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22. 달이 참 아름답네요...🌕

2024.02.22 | 조회 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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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심심할 때마다, 부담없이 쓰고 읽어요.

'달이 참 아름답네요'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일본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가 'I Love You'를 '달이 참 아름답네요'라고 했다던 일화에서 나온 말로 고백을 대신하는 말로 유명합니다.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달이 참 아름답다는 말로 표현한 것이 꽤 로맨틱하지 않나요? 이렇듯 이번 주 렛츠의 주제는 고백입니다. 두근두근한 고백도 시큰한 고백도 생각나는 이번 주제에 에디터들은 또 어떤 이야기를 담았을까요? 이번 호도 즐겨주세요🧡

말해야 하는데 네 앞에 서면 아무 말 못하는 내가 미워져
용기를 내야 해 후회하지 않게
조금씩 너에게 다가가 날 고백해야 해

츄 – 고백 中 

 친구 A가 고민이 있다며 전화를 해왔다. 연애 상담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한다.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친구의 썸 이야기를 들었다. 같이 밥 먹고, 산책하고, 단둘이 영화를 보고, 매일 연락이 끊이질 않고, 밤엔 집까지 데려다주기도 한다더라. A의 달달한 이야기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래서 언제 고백하려고?” 그러니 돌아온 상상도 못 한 답변. “고백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이 답답한 친구가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걸까. 어느 누가 마음에도 없는 사람이랑 단둘이 영화 보고, 단둘이 산책하고, 집까지 데려다준다는데 알겠다고 하겠니? 그분도 너한테 마음이 있다는 걸 너도 알고 있지 않느냐. 왜 고백을 안 하려는 건데? 제발 고백하라고 애원했지만, A는 고백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고백을 망설였다. 고백을 해야 하는 수백 가지 이유가 있음에도 고백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억지로 만들어 냈다. 결국 고백을 하고 지금까지 둘은 잘 사귀고 있지만, A의 고민을 한참 들으며 얼마나 답답했는지 모른다. 

 그때는 몰랐지. 내게도 똑같은 일이 발생할 줄이야. 내게도 얼마 가지 않아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단둘이 밥을 먹고, 단둘이 술을 마시고, 매일 밤 산책하고, 집까지 데려다주고, 선물을 주고받았다. 이 정도면 충분히 고백해도 되겠지 생각이 들었고, 고백해야지 다짐했을 때, 온갖 걱정과 두려움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결말이 안 좋으면 어쩌지…? 

 이성적으로는 당장 고백해도 그 친구는 받아줄 것처럼 보였다. 고백을 해야 하는 수백 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럼에도 나 역시 A가 그랬던 것처럼 고백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억지로 만들어 냈다.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성격이 외향적이라서 나랑도 잘 맞는 게 아닐까?’, ‘서로 알게 된 지 얼마 안 됐는데 너무 성급한 건 아닐까?’ 등등 제삼자의 입장에서는 말 같지도 않은 이유를 만들어서 고백을 망설였다. 이 얘기를 A에게 하니 잘 걸렸다 싶었는지 왜 고백을 안 하냐, 답답하다며 나를 쏘아붙였다. 그때는 나도 이럴 줄 몰랐지… 미안하다… 

 그렇게 일주일은 고백을 할까 말까 망설였던 것 같다. 고백 분위기를 다 잡아놓고 못 하기도 하고, ‘나 너에게 고백할 거야’ 티를 다 내다가 끝내 못하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가 그 친구와 닷새 정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왔고, 그 전에 마지막으로 밤 산책을 하기로 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럴 것이 분명했다. 벼랑 끝에 몰리니 머리가 깔끔히 정리되었고, 결심이 섰다(사실, 이때도 조금 망설이긴 했지만). 그렇게 지금의 여자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아무렇지 않은 듯 고백을 잘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고백을 하기 전 한 번쯤은 망설이게 되고, 정말 고백을 해도 되는지 의문을 품게 되고, 고백할 결심을 쉽게 하지 못할 것이다. 정말 만에 하나라도 상대가 고백을 받아주지 않았을 때의 아픔을 이겨낼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랬고. 하지만 이 문제의 답은 간단하다. 고백에 성공하지 못했을 때와 고백을 하지 않았을 때의 결괏값은 같다. 그렇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고백을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고백을 해볼까 생각이 든 시점이라면 고백에 성공할 가능성이 웬만하면 클 것이다. 나는 이 쉬운 답을 끝에 끝까지 가서야 알았다. 뭐 이렇게 구구절절 말했지만, 아마 쉽게 고백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걸 읽어도 똑같이 고백을 망설일 것이다. 그래도 혹시나 고백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구구절절한 글이 생각을 정리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그 사람들을 응원하며 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By. 희파람

