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메일 혀입니다.
지난 2년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향한 관심은 정말 뜨거웠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재택, 비대면, 실업 등의 변화와 맞물려 VC 투자 시장이 과열된 덕분인데요. 덕분에 2020년 패트리온을 시작으로 다양한 유니콘 스타트업이 탄생했습니다.
유니콘은 잘 아시다시피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넘긴 비상장 기업을 뜻합니다. 대략적인 환율로 따져 한국에서는 기업가치 1조 원을 넘으면 유니콘이라고 부르죠.
오늘의 뉴스레터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도메인에서 부상한 유니콘 기업을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유니콘 리스트
먼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유니콘 10곳은 아래 두 리스트에 모두 포함된 곳으로 꼽았습니다.
첫번째는 얼리 스테이지 VC인 Antler에서 최근 정리한 유니콘 리스트입니다.
두번째는 The Information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DB 리스트입니다.
기업명 | 기업가치 |
OpenSea | 133억 달러 |
Automattic | 75억 달러 |
Clubhouse | 40억 달러 |
Patreon | 40억 달러 |
Rec Room | 35억 달러 |
MasterClass | 27.5억 달러 |
Kajabi | 20억 달러 |
LTK | 20억 달러 |
Spotter | 17억 달러 |
ZenBusiness | 17억 달러 |
Impact | 15억 달러 |
Whatnot | 15억 달러 |
Domestika | 13억 달러 |
Linktree | 13억 달러 |
Cameo | 10억 달러 |
Antler의 리스트와 The Information의 리스트에는 각각 15곳이 포함되었는데요. 기준 등이 상이해서 서로 포함되지 않은 곳들이 총 5곳으로, 모두 합치면 20곳입니다.
한국에도 진출한 Jellysmack은 전자에는 포함되어 있지만 (최소 10억 달러라는 것 외에) 정확한 기업가치가 알려지지 않은 탓에 후자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Jellysmack은 기술 기반의 창작자 지원 솔루션 기업입니다.
Automattic은 이미 2014년 유니콘에 등극했기 때문에 2020년 이후 유니콘을 정리한 전자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유니콘이 된 해와 상관없이 비상장 기업을 모은 후자에는 포함되었죠. Automattic이라는 기업명은 생소하겠지만, 이 기업이 소유한 Wordpress와 Tumblr는 익숙하리라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Axie Infinity(Sky Mavis), Kajabi 등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들이 언급되었는데요. 아쉽지만 이 글에서는 일단 두 리스트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10곳을 기업가치가 높은 순대로 다뤄보고자 합니다.
(한화 기업가치 표기는 뉴스레터 작성일 환율 기준입니다.)
🦄 OpenSea : 133억 달러(16.2조 원)
두구두구두구・・・・・・.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도메인에서 가장 비싼 스타트업은 NFT 마켓플레이스 스타트업인 OpenSea입니다. 2017년 창업한 OpenSea는 단 6개월 만에 밸류에이션이 15억 달러에서 133억 달러로 껑충 뛴 사례입니다.
NFT에 관심이 많으셨다면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겠죠. 누적 거래액은 235억 달러를 넘어 NFT 거래소 중 최대 규모입니다. OpenSea는 거래액의 2.5%를 수수료로 취하니 추정 매출은 6억 달러 내외입니다. OpenSea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시점은 지난해 중순으로, 누적 거래액 대부분이 그 이후 발생한 점을 고려한다면 그리 과도한 밸류에이션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NFT 마켓플레이스의 특성상 거래 규모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고 거래 규모에 비해 거래 참여자 수(약 140만 명)가 적다는 점이 리스크로 보입니다.
🦄 Clubhouse : 40억 달러(4.8조 원)
소셜 오디오 앱인 Clubhouse 역시 2021년 갑작스럽게 시장을 휩쓴 프로덕트인데요. 이 뉴스레터의 두번째 글 역시 Clubhouse에 관한 것이었죠.
2020년 창업한 Clubhouse의 기업 가치는 고속 성장했습니다. 창업 직후인 2020년 5월 시리즈 A 당시 1억 달러에 이어 2021년 1월 시리즈 B 단계에서 이미 10억 달러로 유니콘에 등극했습니다. 그리고 단 세 달 뒤에 시리즈 C에서 기업 가치 40억 달러를 인정받은 겁니다.
안드리센 호로위츠의 과감하면서도 꾸준한 베팅은 아마 Clubhouse를 오디오 버전의 페이스북으로 성장할 것으로 봤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물론 Clubhouse는 아직도 제대로 된 BM을 갖추지 않고 있습니다. 창작자 후원 기능이 있지만 수수료를 따로 떼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모객에 성공했던 Clubhouse의 큰 숙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Patreon : 40억 달러(4.8조 원)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가장 잘 들어맞으면서 네이티브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장을 선도한 스타트업입니다.
