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1년 반, 중간 점검

1년 반동안 나는 어떻게 변했을까?

2024.04.27 | 조회 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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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노자 라이프 앤 묵상

모두가 판단하는 시대에,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주는 여러분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6개월만에 돌아온 외노자의 라이프 앤 묵상!

너무 잊고 지냈지만, 토요씨의 동기부여 및, 주변 친구들과의 최근 대화를 나누다보니, 오랜만에 내 1년 반동안의 직장생활을 돌아보는 시간 및, 혹시 주변에 이제 직장을 시작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읽어보면 좋기를 바라는 마음에 글을 써본다!

어느덧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거의 1년 반이 다 지나가는 시점이다. 최근에 취업 직전 버밍엄에서 만났었던 나의 믓쟁이 프렌즈가 영국을 재방문하여 얘기를 나누다보니 인지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 정말 취준으로 어려운 시간이였는데, 좋은 에너지를 받고가서 취뽀하였다..! 이번에도 좋은 에너지 받아갑니다유

이번에는 크게 3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서 정리해보려고 한다. 삶의 변화, 성격 및 가치관의 변화, 그리고 신앙의 변화, 이렇게.

 

  • 삶의 변화

일과:
학생과 직장인의 삶은 많이 다르다. 학생은 어떻게 보면 돈을 내며 다니기에 갑의 위치이고 (시험을 보긴 하지만,,), 직장인은 돈을 버는 입장이기에 을의 입장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학생 때보다 직장인이 더 잘 맞는 것 같다. 누군가는 정해져 있는 일과가 답답하지만, 나는 이렇게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가장 잘 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박사는 진짜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한 이유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직장인, 그리고 내 직업은 업무시간 때에 (가끔의 야근은 있지만) 최선을 다하고, 저녁과 주말은 여유롭게, 또는 친구들을 만나며 시간을 보낸다. 이렇게 일과 쉼이 나누어져 있는 것이 나에게는 잘 맞는 요소인 것 같다.
어려운 부분도 있다. 영국회사에서 동양인 이민자 신입, 그리고 무엇보다 내 모국어가 영어가 아니기에 항상 어느정도 긴장하고, 항상 내 가치를 입증하려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있다. 물론 지금 회사는 너무 좋은 것이, 모두를 정말 평등하게 대하지만, 나는 항상 내 자신을 증명해야하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기본적으로 있는 것 같다. 다행히 정말 좋은 팀과 동료들을 하나님이 붙여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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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내가 번 돈으로 생활을 하기 때문에, 돈의 소중함을 더욱 소중히 하고, 돈을 낭비하지 않고, 여러 재태크들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된다. 이직을 하고 나서는 그래도 생활하기에 부족하지는 않지만, 지난 직장을 다닐 때에는 사는 집이 싫어 외식도 자주하고 하다보니 돈이 부족했다. 그러다보니 돈에 매우 현혹되어, 돈으로 내 자신을 평가하고, 불평하던 적이 많았다. 주변의 형들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돈 관리방법 및 재태크 얘기를 하게되는 관계들도 꽤 생겼다. 정말 어떻게 집을 사고, 가족들을 부양하고 싶기도 하고, 부모님이 정말 대단하시다 생각도 든다. 나름 재태크도 열심히 찾아보고 하고 있고, 미래 방향성에 대해 고민도 하고 있긴 하지만, 돈에 대한 욕심은 항상 있는 것 같다. 

시간:
시간의 소중함도 느끼게 된다. 정해져 있는 일과가 좋기는 하지만, 내 자신이 쓸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고, 대학교처럼 친구들을 매일 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보니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안보게 되는 친구들도 생기고, 최대한 더 의미있게 쓰려고 하는 것 같다. 특히 돈과 겹쳐지게 되면, 사람들을 만날 때, 이 사람은 내가 같이 시간을 보낼만한가라는, 어떻게 보면 아주 차가운 마음도 종종 들고는 한다. 또한, 친구들과 주변인들과 놀기만 하다보면, 뭔가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과,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수도 없이 든다. 내가 무언가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면, 그것은 이 딜레마를 이겨내기 위해 여러가지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 성격 및 가치관의 변화

사실 삶의 변화보다 가장 많이 변한 것이 성격 및 가치관의 변화인 것 같다. 이 변화를 가장 많이 인지한 것은 최근에 맨체스터 교회 수련회를 다녀오며, 2년 전 여기에 왔을 때에 비해 많이 바뀐 내 자신을 마주했을 때이다.