 고백하면 다들 사랑 고백을 떠올리기 마련이죠? 저도 주제를 듣고는 사랑 이야기부터 떠올랐습니다. 내 마음속에 숨겨둔 마음을 숨김없이 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 그 간질간질한 감정은 언제나 떠올려봐도 좋은 것 같습니다. 수많은 로맨스 영화를 봤지만, 그중 최고의 고백을 담은 영화를 들고 왔습니다. 소스를 제공해 준 우리 에디터 S에게 감사드리며,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소개합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출처: 네이버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마코토’가 타임리프 능력을 얻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영화입니다. 마코토는 그 능력을 이용해 최악의 하루를 피해 가고, 친구와의 관계를 좋게 풀어나가기도 합니다. 사소한 방면에서 능력을 활용하던 마코토는 자신이 무심코 쓴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누군가에게는 불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이모의 말에 낙관적으로 반응합니다. 하지만 그 말의 의미를 마코토는 서서히 깨닫기 시작하죠.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치아키’의 사랑 고백에 그녀는 시간을 되돌리고 회피합니다. 치아키의 고백을 없던 일로 되돌려버린 마코토는 그 고백의 무게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고백이든 우리는 온 맘과 진심을 다해서 고백을 합니다. 그녀는 그녀와 치아키, ‘고스케’, 세 명의 친구 관계를 무너뜨리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계속되는 고백에 시간을 되돌립니다. 마코토의 수많은 회피 끝에 결국 치아키의 고백은 없던 일이 되고 관계는 새롭게 변해갑니다. 되돌린 시간에 의해 새롭게 일어나는 일들과 뭔가를 알고 있는 치아키의 모습에서 마코토는 혼란스럽습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출처: 네이버 영화

 이후 모든 걸 다 알아버린 치아키는 마지막으로 마코토에게 “미래에서 기다릴게”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이 말은 그녀를 좋아하는 감정이 변치 않겠다는 마음을 가득 담은 치아키의 사랑 고백이었습니다. 그들이 다시 만날지 안 만날지 모르겠지만 그 고백은 마코토의 마음속에 계속해서 남을 것 같습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제목에 걸맞게 자신에게 주어진 타임리프 능력을 이용하던 소녀가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 깨닫고, 그 의미를 찾아가는 영화입니다. 영화에서 건네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Time waits for no one”.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 영화 전체를 담아내는 말과 동시에 직접적으로 영화 속에서 표현되었던 말이죠. 시간은 한정적이고 우리는 흐르는 시간을 붙잡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고 치아키의 고백이 마코토의 마음을 울린 것이겠죠.

 이렇게 오늘은 제 마음속 최고의 고백을 선사해 준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소개해 봤습니다. 2006년 작으로 오래되기도 했고 많은 분이 아실 거라 생각됩니다. 혹시 못보신 분들을 위해 스포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제외했으니 꼭 영화를 보시길 바랍니다.

By. 에디터 단

‘요즘 따라 내 거인 듯 내 거 아닌 내 거 같은 너~’ 2014년에 나온 ‘썸’이라는 단어 덕분에, 요즘엔 사랑에 있어 직진하기 보단 재는 관계가 더 많아진 것 같아. 그래서 옛날만큼 사랑의 로맨틱함을 느끼기 어렵지. 특히 옛날엔 고백을 통해 연애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지금은 연애하기 전 ‘알아가는 단계’가 생겨서, 이게 마치 합법적으로 바람을 필 수 있는 관계로 여겨지는 상황도 도래했지. 사실 나는 썸이라는 노래가 이렇게도 해석이 가능한 것 같아서, 당시에도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어...

