풀어낸 점이 수상의 이유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수상 소식을 공식 발표 10분 전에 들은 한강 작가.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다'며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그녀이지만 담담하고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기자회견은 물론 개별 언론과 인터뷰 등도 모두 고사하면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데요. 한 인터뷰를 통해 "지금은 주목받고 싶지 않다"면서 "이 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죠 .
또 "나는 조용히 있고 싶다. 세계에 많은 고통이 있고, 우리는 좀 더 조용하게 있어야 한다"며 노벨문학상 수상이 자신에게 특별한 변화를 가져오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녀는 현재 집필 중인 소설이 완성되는 대로 수상 소감문을 쓰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한국 문학의 위상을 전세계에 널리 알린 한강 작가! 그녀만의 시적 언어로 풀어갈 앞으로의 이야기가 더욱 기대됩니다.
오늘 달이레터에서 소개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만큼 한국의 문학을 세계로 알린 작가가 또 한 명 있는데요. 바로 김주혜 작가입니다. 작가님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데뷔작이었던 장편소설 '작은 땅의 야수들'을 통해 지난 10일 러시아 최대 문학상인 톨스토이 문학상에서 '해외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소설은 일제 식민지 시절 한반도에서 투쟁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애환 가득한 삶을 풀어냈어요. 심사위원 파벨 바신스키는 작품에 대해 "여기에는 짐승들이 있다. 그중 호랑이는 한국 독립의 상징이다."며 "정말 잘 쓰였고, 투명하고 성숙한, 젊은 작가로는 놀라운 작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흔히 한국의 글은 외국어로 번역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따스하다', '서럽다', '애증' 등의 단어들은 우리의 정서를 반영하고 있어 단순한 단어로 바꿀 수 없기 때문이죠. K-문학이 담아낸 의미를 충만하게 표현해 준 번역가들에게도 감사와 존경의 박수를 보내야 할 것 같네요 :)
언젠가 우리 모두의 꿈이었던 디즈니가 어느덧 10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00년의 세월 속에 미키는 불혹을 넘겼고, <곰돌이 푸>와 <밤비>는 저작권이 만료되기도 했죠. 이틀 후엔 미국, 독일, 영국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디즈니 100주년 특별전 이 열릴 예정입니다!
1928년 미키가 데뷔했던 <증기선 월리>부터 라이브 액션 <신데렐라>, <곰돌이 푸>, 뮤지컬 속 올라프, <스타워즈>, <라이온킹> 등의 작품과 관련된 모든 것을 볼 수 있어요.
디즈니 스토리텔러들이 캐릭터에 불어넣은 비밀은 무엇인지, 어떻게 어른이 된 우리에게 지금도 감동을 가져다 주는지 궁금한 사람들은 18일에 만나요! (31개국의 언어로 디즈니의 음악도 들을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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