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여행자, 김성호(4)-아무리 세상이 갈라놓아도, 멈추지 않을 여행

4w. 아무리 세상이 갈라놓아도, 멈추지 않을 여행

2024.03.28 | 조회 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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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야기를 모아

매주 목요일, 일상의 지루한 틈을 타 짧은 여행을 떠나보아요➰✈️

오늘도 만나 뵙게 되어 반가워요👋 

왜 이렇게 시간이 빠른 거죠? 왜 벌써 4월인거죠? 시간이 순삭당하는 게 영 썩 맘에 들진 않지만 괜찮아요.. 우리에겐 재미난 여행 이야깃거리가 있으니깐요🕺

데헷데ㅎㅔㅅ
데헷데ㅎㅔㅅ

벌써 3월의 여행자, 성호님의 마지막 이야기만 남았는데요. 2주 차에서 못다한 엘살바도르에서는 대체 어떠한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더불어 어떠한 사람들을 마주했던 것일까요?

 

지금 바로 3월의 여행자, 김성호 여행자의 마지막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의 여행 이야기들을 모아, 지금 바로 move or action!

터키에서
터키에서
열 번째 여행자의 여행 스타일은 무엇일까?
여행 레벨도   여행 베테랑, Lv.4 (40개국)
여행 타입      자유로운 방랑자, ANL
여행 스타일   낯선 땅에서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고 연이 없던 현지인들과 친해지면서 스스로가 '살아남을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는 여행지를 찾아 헤맵니다.
나의 여행 타입과 레벨도는 무엇일까? https://travel-type-test.webflow.io/

 

〰️

아쉽게도 마지막 이야기가 벌써 찾아왔어요. 인터뷰를 진행하며 앞으로 새롭게 다가올 여정은 [남미 대륙]이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이 이야기에 앞서, 중단되었던 중남미 여행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2주 차에서 가볍게 말씀드린 바와 같이, 멕시코 산크리스토발의 민박에서 정말 좋은 친구를 한 명과 형님 한 분을 만나게 되었어요. 첫 만남이었음에도 마음이 잘 맞았던 저희는 다 같이 이곳에서부터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의 중남미 대륙을 육로로 지나쳐 남미의 땅끝 아르헨티나까지, 아메리카 대륙 횡단을 기약하며 본격적으로 발걸음을 움직이게 되었어요.

과테말라 이곳저곳을 돌며 여행을 하다, 한국어를 잘하는 일본인 친구와도 친해지게 되었어요. 이 친구 또한 중남미서부터 남미까지 육로 횡단을 원했지만, 여자 혼자 여행 중인지라 치안으로 인해 엘살바도르를 거쳐 가는 육로 이동을 망설이고 있다는 걸 듣게 되었죠. 저희와 동일한 여정 길을 꿈꾸고 있다는 사실에 혹시나 하고 원한다면 함께 가자고 하였어요. 이렇게 모인 4명은 드디어 엘살바도르로 향하였습니다.

엘살바도르는 사실상 할 게 없는 곳이에요. 워낙 위험한 곳이기도 하고, 저희 또한 육로 이동을 위해 거쳐가는 곳이었죠. 그런데 바로 이곳에서 저의 아메리카 횡단 여행은 중단하게 되었어요. 버스가 눕혀지는 사고를 당했었거든요. 

타기 전부터 만원이었던 버스
타기 전부터 만원이었던 버스
 사고가 났던 버스..
 사고가 났던 버스..

육로 이동을 하다 만석인 버스를 탑승했을 때였어요. 동행들은 사람들에 낑겨 서 있었고 저는 운이 좋게 자리를 발견하여 창가 자리에 앉게 되었어요. 문제없이 잘 가다가 갑자기 버스가 제가 있던 창문쪽으로 눕혀지는 사고가 나게 된 거예요. 눈깜짝할 새에 벌여진 일이 정신이 정말 혼미하였어요. 다행히도 서 있었던 동행들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탓에 서로서로가 쿠션 역할이 되어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창문 바로 옆에 있던 저는 땅에 힘껏 부딪히면서 턱밑과 귀가 찢어지게 되었어요.

사고 후 응급실로 바로 향하였다
사고 후 응급실로 바로 향하였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에 너무 놀라기도하고 타지에서 사고로 20바늘을 꼬매다 보니 마음이 쉽지는 않았어요. 한국에 돌아가서도 1년간 버스를 못탔을 정도로 어려움이 있었거든요. (물론 지금은 트라우마를 잘 극복하고 문제 없이 잘 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휴식을 취한 후 상처가 아물면 남미 여행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몸도 마음도 여행을 당장 나아가기에는 무리가 있어 저만 중도하차하기로 하였어요. 저 또한 여행을 이어갈지 한국으로 돌아갈지 고민을 하고 있었지만, 현재 저 때문에 모든 동행자가 여행 일정을 포기할 수 없기에 나는 괜찮으니 대신해서 여행을 끝까지 이어가달라고 부탁하였어요. 다행히 3명의 동행들이 건강히 본인의 여행을 마무리 했어요. 당시 사고이후, 동행들이 너무나도 고마웠던 게 제가 많이 다쳤다보니 병원을 지속 왔다갔다 하였는데, 그 할일 없는 나라에서 저 때문에 며칠을 더 머물며 도와주었어요. 