Patreon은 자신이 창작자(뮤지션)이기도 한 Jack Conte가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창작자가 월 정기 구독 형태의 멤버십을 운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CEO의 쇼맨십과 창작자와의 적극적인 스킨십을 통해 성장해온 회사이기도 한데요. 역시 수수료 모델을 취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고속성장한 결과, 2020년 9월 12억 달러 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이 되었습니다. 2021년 4월 그 다음 라운드에서는 40억 달러를 인정 받았습니다. 한국의 네이버 역시 Patreon에 이 밸류에이션으로 1천억 원대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최근 조정장 흐름 속에서 Patreon의 40억 달러 기업 가치가 고평가되었다는 평가가 종종 나오고 있는데요. IPO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장사와 비교할 때 32억 달러 정도가 적당하다는 구체적인 수치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 MasterClass : 27.5억 달러(3.3조 원)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윌 스미스의 크리스 록 폭행 사건만 있었던 게 아니죠. 시상자로 나선 사무엘 잭슨, 존 트라볼타, 우마 서먼이 펄프 픽션에 관한 후일담을 나누는 과정에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플랫폼인 마스터클래스가 언급되기도 했죠.
네, 실제로 사무엘 잭슨은 마스터클래스에서 연기를 강의하고 있습니다. 마스터클래스는 한국의 원더월과 유사한 서비스로, 다양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와 명사의 VOD 강의를 수강할 수 있습니다. 클린턴 부부, 머라이어 캐리, 링고스타, 고든 램지, 안나 윈투어, 스테판 커리 등 세계적인 셀러브리티가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있습니다.
소위 급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 1명당 최소 1억 원(1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보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매출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역시 코로나19의 수혜로 급격히 성장했다고 하죠. 2020년 6월 8억 달러에서 1년 만에 기업 가치가 3배 이상 올랐습니다.
"세계 최고에게서 배우라"는 슬로건처럼 쟁쟁한 전문가를 모아두었기 때문에 글로벌 서비스로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에드테크 도메인 중 가장 성장이 기대되는 서비스 가운데 하나입니다.
🦄 LTK : 20억 달러(2.4조 원)
LTK는 패션 블로거였던 Amber Venz Box가 창업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스타트업으로, 인플루언서 기반의 커머스 앱을 만듭니다.
기존의 쇼핑 앱과의 차이라면 브랜드 중심이 아닌 인플루언서 중심으로 제품을 탐색할 수 있고, 인플루언서는 제휴 제품을 통해 판매가 발생할 때마다 제휴 마케팅 수수료를 받는다는 겁니다. 룩북 형태의 핀터레스트나 인스타그램 쇼핑 기능에 쿠팡 파트너스 수익 모델을 붙인 형태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인플루언서 커머스는 아시아권에서 오히려 두드러진 시장이었는데요. LTK는 북미 시장에서 인플루언서를 앞세운, 네이티브한 커머스 서비스를 키워내는 데 성공했고 연 거래액이 3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로부터 2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었죠.
🦄 Spotter : 17억 달러(2조 원)
창작자가 돈이라는 것을(!) 벌기 시작하면서 기존 금융 서비스가 긁어주지 못한 가려운 곳을 찾아나서는 스타트업들도 있습니다. Karat, Creative Juice와 같은 서비스가 최근 관심을 받아왔는데요. Spotter 역시 창작자 금융에 주목한 스타트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Spotter는 유튜버의 IP, 즉 유튜브 영상을 증권화해 유튜브가 미래 수익을 선금 형태로 받을 수 있는 계약 기회를 제공합니다. Spotter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창작자 IP에 직접 투자할 수 있고, 창작자는 선금을 통해 자금력을 얻고 창작자로서의 성공을 촉진할 기회를 찾을 수 있죠.
우리에게도 오징어게임 실사판으로 잘 알려진, 구독자 1억 명에 근접해가는 탑티어 유튜버 MrBeast 역시 Spotter의 고객인데요. Spotter와의 딜을 통해 스페인어권 시장에 진출했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1) 12개월 이상 꾸준히 유튜브에서 활동했으며 (2) 구독자가 5만 명 이상이며 (3) 월 조회수가 100만 이상인 유튜버를 잠재 고객으로 보고 있고 통상 150만 달러 정도의 선금을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Spotter 역시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올 2월 유니콘에 등극했습니다.
