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 안부 물어본 맑눈광의 최후 (feat. 서든어택)

 서든어택 

 - <엄마, 아빠 미안해> 

 엄마, 아빠 미안해 

올해 초, 한 광고가 눈길을 끌었어요. 서든어택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니네 엄1마 니네 아@빠’라고 쓰여있는 썸네일부터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는데요. 바로 서든어택의 <엄마, 아빠 미안해>입니다.

이 광고는 일반적인 게임 광고와는 다른 스토리로 흘러가요. 처음부터 부모님의 안부를 묻는 대사들이 나오기 때문인데요. 당황스러움도 잠시, 마지막에는 서든어택의 키 메시지인 ‘부모님 안부를 묻는 말에 피지컬로 답하자’를 남기며 마무리가 됩니다. 이 광고는 ‘넥슨 호감이다.’, ‘볼 때마다 잘 만든 것 같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어요. 그렇다면, 과연 서든어택의 이번 광고는 무엇을 말하고자 했던 것인지 마몬과 자세히 톺아볼까요?

 부모님 언급은 핑계일 뿐, 

 정정당당하게 붙자! 

✅ 뜨거운 효자들의 패드립인듯 패드립같지 않은 패드립 핑퐁

광고에는 SNL <MZ오피스>에서 맑눈광 캐릭터로 인기를 얻은 배우 김아영과, 숏박스 출신의 김원훈이 출연했는데요. 이 둘은 패드립 핑퐁을 주고받습니다. 서든어택과 같은 경쟁형 팀전 게임에서 난무하는 패드립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당황스러운데요.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너희 아빠 일주일에 다섯 번씩 군대 꿈 꿈’, ‘혼자 있을 때 슬릭백 연습하심’ 등 패드립인듯 패드립 같지 않은 패드립으로 방송 심의를 어기지 않으면서 유쾌하게 풀어내죠.

김아영과 김원훈은 이렇게 서로 상처받고, 눈물을 머금으며 “엄마, 아빠 미안해”라고 말합니다.

광고의 full 버전에서는 패드립 즉, 부모님의 안부를 묻는 장면을 신선하게 표현했어요. 부모님이 등장해서 ‘안부’에 대한 대답을 해주는 것이죠. 부모님은 패드립을 한 상대 플레이어에게 ‘늘 아줌마 안부를 묻는다며?’, ‘아영이가 아저씨한테 오해가 좀 있는 것 같아.’ 라며 직접 해명하는 대답을 해줍니다. 김아영과 김원훈이 당황하는 모습도 재미를 극대화했죠.

비록 저급한 패드립이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게임 문화를 욕설과 비매너로 더럽히는 유저들을 꼬집지 않았나 싶어요. 유쾌한 스토리보드로 ‘바른말을 사용하자’라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각인시킨 것 같습니다.

✅ 부모님 안부 대신 이렇게 말해보는건 어때요?

여기까지만 해도 인상적인 광고로 자리매김한 것 같지만, 서든어택의 메시지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소비자에게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죠. 바로, ‘피지컬로 답하자’입니다. ‘패드립은 핑계일 뿐, 피지컬로 정정당당하게 게임을 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죠.

👩🏻‍💻 : 너 동체 시력이 매우 건강하구나?

🧑🏻‍💻 : 하하하 너야말로 끌어치기가 A.I였어.

👩🏻‍💻 : 아니, 난 그냥 너의 고텝에 감탄만 하고 있었는걸.

이렇게 부모님 안부를 물으며 상처주는 대화 대신, 서로 게임 실력을 칭찬을 해주는 대화 방식을 제안하며 광고는 마무리됩니다.

바른말 캠페인과 동시에 서든어택 홍보까지,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아요.

 서든어택은 바른 말이 오가는 

 게임 문화를 지향합니다 

“부모님을 지키기 위해서는 게임을 꼭 이겨야한다” 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부모님 욕을 듣기 싫으면 게임을 잘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인데요. 서든어택은 이러한 게임 문화를 인식하고, 바른 게임 문화를 만들어가자는 의도로 광고를 제작한 것으로 보여요.

그렇다면, 현재 게임 커뮤니티의 부적절한 언행 실태와 이것이 게임사에 어떤 영향을 끼치기에 서든어택이 이번 광고를 제작한 걸까요?

✅ 게임 커뮤니티의 부적절한 언행 실태는?

온라인 게임에서 욕설과 비난 등 폭력적인 언행을 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고 있어요. 미국 명예훼손방지연맹(ADL)이 지난해 12월 미국인 게이머 2,1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성인 86%, 10대 66%, 10대 미만 70%가 온라인 게임 도중 음성채팅으로 욕을 들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어요.