근데 참 사람일이 신기해요. 어찌보면 사고로 인해 바라던 여행의 꿈을 접어야 하나 싶은 서러운 상황 속에서 말도 안되는 새로운 은인을 만나게 되었어요. 

사고가 난 당일 병원에 이송되어 스물 바늘을 꼬매고 나아지길만을 기다리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다음날이 되니 목이 아예 안돌아가는 거예요. 너무 세게 바닥과 부딪혀서 근육이 놀라 경직되어었나봐요. 일단 한국에 돌아가고 싶어도 이러한 몸 상태로 비행기를 탈 수 없어서 병원에 물리치료기기가 있나 찾아봤지만 없더라고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서치해보니 또잉..? 한의원이 있는거예요..?

엘살바도르에.. 한의원이요..????
엘살바도르에.. 한의원이요..????

그것도 한인분이 운영하시는 한의원이요. 가격대가 조금 있었지만, 현재 너무 급박하다보니 두어번 정도만 맞자!하고 찾아갔었어요. 신기한게 현지 사람들이 엄청 많더라고요. (원장님 왈, 부자인 현지인들이 침을 엄청 좋아한다고 하신다.)

흔치 않는 어린 한국인이 찾아오다보니 원장님이 놀라셔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셨어요. 제 상황을 다 얘기해주더니, 침을 놔주시면서 이렇게 말씀주시는 거예요.

”여기있는동안 침 공짜로 나줄테니까 매일 와요. 대신 여기 있는 동안 내 말동무가 되어줘요!”

자기 딸과 비슷한 청년이 낯설고 무서운 여행지에 와서 사고까지 나 고생을 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는지 무료로 진료를 봐주셨어요. 심지어 한약까지 무료로 지어주시고요.

인류애 대폭발…  완죤 감동이잔하... 드라마 아닌가요..?
인류애 대폭발…  완죤 감동이잔하... 드라마 아닌가요..?

그래서 매일가서 침맞고 옆에서 말동무가 되어드렸어요. 원장님이 수요일은 오전 진료만 하셔서 밥도 함께 먹고 하였어요. 원장님이 원래 한국외대 스페인어학과를 졸업하고 LA에서 외교업무를 하시다가 LA에 동국대 한의학과 분교가 있다는 걸 알게되시고 도전을 하게 되었대요. 원래도 한의학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으셨다고 하였어요. 그렇게 공부를 하셔서 졸업을 하고 스페인어를 하실 줄 아시다보니 40살에 엘살바도르로 와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계신 너무나 멋진 분이셨어요.

”보면서 어릴 때 생각이 많이 나네요. 저 또한 청년 때 여행을 즐겨했었거든요.”

정말 제게 은인같은 분이셨어요. 당시 여행을 멈추고 싶지 않은데 몸은 성하지 않고.. 나흘 째 되던 날 원장님께 여쭈었어요.

”원장님, 저 정말 어떻게 해야할까요..?”
”지금은 그냥 한국을 가요. 여행은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지만, 건강은 잃으면 찾을 수 없어요.”

그날에 바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어요. 그리고 마지막 날, 원장님과 마지막 식사를 하였어요.

”성호야 마지막으로 뭐 먹고 싶니?”
”마지막으로 삼겹살 한 번 굽고 싶습니다!!!!”

신기한 게 한식당이 있더라고요. 소주 한 병을 시켜 함께 들이 켠 후, 한국의 길로 떠나게 되었어요. 정말 제게는 은인같으신 분이에요. 제 건강도, 제 마음도 이 원장님과의 만남이 없었다면 전 정말 좌절했을지도 몰라요. 현재도 너무 감사해서 매번 새해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3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3
턱, 귀, 어깨까지 다쳤지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병원에서도 외국인 환자라 우선으로 해주셔서 감사하고, 한의원 원장님을 만나게 된 것도 감사하고, 동행들도 아픈 저를 위해 간호해주고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br>
턱, 귀, 어깨까지 다쳤지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병원에서도 외국인 환자라 우선으로 해주셔서 감사하고, 한의원 원장님을 만나게 된 것도 감사하고, 동행들도 아픈 저를 위해 간호해주고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지금껏 11명의 여행자를 거쳐오면서 느끼는 거지만, 여행은 정말 사람의 도움과 환대가 없으면 나아갈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여행에서 모든 만남이 감사입니다😁
지금껏 11명의 여행자를 거쳐오면서 느끼는 거지만, 여행은 정말 사람의 도움과 환대가 없으면 나아갈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여행에서 모든 만남이 감사입니다😁

 

수많은 국가의 여행 속에서 희로애락의 상황들을 많이 마주친만큼 성호님만의 여행 꿀팁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배낭여행과 관련하여 공유해주실 꿀팁이 있으실까요?

🕺즉흥 여행자는 이렇게 여행을 해요!