🦄 Whatnot : 15억 달러(1.8조 원)
라이브 커머스는 이미 아시아에서 핫한 시장인데요. 지난해 한국의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약 3조 원대로 추산되고, 중국은 이보다 훨씬 큰 200조 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반면 북미권에서 라이브 커머스는 여전히 신대륙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Whatnot은 북미권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입니다. 특이한 점은 우리의 '라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비재, 음식료, 패션 공구가 아닌 콜렉터블 경매가 주된 형태라는 점인데요. 포켓몬 카드나 스포츠 카드를 경매하는 방송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Y Combinator로 안드리센 호로위츠 등으로부터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중국 모델과 같이 대중적인 창작자・인플루언서 중심의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이는데요. 지금의 콜렉터블 마켓에서 리셀 마켓으로, 리셀 마켓에서 좀 더 대중적인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을 노리고 있지 않을지 예상해봅니다.
🦄 Domestika : 13억 달러(1.5조 원)
Domestika 역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도메인에서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에드테크 플랫폼 가운데 하나입니다. Udemy 등과 같은 클래스 플랫폼과의 차별점이라면 주로 창작에 관한 클래스가 많다는 것입니다. 2002년 스페인의 창작자 커뮤니티로 시작한 히스토리 때문일텐데요.
지금은 미국으로 본거지를 옮겨 800만 명이 넘는 회원들에게 2천 개 이상의 코스를 제공하는 클래스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말 Series C 단계에서 3.5억 달러 가치로 투자를 유치했었지만, 단 몇 달만에 4배에 가까운 기업 가치 성장을 이뤄냈는데요. 다국적의 창작자가 전하는 클래스를 영어, 스페인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다국어로 제공하고 있어 글로벌 진출에 유리한 기반을 이미 갖추었고 창작이라는 버티컬만으로도 상당한 스케일을 만들어낸 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 Linktree : 13억 달러(1.5조 원)
'링크 인 바이오'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하는데요. 인스타그램이 포스트 링크 기능을 제공하지 않다보니 프로필 웹사이트란에 걸어둔 링크 모음 페이지를 지칭하는 표현입니다. 특히 창작자의 멀티 플랫폼 트렌드가 가속화되고 여러 플랫폼에 각각 오디언스를 모으는 게 수익화에 도움이 되다보니 Link-in-Bio Economy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호주에 본사를 둔 Linktree는 링크 인 바이오 서비스의 창시자이자 선두주자인데요. 이용자가 2400만 명을 넘었고, 인스타그램 링크 인 바이오 트래픽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링크 모음이자 플랫폼 간의 '환승역' 정도의 역할을 했지만 후원 기능이나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링크 인 바이오 그 자체로 기능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수익원이 창작자를 대상으로 한 유료 서비스 구독료(SaaS)에 한정되어 있어 빠르게 성장하는 창작자층을 어떻게 수익으로 이끌어낼지가 관건인데요. 어쨌건 빠르게 성장하는 서브 카테고리에서 독점적인 우위를 점한 것이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이 자체적으로 멀티 링크 기능을 제공하거나 Linktree의 대중화 이후 등장한 카피캣 서비스가 두각을 드러내기 전에 링크 인 바이오의 한계를 넘어서는 스탠드얼론 서비스로 탈바꿈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Cameo : 10억 달러(1.2조 원)
Cameo는 창작자 개인화 비디오 온디맨드 플랫폼입니다. 창작자나 셀러브리티에게 수십에서 수백 달러를 내면 원하는 영상을 만들어주는 리퀘스트 중개 서비스입니다. 주로 친구나 지인에게 셀러브리티의 개인화 영상을 선물하기 위한 목적으로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죠!
2020년 한해동안 이렇게 만들어진 영상이 130만 개 정도로, 거래액은 1억 달러를 넘겼다고 하죠. Cameo의 중개 수수료는 25%로, 2020년 매출은 2500만 달러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2021년 초 10억 달러 기업 가치로 유니콘에 등극했는데요. 2020년 거래액이 전년 대비 4.5배 증가하는 등 고속 성장하는 추세가 반영된 숫자로 보입니다.
Cameo의 2021년 거래액 목표치는 2~3억 달러였습니다만 2020년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고속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습니다. 다만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라이브 콜, 굿즈, NFT 등 다양한 신사업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Cameo의 비즈니스 특성상 탑티어 창작자와 셀러브리티를 이미 확보했다는 이점은 Cameo의 사업 확장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Antler의 도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지난 한 해까지 이어진 비대면 트렌드와 투자 시장의 호황으로 정말 다양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스타트업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는데요. 희망찬 이야기를 드렸다면, 다음 호에서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어떻게 망하게 될지(?) 절망스러운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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