또한, 데이터 분석 기업 닐슨(Nielsen)이 북미에 거주하는 청소년 및 성인 2,328명을 대상으로 게임 커뮤니티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6명의 이용자는 게임 커뮤니티 때문에 게임을 강제 종료한 경험이 있다고 나왔어요. 정확하게는 게임 커뮤니티 내에서 부적절한 언행과 증오를 받아 해당 세션이나 창을 완전히 종료했다는 의미죠. 10명 중 7명의 이용자가 커뮤니티의 평판(해당 게임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부적절한 언행을 하는 비율이 높다는 인식) 때문에 특정 게임을 피한 적이 있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어요.

한국도 온라인 언어폭력은 점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온라인상에서 성적 언행, 욕설을 했다가 통신매체 이용 음란죄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는 4,991명에 달하며, 2020년(2,300명) 대비 117% 급증한 수치예요.

게임 커뮤니티에서 오가는 부적절한 언행을 해결하고 바른 게임 문화를 형성이 시급한 문제임을 알 수 있죠.

✅ 유해한 커뮤니티가 게임 수익에 영향을 미친다고?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줄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비영리 단체 ‘Take This’가 2023년 7월에 발표한 ‘긍정적인 게임 문화는 좋은 비즈니스다’ 연구에 따르면 유해한 게임 커뮤니티와 게임 수익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연구의 저자인 ‘라셸 코워트(Rachel Kowert)’ 박사는 긍정적인 게임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 수익 증대의 유인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긍정적이고 건전한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것으로 알려진 게임이, 일반적으로 유해하고 폭력적(기준: 욕, 인종 차별, 여성혐오, 안전에 대한 위협, 살해 위협’ 등을 내뱉는 이용자의 정도)이라고 밝혀진 게임에 비해 수익이 54%나 증가했다고 분석했죠.

유해한 커뮤니티가 광범위하고 부정적인 방식으로 수익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뒷받침 하듯, 게임업계는 게임 내 커뮤니티를 긍정적으로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죠.

 게임 업계가 악성 유저를 걸러내는 방법 

그렇다면, 게임 업계는 악성 유저를 걸러내고 커뮤니티를 긍정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사례를 살펴볼까요?

👾 오버워치

2022년 9월, 블리자드는 오버워치2의 서비스 시작을 앞두고 보이스 챗으로 악성 유저를 잡는 ‘방어 매트릭스’를 소개했어요. 특정 유저에 대한 신고가 이뤄질 경우, 임시 녹음 파일을 텍스트로 변환해 텍스트를 분석하고, 이후에 자체적인 검토 도구가 파일을 분석해 악질 행위를 식별하고 조치에 나서는 방식이에요. 녹음된 음성 파일은 일정 기간만 보존되며, 오디오-텍스트 변환 30일 후에는 텍스트 파일 또한 삭제되므로, 악질 유저를 목격했다면 즉각적으로 신고해야 적절한 조치가 가능하죠.

블리자드 관계자는 게임이 모두에게 재미있고 공정하며 안전하도록 끊임없이 방어 매트릭스를 개선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어요.

👾 리그오브레전드(LoL)

리그오브레전드 운영사인 라이엇게임즈는 유비소프트와 함께 게임 내 유해한 커뮤니티 개선 연구인 ‘무해한 소통(Zero Harm in Comms)’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두 회사가 보유한 기술과 데이터를 토대로 악성 채팅을 감지하는 AI(인공지능) 시스템 고도화 및 건전 언어 분류체계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는데요. 이러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유해한 행위를 감지하고 악영향을 완화하도록 한 것이죠.

또한, 첨단 음향을 활용해 게임 내 유해한 요소들을 대규모로 식별하는 유니티 게이밍 서비스의 커뮤니티 유해성 차단 솔루션인 세이프 보이스(Safe Voice)를 베타 버전으로 출시했어요.

세이프 보이스는 어조, 음량, 높낮이, 억양, 감정, 플레이어 상호작용 시의 맥락 등 고유한 음성 특성을 분석해 뉘앙스를 살린 인사이트를 거의 실시간으로 제공하는데요. 이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유해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플레이어가 상대 플레이어를 음소거하거나 게임 도중 갑자기 퇴장하는 행위 등 게임 진행에 방해가 되는 유해 행위를 신고하면 차단하는 기능을 포함해요.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세계 각지에서 게임의 인기가 많아질수록 문제의 규모도 같이 커짐을 인지하고, 라이엇의 모든 게임에 걸쳐 더 긍정적인 커뮤니티를 조성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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