인간관계:
나는 사실 사람을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이랑 같이 있는 것을 좋아하고, 무엇보다 옛날에는 혼자 있는 것을 정말로 싫어하고 외로움을 많이 탔다. 사람들이랑 대화하는 것도 너무 좋아하고,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면 사람들이랑 시간 같이 보내는 것이 나의 가장 큰 행복이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여러가지 일들을 겪은 지금은 꽤 많이 바뀐 것 같다. 예전에는 사람들한테 서슴없이 다가가고, 여유롭게 대화하고, 무엇보다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런던에 처음 와서 마주하게 된 수많은 인간관계, 특히 한국회사에서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겪은 사내정치, 직장에서 받게되는 평가들로 인해 이러한 자신감들이 많이 사라졌고, 말을 아끼고 조심하게 되며, 특히 나서서 말하는 것을 싫어하게 되었다. 사람들 눈에 띄면 자연스럽게 평가 대상 및 가쉽거리가 되고, 이미 주변에는 나와 같이 새로 시작해야하는 사람들보다는, 기존에 이미 튼튼한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생각보다 나는 마음을 쉽게 주고, 상대방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대하는 사람이였는데, 지금 나는 벽이 생각보다 강하게 서 있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제외한 사람들에게는 별 기대가 없다. 그게 내가 상처를 받지 않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내가 나서서 말하지 않고, 항상 어느정도 조심하다보니 나만의 색깔을 많이 잃은 느낌이라 가끔은 많이 슬프기도 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친한 사람들과는 더더욱 친해지고, 그들의 소중함을 정말 소중히 느낀 시즌이라 그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고난은 사람을 지치고 힘들게 하지만, 지나고보니 그 고난의 기간 중에 함께 내 고통을 나눠준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관계들이 나에게 더욱 소중해지고, 어느 순간 기도제목이 되었다. 이러한 소중한 인간관계들이 계속 지속될 수 있기를. 지금 이렇게 소중한 관계도 정말 사소한 일 하나로 망가질 수 있음을 알기에.

힘듬을 다루는 방법:
예전에는 조금이라도 힘든 일이 있으면, 불평도 많이 하고 내 주변 사람들한테 말하고 다녔다. 지금 생각해보면 별 큰 일은 아니지만 (그 당시 나에겐 큰일이였을거다.). 현재의 나는 어느정도 고난이(?) 많이 쌓여서 그런지 왠만한 일로는 멘붕도 안온다. 멘붕이 오는 일이 있어도 냉철하게 그 일을 바라보는 시각도 어느정도는 생긴 것 같다. 맨체스터에서 같이 사는 형이랑 나의 아저씨를 보면서 내가 주인공처럼 혼자서도 잘 버티는 사람이 되고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이것도 되가고 있는 것 같다. 매일같이 사소한 것 하나하나 나눌 사람이 없기도 하고, 여러 사람한테 말하는 것이 괜히 그 사람들에게 안좋은 기운을 주는 것 같아서 꺼려진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이제 나의 자세가 이 상황을 주신 하나님에 대한 원망보다는, 이 상황을 통해 내가 얻게 되는 것들, 그리고 그러한 상황에서도 여러 위로와 치유를 주시고, 무엇보다 소중한 주변 사람들의 존재를 깨우쳐준다. 이것은 신앙의 변화에서 좀 더 나눠보고자 한다.
우리 아버지는 최소한 나와 누나한테는 정말 힘든 일이 있으실 때에도 내색 하나 안하시고, 술담배도 안하시는 정말 멋있는 아버지이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는 지금 얼마나 아빠가 멋있고 성숙한 사람인지, 그리고 얼마나 힘들었을지에 대한 생각이 든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아빠는 정말 나의 롤모델이면서도, 넘기 힘든 산같은 존재이다. 언젠가 나도 그와 비슷한 레벨에 도달하기를 바란다.

