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처럼

도쿄에서 이걸 안 먹으면 손해입니다

10초만에 배고파지게 만드는 도쿄 명물, 몬쟈야키와 그 스토리.

2023.10.22 | 조회 6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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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워크 앤 라이프

도쿄에 사는 외항사 마케터입니다. 일본어와 도쿄 워크&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구독하시고 소통해요💕

구독자님은 학교 앞 문방구에서 간식을 사먹었던 추억이 있으신가요? 우리에게 그때 그 시절, 달고나가 추억의 간식이였다면, 도쿄 사람들에게는 몬자야키가 옛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음식이예요. 오늘은 들으면 금새 배고파지는 도쿄의 명물, 몬자야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명란 떡 몬쟈야키. 빙수 아닙니다(웃음)
명란 떡 몬쟈야키. 빙수 아닙니다(웃음)

 

몬쟈야키의 탄생 스토리

얼마전 한국에 사는 제 친구가 도쿄로 놀러왔어요.
모처럼 만의 일본 여행에서 도쿄의 어떤 음식을 소개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이곳을 떠올렸죠. 
바로 츠키시마에 위치한 몬쟈 스트리트. 몬쟈야키만 전문으로 하는 가게들이 80점포 이상 늘어선 거리예요. 

몬쟈 스트리트 풍경. <br>양 옆 길이 모두 몬쟈야키 전문점으로 늘어서 있다.
몬쟈 스트리트 풍경.
양 옆 길이 모두 몬쟈야키 전문점으로 늘어서 있다.


츠키시마(月島)는 도쿄 앞 바다, 도쿄만에 만들어진 인공섬이예요. 위치적 특성으로 메이지시대부터 공업지대로 발전했고,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이 곳에 거주하게 되면서 마을이 형성되었어요.  

출처 - 荒川区立 荒川ふるさと文化館
출처 - 荒川区立 荒川ふるさと文化館

1940년대, 아이들은 부모님이 출근하시면 삼삼오오 아지트로 모였는데, 그곳이 바로 우리네 문방구와 같은 다가시야(駄菓子屋) 였어요. 다가시야에서는 막과자를 사먹거나 같이 게임을 하고 놀았는데 당시 이 동네에 다가시야가 100여 점포나 있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살았는지 짐작이 되죠?

출처 - 유투브 Showing 楽しく豊かな人生
출처 - 유투브 Showing 楽しく豊かな人生

 

공업지대에서 나온 문화일까요? 다가시야 안쪽에는 길다란 철판을 놓았고 아이들은 철판을 둘러싸며 자기 진영에서 밀가루 반죽을 가지고 놀았어요.


철판에 글씨를 쓰며 문자 형태로 구워 먹다가 생긴 요리가 바로 몬쟈야키(文字焼き)의 시작이였다 해요. 몬쟈야키에 담긴 문자(文字)라는 뜻이 여기에서 유래가 되었어요😉

그래서 몬쟈야키를 잘 보면 아이들이 먹기 쉽도록 재료들이 잘게 잘게 다져 있어요. 몬쟈야키 떠먹는 전용 도구도 아이들 입 크기에 맞는 사이즈구요.

문자 형태로 구워 먹다가 생긴 요리, 몬쟈야키. <br>손가락 만한 크기의 하가시(はがし)로 떠먹는다.  
문자 형태로 구워 먹다가 생긴 요리, 몬쟈야키.
손가락 만한 크기의 하가시(はがし)로 떠먹는다.  

 

아이들이 간식으로 즐겨 먹었던 몬쟈야키는 그 시절 향수를 떠올리는 도쿄의 향토요리가 되었고 츠키시마는 몬쟈야키의 성지가 되었죠. 

1980년대 철판 요리 가게 모습.  <br>출처 - 荒川区
1980년대 철판 요리 가게 모습. 
출처 - 荒川区

 

몬쟈야키의 맛은?

오코노미야키는 한번쯤 드셔보거나 들어보신 적 있으시죠?
오사카쪽 명물로 좋아하는 재료들을 듬뿍 넣어 구워먹는 부침개 요리인데,
오코노미야키의 전신이 바로 몬자야키예요.

오코노미야키가 폭신한 팬케이크와 같은 식감이라면, 
몬자야키는 죽처럼 묽고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예요.
입맛과 취향에 따라 다양한 재료를 넣어먹을 수 있는데, 처음 몬쟈야키가 시작된 시대에는 식량난으로 다양한 재료를 넣어먹지는 못했어요.
밀가루 반죽에 과자 부스러기 조금 넣고 그 안에 간장이나 시럽을 넣어 구워 먹는게 다였죠. 