첫날 숙박만 정해놓고 여행을 떠납니다. 도착을 하면 대중교통을 타게 되잖아요? 대중교통에서든 오고가며 만난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편이에요. 스몰토크를 시작으로 여행지와 관련하여 이야기를 자연스레 넘어가요. "어제는 어디갔어? 어제그저께는??" 만약 말을 건 상대 옆에 친구가 있으면 대화를 토스하기도 하고요. 이런식으로 얘기하다보면 현지인이든 여행자든 불편해 하지 않고 얘기해줘요. 대화 중에서 꽂혔던 몇곳을 검색한 후 사진을 보고 맘에 들면 바로 그곳으로 떠나는 식으로 여행을 합니다.

현지 혹은 외국인 여행객 등 다양한 친구들을 사귈 수도 있고 더불어 여행 계획을 안해도 정보를 얻어갈 수 있으니 일석이조예요. 또 그러다가 예견치 못하게 정말 재밌는 장소, 좋은 사람을 만나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도파민이 터지게 됩니다.

일명 마당발 여행
일명 마당발 여행

😎 여행도중 잠시 쉬며 홀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이방법은 어떠신가요?

저는 여행을 가면 책 1권을 들고가서 책을 들고 있는 여행자들과 책을 바꾸는 편이에요. 그들은 어떠한 주제에 관심이 있는지도 알 수 있고, 제가 알지 못했던 영역의 책을 도전할 수 있게 되니 하나의 소소한 재미가 되어주더라고요.

 

여행자마다 여행을 기억하는 방식이 다르죠. 기나긴 여행을 기록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을까요?

유튜브를 시작한 이후로, 영상이 메인 기록처인 것 같아요. 최근에도 갤러리를 보다 깜짝놀랬어요. 사진이 너무 없더라고요.(웃음) 유튜브를 하기 전에는 [녹음]을 하였어요. 이전부터 말하는 직업을 지속 꿈꿨기 때문에 자연스레 말로 기록하게 되더라고요. 예전에도 인도 우다이푸르에서 너무 행복했던 순간에 말로 순간을 기록하였어요. 날것의 이야기와 더불어 현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리를 함께 담아낼 수 있는 게 큰 매력인 것 같아요.

”2014년 OO월 OO일, 우다이푸르에 도착하자마자 배가 아팠었는데 친구가 사준 물을 원샷하고 리틀프린스에서 먹은 육개장 한그릇을 비웠다 …."

지금 직업이 진짜 천직이네요오….
지금 직업이 진짜 천직이네요오….

 

마지막으로는 <모아>의 필수 엔딩 질문입니다. 성호님에게 여행이란 어떠한 존재인가요?

지속적으로 배낭을 들기 전의 어린 날에 저는 각박하고 계획적인 사람이기도 하였어요. 계획대로 되지않으면 화가나기도 하였고요. 첫 인도 여행에서부터 이 모든 게 깨지기 시작하였어요. 다음 도시로 넘어가야 하는데 몇 시간을 기다려도 기차가 안와요. 그러면 옆에서 현지인이 한마디 거들어요. “노프러블럼!” 프러블럼인데 자꾸 노프러블럼이래요. 이해가 안갔었죠.

“기차는 결국엔 와. 너가 원하는 곳에 결국에 도달할 수 있어. 그러니 걱정하지마”

인생도 그런 것 같아요. 저 또한 지금의 방송인 일을 하기까지 3번의 직업이 바뀌는 과정이 있었고, 원했던 여행을 중단하는 상황이 2번이나 찾아왔었어요. 세상이 내가 계획했던 길을 가로막고 때로는 상황이 절대적으로 따라주지 않아도 언젠가는 그 자리에 도착해 있더라고요. 여행에서 얻은 것은 바로 이것이에요. 길을 돌아가더라도 그리고 때론 멈춰서더라도 내가 멈추지 않으면 언젠간 그 끝엔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요.

이러한 삶의 깨달음을 준 여행은 내가 그리고 우리 모두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큰 매개체라 생각해요. 여행이 재밌어서, 본능적인 이끌림에, 생명력을 느끼러 홀로 떠나지만, 나중에 보면 둘이 되고 셋이되고… 스스로도 살아있음을 느끼지만 결국 함께 살아가는 세상임을 느끼게 해주어요. 나를 찾으러 떠나는 것인데 남 또한 이해하게 되는, ‘내가 살아있음’을 ‘세상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입니다.

 

”버스를 같이 탔다는 이유만으로, 기차를 같이 탔다는 이유만으로, 목적지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모두는 친구가 될 수 있다. 나는 혼자 여행하지만, 혼자 여행하지 않는다.”

여행 도중의 성호님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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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근두근 4월의 여행자는 누구일까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저 또한 기대됩니다 :)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주 목요일에 만나요!

 

*뉴스레터에 사용되는 사진의 저작권은 인터뷰이에 있습니다.

*[김성호] 여행자의 INSTA  👉 @do_seongho
*[김성호] 여행자의 YOUTUBE  👉 두성호 세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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