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의 여행자, 황창민(2) - 고생도 사서, 애정의 아프리카로

2w. 고생도 사서, 애정의 아프리카로

2023.11.09 | 조회 3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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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야기를 모아

매주 목요일, 일상의 지루한 틈을 타 짧은 여행을 떠나보아요➰✈️

오늘도 만나 뵙게 되어 반가워요👋 

땀방울을 흘렸던 저번 주와 달리, 매서운 바람과 함께 떨어진 낙엽을 지나치며 가을이 끝나감을 느낍니다. 매서운 바람처럼 아주 맵고 자극적인 그래서 재미난 여행 이야기 또한 기다리고 있는데요🕺
어떤 에피소드가 펼쳐질지 너무나 기대되지 않으신가요?

 

11월의 여행자, 황창민 여행자의 두 번째 이야기를 들으러 빨리 떠나보아요!

그의 여행 이야기들을 모아, 지금 바로 move or action!

 

일년 반의 여정을 함께한 배낭
일년 반의 여정을 함께한 배낭
다섯 번째 여행자의 여행 스타일은 무엇일까?
여행 레벨도   여행 베테랑, Lv.4 (46개국)
여행 타입      자유로운 방랑자, ANL
여행 스타일   험난한 여정이여 내게로 오라! 고생을 사서 하는 여정과 모험을 즐깁니다.
나의 여행 타입과 레벨도는 무엇일까? https://travel-type-test.webflow.io/

 

〰️

'여행의 재미'라는 불씨가 활활 타올랐던, 아프리카의 대륙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어보려고 해요! 아프리카 여행이 교통 인프라가 좋지 않아 로드트립을 많이 선호한다고 들었는데, 자처해서 대중교통으로 다니신 게 너무나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정보가 없어 여행 중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아요.

아프리카에서 만났던 동행들이 저를 보고 고생을 자처해서 하드하게 여행한다고 하였었는데, 돌이켜보니 그런 편인 것 같아요. 아프리카 여행에서는 나미비아에서만 동행들과 렌트하여 다녔고, 나머지는 오로지 현지 대중교통에만 의존해서 이동하였어요. 한국 사람들이 많이 안 가는 곳을 가고 싶어서 알아보다 보니 대중교통밖에 길이 없더라고요. 나라 간 이동할 때의 대중교통은 구글 지도에서도 없어서 정말 현지 애들에게 물어물어 다녔어요. 근데 웃긴 게 대중교통을 타고 힘겹게 그 지역에 막상 가면 다 유럽 애들이 점령하고 있더라고요. 어딜가나 보인다랄까요..?

동지여 우린 어디에나 있다!!!!
동지여 우린 어디에나 있다!!!!

아프리카 대중교통이 참 재밌는 게 이들만의 시스템이 있어요. 밤에 위험하다 보니 늘 버스 이동은 아침부터 이루어짐에도, 무조건 정원이 채워질 때까지 기다려야 했거든요. 어떨 땐 아침 7시에 짐을 실었는데 밤12시에 떠나기도 했어요. 기다리는 것에 익숙해져서 남는 동안 차에 짐 실어넣고, 시장구경하며 시간을 떼웠었죠.

보기만 해도 고생길이 보이는 봉고차의 자태
보기만 해도 고생길이 보이는 봉고차의 자태

그리고 차는 하나인데 타야 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욱여넣어 두 좌석에 3명씩 앉아가는 일도 일상이였죠.

우겨넣은 짐만 이만큼...
우겨넣은 짐만 이만큼...
2인 3석의 자태... 젭알 살려도...
2인 3석의 자태... 젭알 살려도...

이러한 상태로 10시간 이상을 타야 했었어요. 엄청나게 큰 대륙이란 걸 버스 탈 때마다 실감했었네요.

이정도면 엉뎅이가 의자 모양이 되어도 할말없음
이정도면 엉뎅이가 의자 모양이 되어도 할말없음

엉덩이가 짓눌려 사라질 것만 같은 🐶고생이었지만, 그래도 이 고생을 즐기며 다녔었어요.

하루는 마다가스카르에서도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던 중, 다리가 너무 가려워 긁었는데 웬 바스락거리는 물체가 느껴지는 거예요. 바로 다리를 쳐다보니 바선생이 제 다리를 타고 올라오고 있더라고요.

네????????????????????????
네????????????????????????

바선생마저도 나중엔 익숙해져서 털고.. 다시 자고.. 또 느껴지면 다시 털고.. 자고.. 정말 오바하는 게 아니라 창문에도 천장에도 바선생들이 지나다니며 바선생과 함께 이동하였어요. 봉고차를 같이 탔던 여자 동행은 울면서 타고 그랬어요.