하지만, 지금은 매콤 짭잘한 명란젓과 쫄깃쫄깃한 떡을 넣어 먹는것이 츠키시마 몬쟈야키의 간판 메뉴가 되었어요.

츠키시마 몬쟈야키의 간판 메뉴, 명란 떡 몬쟈야키
츠키시마 몬쟈야키의 간판 메뉴, 명란 떡 몬쟈야키

 

몬쟈야키를 맛있게 먹는 법

먼저 몬자야키는 재료를 몽땅 철판에 올려 잘게 잘게 다져가며 구워요.
어느 정도 구워졌다 싶어지면 원형의 벽을 만들어 줍니다. 이 원형의 벽을 일본어로 도테(土手)라고 불러요.

도테안에는 걸쭉한 밀가루 국물을 부워서 보글보글 기포가 올라올 때까지 굽고, 질퍽~한 느낌이 든다 싶으면, 이때 애써 만든 벽을 무너뜨려 재료와 반죽을 섞어먹습니다. 

도테를 만들고 그 안에 밀가루 국물을 부워 뜸을 들인다. 
도테를 만들고 그 안에 밀가루 국물을 부워 뜸을 들인다. 

 

이때 맛있게 먹는 꿀팁을 알려드릴게요. 
밀가루 반죽을 부울때 최대한 얇고 넓게 펴주고 을 들여 누룽지가 만들어지도록 하는 거예요!  ‘이때다!’ 싶을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맛있는 몬쟈야키를 맛볼 수 있어요.

밀가루 반죽이 센베이처럼 구워진 예.<br>출처 - 유투브 Showing 楽しく豊かな人生
밀가루 반죽이 센베이처럼 구워진 예.
출처 - 유투브 Showing 楽しく豊かな人生


이때 손가락만한 크기의 전용 도구, 하가시(はがし)로 몬쟈야키를 떠먹는데 눌지 않은 윗 부분의 몬쟈를 세번 정도 철판에 뒤집어서 살짝 태워먹으면 진짜 꿀맛이랍니다. 😋   

하가시로 서너번 뒤집어 누룽지를 만들어 먹는다. 
하가시로 서너번 뒤집어 누룽지를 만들어 먹는다. 

 

먹다가 맛에 좀 변화를 주고 싶다면, 후추를 살짝 뿌려 먹어도 좋아요.  
후추 향이 악센트가 되어 짭조름한 맛과 잘 어우러지고, 과장하자면 후추 하나에 서양 요리로 변신하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때 포인트는 후추 향이 날라가지 않도록 먹기 직전에 바로 뿌려주는 거예요.
다음에 몬쟈야키를 드시게 될때 한번 해보세요. 

먹기 직전에 후추를 뿌려 먹으면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먹기 직전에 후추를 뿌려 먹으면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도쿄 서민들의 삶과 일본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음식, 몬쟈야키.
오늘 몬쟈야키 이야기는 어떠셨어요? 
일본 음식이 개인 접시에 각자 먹는 문화가 많은데, 몬쟈야키는 철판을 사이에 두고 사람들과 왁자지껄 어울리며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좋은 것 같아요. 🥢


도쿄에 왔는데 몬쟈야키를 모르고 간다면 아쉬워서 구독자님께 꼭 몬쟈야키를 소개해드리고 싶었어요. 다음에 도쿄에 오시게 되면 몬쟈야키를 꼭 한번 드셔보길 바래요!  

오늘 식사 맛있게 하시구요! 우리 다음주 일요일에 또 만나요! 안녕~ 👋

유머스러운 '영업(魚)중' 표지판.<br>이전에 생선가게였다는 점에서 웃음이 절로 나왔네요😆
유머스러운 '영업(魚)중' 표지판.
이전에 생선가게였다는 점에서 웃음이 절로 나왔네요😆

 

 


도쿄에서, 미야드림.
도쿄에서, 미야드림.

 

 

저는 일본 도쿄🗼에서 거주하고 있는 30대 외항사 마케터입니다.

제가 만들어가는 도쿄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분들과 함께 소통하고 싶습니다.

화요일 오전 8시, 삶에 도움이 되는 일본어와 저의 일본 워크 앤 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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