 

  • 신앙의 변화

사실 위의 챕터와 이 챕터는 땔래야 땔 수가 없는 요소라, 여기에 대부분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인생의 방향성:
정말 많이 고민하고, 아직도 많이 고민하고 있는 영역이다. 처음 일을 시작하고 어느정도 적응한 시점에, 나는 내가 어떤 것을 바라보고 달려야 하는지, 그 목표를 잃어버린 경주마처럼 매우 방황했다. 하루하루가 의미가 없었다.
맨 처음에는 돈이였다. 돈을 많이 벌어 좋은 집, 좋은 차를 사서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살기. 하지만 과연 그게 목표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결국에 나보다 잘 사는 사람은 있고, 이 목표에는 끝이 없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돈이 정말 중요함은 인지하고, 아직도 이것을 자연스럽게 바라보기는 하지만, 이것을 내 인생의 목표로 삼기에는, 내 인생이 정말 단순하다고 느껴졌다.
이것을 이겨내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했다. 정말 남는 돈이 별로 없을 때에도 혼자 직장가 노숙자분들께 식사를 사드리기도 했고, 그냥 멍하게 한시간 넘게 걷거나 뛰기도 했다.
두번째는 인간관계였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 보내며 행복하게 지내기. 하지만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고, 또한 인간관계들도 망가지는 것을 보며, 이것에 의지하며 살기에는 나의 성격까지 겹쳐져 많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에서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우리가 살고,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세상에 전파하며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는 나를 부르신 이유가 무엇이며, 사랑은 어떻게 전파하는지에, 특히 직장이 이것을 어떻게 가능하게 하고, 그것이 내가 하루하루 심장뛰며 살아갈 수 있는 목표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많이 품었고, 생각도 많이 하며, 기도도 많이 해보았다. 아직도 사실 정답은 없고, 그냥 멍하게 하루하루 보낼 때도 있다. 그러나 확실하게 느끼고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이 하루하루가 매우 소중하고 감사한 하루이기에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해본 나로서 그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눠주고, 도와주고, 이끌어주고, 기도하는 것이 내가 현재 하루하루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다. 

신앙생활:
살아가며 느끼는 것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을 느낀다. 당장 건강이며, 인간관계며, 직장이며, 사실 정말 한순간에 없어질 수 있는 것 투성이며,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정말로 한정적이다. 이게 처음에는 많이 절망으로 다가왔다. 아니 그러면 내가 할 수 있는게 뭔가. 특히 취준 때에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이제 깨닫게 된 것은, 나는 나약하지만 하나님께 구하고 도움을 청하며,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학교 1학년 때 런던을 놀러왔을 때, 지금 직장 오피스 앞을 지나며 여기서 나도 일해보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5년 후 나는 여기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정말 받은 것이 많다.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든, 생각지 못한 것들이든 정말 많다. 그러나 이것을 자주 잊고 살고, 무엇보다 내가 가진 것이 아닌, 가지지 못한 것을 보며 배 아파하고 불평할 때가 많은 내 자신을 많이 본다. 물론 더 바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나는 이렇게 한번 씩 내 자신이 얼마나 낮았고, 하나님이 얼마나 높이셨는지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자기객관화가 나름 되는 편인 것 같다. 내 능력으로는 지금 현재 내 위치와 기회들이 정말 과분하고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그래서 자랑도 못한다.
교회는 솔직히 이제는 안정됬지만, 맨체스터에서 너무 행복한 교회생활을 한 나는 아직도 여기 교회에는 정이 많이 안가고, 직장인것 같은 느낌도 든다. 셀장이라는 자리도 솔직히 감사함도 많고, 좋은 셀원들로 편하게 하고 있지만, 항상 부담이 되고 평가 대상이 되는 느낌이라 좋지는 않다. 그래도 이렇게 할 수 있음에, 그리고 받은 은혜를 나눠줄 수 있는 기회임을 알기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아직 내 자신이 많이 부족하고, 매일같이 벽을 느끼며 산다. 사소한 것에 큰 감정변화를 느끼며, 하루에도 기분이 왔다갔다 한다. 내가 지금 하는 것이 맞는지도 모르겠고, 의미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주변에 같이 걸어가면서도 멋있는 모습들을 보여주며 나를 끌어주는 사람들과 부모님,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내가 생각치도 못하지만 가장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실 하나님, 그 여정 중에 받을 사랑과 그 사랑을 주변인들에게 나눠주는 내 모습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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