바선생과 함께 하는 여행
바선생과 함께 하는 여행

바퀴벌레 이외에도, 아프리카 길이 워낙 잘 다져지지 않고 장시간 이동이다 보니 옆에 있는 현지인 애기가 제 옷에 토를 한 적도 있었어요. 애기도 정말 고생 많았죠.. 어른도 힘든데 꾸겨져서 차를 타 비탄길을 가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하지만 고생 끝엔 낙이..
하지만 고생 끝엔 낙이..
이곳저곳 누비기
이곳저곳 누비기
커여운 마다가스카르 아이들 찰칵
커여운 마다가스카르 아이들 찰칵

 

와.. 정말 듣기만 해도 정말 하드하네요.. 그럼에도 주어진 환경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즐기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길을 개척하며 다니면서 현지인들에게 사기 혹은 환대 등의 많은 경험을 했을 것 같은데요, 최악의 현지인들과의 만남이 있었을까요?

다행히 안 좋은 일보다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서 많지는 않았는데, 아프리카에서는 크게 두 가지 일이 떠올라요.

 

#1. 잔지바르에서의 버스 티켓 소란

잔지바르에서
잔지바르에서

탄자니아의 섬인 잔지바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다르에스살람을 거쳐야 하는데, 이곳을 갈 때였어요.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도 역시나 이번에도 작은 봉고차를 타고 갔어야 했어요. 당시 여행을 한지 어엿 1년이 지났을 때였는데 봉고차를 너무 많이 타다보니 슬슬 편하게 이동하고 싶더라고요. "큰 버스가 어디없나.." 하며 열심히 찾아보았는데 큰 버스로 하루면 가는 이동 경로가 있더라고요? 근데 다 하나같이 블로그에 다 사기를 당한 후기로 가득 차 있는 거예요.  

‘에이 설마.. 나도 그러겠어..?’

일단 내가 가고싶으니 난 아닐거야^^
일단 내가 가고싶으니 난 아닐거야^^

무려 3개의 사기 후기를 봤음에도 자기 최면을 걸며 이 버스 티켓을 끊는 감행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큰 이상은 없었어요. 늘 그랬듯 아침부터 12시간을 기다린 끝에 버스를 탄 후 국경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때였어요.

“아 몰랑 난 여기까지~ 국경 넘어서부터는 알아서들 가”

너 일루와
너 일루와

이때부터였어요. 국경을 넘어 다르에스살람에서 내려줘야 하는데 국경에서 내려준다는 거예요. 완전 배째 마인드로 생떼를 부리더라고요. 여기서 새로운 버스를 타려면, 정보를 알아봐야 하고, 더불어 돈까지 더 내야하고, 여러모로 수고를 더해야 하는 거잖아요. 안 그래도 지칠 대로 지쳤는데 순간 꼭지가 너무 돌아 한국어로 쌍욕을 내던졌어요.

나 돈 안낼 거야 이새꺄!!!!!
나 돈 안낼 거야 이새꺄!!!!!

“아니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나 돈 안낼 거야!!!!!!!! 너네가 다 책임져!!!!”

소리소리를 지른 끝에 결국 국경을 넘어서 원래 목적지까지 갈 수 있어요. 근데 여기서 끝난 게 아니라 뇌절을 하더라고요. 이번엔 국경 넘어왔으니 돈을 더 내라고요. 이미 국경을 넘었기에 화폐가 소진되어서 알아서 하라하고 지랄지랄을 한 뒤 배낭을 챙겨 뛰쳐나왔었어요. 정말이지 여행하면 택시기사, 버스기사와의 싸움이 제일 진절머리 나는 것 같아요. 

그래도 대왕 거북이도 보고 잔지바르는 좋았다구여~
그래도 대왕 거북이도 보고 잔지바르는 좋았다구여~

 

#2. 에티오피아에서의 소매치기

아프리카 여행의 끝을 달리고 있던 에티오피아에서였어요. 1년 동안 잔잔바리의 덤탱이와 비행기, 기차를 놓친 적은 꽤나 있었지만 다행히도 소매치기를 당한 적은 없었다 보니 마음이 풀어지면서 이전보다 편하게 다니게 되더라고요. 마음의 풀림에 냄새라도 맡았다는 듯이 바로 일이 터졌어요. 동행이랑 관광품 시장에 길을 걷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들이 팔을 붙잡으며 "으으으ㅡ으"하며 눈을 뒤집고 정신이상 행동을 보이는 거예요.

대충 이런 느낌
대충 이런 느낌

우리의 시선이 그 사람에게 돌려진 순간, 반대편에서 제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쓱 빼가는 게 직감적으로 느껴져서 저도 모르게 소매치기범의 머리를 잡아 눌렀어요.

일단 잡고 본다
일단 잡고 본다

”야 너 미쳤어???????!!!!!!”

동행이 저의 행동을 보고 놀라서 미쳤냐고 소리쳤었어요. 아무래도 안전한 나라는 아니다보니 저의 갑작스런 돌발행동에 놀랐던 거죠.