 하지만 썸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관계와 이를 지칭하는 단어가 생겼다는 거 알고있어? 아마 한국에서도 종종 쓰이는 표현 같은데, 현재 미국 MZ세대 사이에서는 ‘시츄에이션십(situationship)’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어. 사실 나도 처음 들어보는 용어라 썸과 비슷한 단어인가? 싶었는데… 설상가상으로 더 이해가 안 되는 뜻인 거야. 쉽게 말해서 연애의 상황(situation)을 즐기는 관계로서, ‘연애할 때 할 건 다 하지만 연애는 아니야~!’라고 생각하면 돼.

 예전에 ‘FWB(Friend with Benefit)’라는 용어가 유행했었는데, 성관계는 하지만, 친구로 지내자는 뜻으로 전세계적인 비판을 받았었거든. 특히 개방적이라고 생각하는 서구 문화 조차에서도 말야. 시츄에이션쉽은 이런 FWB랑 썸이랑 교묘하게 섞여서 생긴 신조어인 거지.

 이런 시츄에이션쉽이 가장 욕먹고 있는 이유가, 관계의 회피성이라고 생각해. 보통 연인 관계에서 암묵적인 룰이라는 것이 존재하잖아?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고백을 하고, 연애를 하면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교류하는데. 그런 연애의 대상은 한 명이어야 하는 게 상식이잖아. 그런데 썸부터 시작해서 시츄에이션쉽까지! 덕분에 그런 룰은 깨져버린 지 오래되었고, 고백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가 점점 퇴색되고 있다고 느껴. 어쩌다 진심이 우러난 고백이 왜 어느 순간 부담스럽고 회피하고 싶은 것으로 전락해 버렸을까. 여기서 오는 아쉬운 마음이 큰 것 같아.

 물론 그런 사람들도 있겠지. 서로 동의 하에 다른 사람을 만나고 데이트할 수도 있는 오픈릴레이션쉽(Open Relationship)이 있지 않냐고. 그것은 엄청 보기 드문 특이 케이스고, 특히 아직도 유교 사상이 짙은 대한민국에서는 더더욱 이해받기 힘들지. 일반적인 한국 커플들 사이에서는 일부다처제는 다들 용납 못하지 않아?! 그건 그렇다 쳐도, 오픈릴레이션쉽 관계도 아니고 이렇게 정신적인 교감까지 다 나눈 상태에서 ‘우리 지금 연애 중은 아니야!’라고 치부를 해버린다는 것은 과연 상대방에 대한 도리일까?

 썸은 그래도 알아가는 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시츄에이션쉽은 이미 알 거 다 알았고, 상대방은 연애라고 생각했는데 자기는 아니라는 뜻이니까 더더욱 회피한다고 느껴지는 거지. 연애의 책임감을 덜고 싶어서 그러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 돼.

 MZ세대의 특징이 ‘나’를 중심으로 행동을 하고 판단한다고 해. 허나, 연애는 ‘나’만 하는 것이 아닌 둘이서 하는 것임을 사람들이 명심했으면 좋겠어. 고백도 못 하는 찌질이들은 연애도 하지 말고 혼자서 북 치고 장구치고 하라고 해!

By. 에디터 아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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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이번 독자 투고글은 아주 달달한 감정을 담은 고백글이었습니다. 여러분도 각자 가지고 계신 고백 경험이 있으시죠? 굳이 사랑 고백이 아니어도 말하기 어려운 말을 털어놓는 고백을 하신 여러분들의 용기를 렛츠가 응원합니다. 부디 이번주도 좋은 한 주가 되길 바랄게요~! 

참❗️어떤 이야기도 괜찮으니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면 언제든 렛츠의 독자 투고함📬을 이용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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