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방황하고 있나요?

마음 방황과 행복, 성과 그리고 창의성

2024.07.10 | 조회 9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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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과학

심리학, 뇌과학, 인지과학의 실용적 정보를 소개합니다

뇌는 쉬지 않는다

뇌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관입니다. 뇌는 몸무게의 2%만 차지하지만, 우리가 마시는 산소의 20%를 사용합니다. 미국 워싱턴 대학의 마커스 라이클(Marcus E. Raichle)을 포함한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눈을 감고 가만히 휴식을 취할 때도 열심히 무언가를 생각할 때와 에너지 소모량에 큰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보통의 뇌과학 연구들은 어떤 일을 할 때 뇌의 어느 부분이 활성화되는지를 조사합니다. 라이클의 연구팀은 이와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동안의 뇌 활동에 주목했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특정 과제 수행 중에는 비활성화되었다가 휴식 상태에서 다시 활성화되는 네트워크를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이것에 기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마음 방황이란?

기본 모드 네트워크는 휴식하고 있을 때만이 아니라, 마음이 방황하고 있을 때도 활성화됩니다. 마음 방황((mind wandering)1) 현재 하는 일과 관련이 없고 2) 외부의 자극 없이 스스로 만들어낸 딴생각에 빠지는 것을 가리킵니다.

예를 들어 공부하다가 갑자기 예전에 친구와 싸웠던 일이 생각난다면 마음이 방황하고 있는 것입니다. 책을 읽던 중에 멀리서 들려오는 대화 소리에 궁금함이 생기는 것은 현재 하는 일과는 관련이 없지만 외부의 자극(대화 소리)이 만들어낸 것이므로 마음 방황이 아닙니다. 수학 문제를 암산으로 푸는 것은 스스로 만들어낸 생각이지만 현재 하는 일과 관련이 있으니 역시 해당하지 않습니다.

마음 방황 관찰하기

마음 방황은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관찰이 까다롭습니다. MRI 장치에 사람을 넣고 뇌 활동을 측정해서 기본 모드 네트워크의 활성 상태를 볼 수도 있겠지만, 너무 제한적입니다.

한 가지 방법은 집중력을 요하는 과제를 시켜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사람들에게 화면에 숫자가 표시될 때마다, 최대한 빨리 버튼을 누르게 합니다. , 숫자 3이 나오면 버튼을 누르지 않고 넘겨야 합니다. 집중력을 잃으면 습관적으로 버튼을 누르다가 3이 나와도 무심결에 누르게 됩니다. 이것을 주의 유지 응답 과제(SART)라고 합니다.

SART와 같은 측정 방법은 실험실에서는 사용할 수 있지만, 일상적인 상황에서 사람들이 딴생각에 빠지는 것을 측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마음이 방황하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딴생각에 빠져 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할 때가 많아서 일반적인 설문도 한계가 있습니다.

하루의 절반은 딴생각

이러한 연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경험 표집(experience sampling)이라는 기법을 많이 활용합니다. 이 기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사람들의 스마트폰에 경험 표집을 위한 앱을 설치합니다. 이 앱은 무작위로 알람을 울려서, 사용자의 주의를 끕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앱에 들어가 현재 하는 행동과 생각, 느끼는 감정 등에 대해 설문을 응답합니다. 이 기법을 사용하면 사람들이 어떤 때에 마음 방황을 하는지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경험 표집을 활용한 한 연구는 마음 방황에 대해 놀라운 사실들을 밝혀냈습니다. 먼저, 사람들은 깨어있는 시간의 46.9%에 딴생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일을 하든 책을 읽든 대화를 하든 휴식을 취하든 무엇을 하든지 딴생각에 쉽게 빠졌습니다. 사람들은 성관계 중에는 딴생각을 가장 적게 했지만, 그 비율은 여전히 10%에 달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앱에서 울리는 알람에 답변했다는 사실이 더 놀랍지만요.)

마음이 방황하면 불행하다

경험 표집 연구에서 밝혀진 또 다른 사실은 사람들이 현재에 집중할 때 더 행복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고 마음이 방황하고 딴생각을 할 때는 더 불행했습니다. 생각의 내용이 부정적인 경우는 물론 중립적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긍정적인 딴생각을 할 때만 현재에 집중하는 것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시차를 둔 설문을 통해 마음 방황과 불행의 선후 관계도 밝혀냈습니다. 마음이 먼저 방황하면, 그다음에 불행해집니다.

마음이 방황할 때 사람들은 심리적 시간 여행을 떠납니다. 딴생각의 내용은 주로 과거와 미래이며, 그중에도 미래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합니다. 과거에 대한 딴생각은 사람을 더 불행하게 만듭니다.

마음이 방황하면 성과가 떨어진다

마음 방황은 행복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연구들에 따르면 마음 방황은 우리의 삶에 많은 부분에 영향을 줍니다. 학생들은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듣거나, 시험을 볼 때 딴생각에 빠집니다. 이것은 학생들의 학업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작업을 할 때 마음이 방황하는 성향은 SAT(미국의 수학능력시험) 성적 차이의 49%를 설명합니다. (출처) 직장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의를 요하는 작업에서 마음 방황은 여러 사고의 주요 원인입니다.

마음 방황을 줄이는 방법

마음 방황을 줄이는 데는 마음 챙김 명상과 같은 훈련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실험에서는 사람들에게 마음 방황을 알아차리는 간단한 연습을 시켰습니다. 이 연습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바른 자세로 앉아 호흡을 합니다.
  • 호흡 속도를 조절하려고 노력하지는 않습니다.
  • 단지 호흡의 감각에 주의를 집중합니다.
  • 주의가 산만해질 때마다 호흡에 주의를 되돌립니다.

이러한 연습을 8분간 하는 것만으로도 SART와 같은 방법으로 측정했을 때 집중력이 크게 향상되고, 마음 방황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명상 이외의 방법도 있습니다. 간단하게는 일정 시간마다 알람을 울리도록 맞춰서 스스로 딴생각에 빠진 것을 알아차리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하는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의에서는 강사가 설명만 계속하는 것보다 중간에 퀴즈를 보면 학생들이 딴생각에 빠지는 것을 막아 수업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마음 방황의 긍정적 효과

마음 방황이 항상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특히 크게 주의나 집중을 요구하지 않을 때는 딴생각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미래의 큰 보상을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참을 수 있는 사람들은 집중이 필요하지 않을 때 딴생각을 더 많이 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출처)

또, 마음 방황은 창의성에도 도움이 됩니다. 작가와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이들이 낸 창의적 아이디어의 40%가 딴생각 중에 얻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렇게 생긴 아이디어들은 특별히 더 창의적이지는 않았지만, 생각이 막다른 골목에 빠졌을 때 ”아하!“하고 벗어나게 해주는 효과가 컸습니다.

따라서 집중력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마음 방황을 줄이고, 집중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딴생각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마음 방황 테스트

아래 링크에서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얼마나 마음 방황을 많이하는 편인지 테스트해볼 수 있습니다.

https://mindsci.pages.dev/tests/mind-wand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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