”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사실 저도 제 행동에 놀랐어요.(웃음) 의도한 게 절대 아니라 저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나온 행동이었거든요. 다행히 머가뤼를 누른 탓에 소매치기범의 손에 쥔 핸드폰을 다시 뺏고 길을 나아갈 수 있었지만요. 진짜 별의별 방법으로 팀을 꾸려 소매치기나 사기를 치는 것 같아요. 남아공에서는 워터풀을 가려고 직원의 안내를 따라 들어갔는데 웬 미용실에 ATM이 있는 곳으로 데려간 적도 있었어요. 저는 다행히 어째저째해서 잘 빠져나왔지만, 이런 식으로 빠져나갈 구멍을 못 만들게 만드니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됩니다. 아프리카 여행을 정말 재밌게 했지만, 위험한 건 사실이기에 조심하며 다녀야 해요.

 

+

번외로 아프리카는 아니고 영국에서 있었던 일인데, 찐으로 몇십만원을 난린 적도 있었어요.

영국에서 축구 티켓 사기였어요. 토트넘 구장이 처음 오픈했을 날이었어요. 첫 오픈 구장의 첫 경기에 무려 손흥민이 선발이었던 정말 역대급 경기였기에, 안 가고 못베기잖아요? 당시 표가 없어서 30만원을 주고 암표를 힘겹게 샀어요. 정말 설레는 마음으로 구장에 들어갈 만발의 준비를 하였는데…

네… 결과는 뭐.. 사기였죠…

이런 쎄팔....
이런 쎄팔....

갔으면 평생 씹어먹을 수 있었던 추억거리도 잃어버린 것도 모자라, 장기 배낭여행자에게 정말 소중한 30만 원의 돈을 잃어버리니 허탈하더라고요. 당시 같이 다니던 한국인 동행과 함께 쌍으로 사기를 당한 채 경기장 대신 한인식당에서 소주를 들으키며 TV 너머로 경기로 보았답니다..

 

 

반대로 정말 천사 같은 현지인들과의 만남 또한 기대되어요! 어떠한 환대로 여행의 경험을 쌓았는지 궁금합니다.

아프리카 여행을 했을 때 테러가 2번 일어났었어요. 한 번은 모잠비크에 가기위해 다시 역행하여 남아공으로 내려갔을 때였어요. 남아공 조아네스에서 도착하자마자 숙소를 예약하고 짐을 내려 밥도 먹으며 동네 구경을 하려고 나가려고 하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저를 붙잡는 거예요.

“나가지마!! 지금 너무 위험해!!!”

여기 온 지 몇 분안되었기에 상황이 어떤지 몰라 당연히 삐끼들 때문에 조심하라고 하는 줄 알고 흘려듣고 나갈 채비를 하려 했어요. 근데 아주머니가 한 번 더 제 동행을 붙잡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니 친구 제발 지금 밖에 나가지말라고 전해줘”

그래서 상황이 진짜 심각한구나를 깨닫고 곧잘 말을 들었어요. 여행 단톡방을 통해 소식을 나이지리아 애들이랑 서로 불지르며 싸우고 난리가 났었더라고요. 사상자도 3명이나 나와 뉴스에도 나온 큰일이던 거죠. 그 아주머니께 진심으로 감사했어요. 정말 멋모르고 나가면 큰일 날 뻔했는데.. 덕분에 좀 잠잠해질 때까지 숙소에만 있다가 빠르게 다음 도시로 넘어갈 수 있었어요.

처음 남아공갔을 때의 추억
처음 남아공갔을 때의 추억

이외에도 아프리카가 엄청나게 못 살고 그래서 불행하게 살거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현지인들에게 얻어먹은 적이 많았어요. 한 번은 에티오피아에서 현지인 식당에 갔는데 어떤 현지인분 생일이었는지 통채로 다 빌리신 거예요. 자리가 없어 다른 식당 알아보려던 찰나에 식사를 하고 있던 현지인 저를 불렀어요.

"일로 와 들어와서 같이 놀자!!!"

그렇게 맥주랑 음식 다 사주셨어요.

와우... 진짜 실하게 사주셨다...
와우... 진짜 실하게 사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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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민 여행자의 이야기는 다음주에도 이어집니다 :)
[다음편. 최고의 기억으로 채워진, 따뜻함의 여정]

지나쳐온 46개국 중 최고의 여행지는 어디였을까요?
그 대답은 생각보다 거창한 곳이 아니였습니다.
고생 끝에 다다른 곳에서 따뜻한 추억이 쌓아올라간 여행지에서는 어떤 만남과 장면이 펼쳐졌을까요?

 

*뉴스레터에 사용되는 사진의 저작권은 인터뷰이에 있습니다. 

*[황창민] 여행자의 SNS  👉 @xxang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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