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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강생의 동의를 득했으며, 저작권 일체는 커리어블에 있습니다 -
작제 : 벽을 키워드로 자유롭게 작문하시오.
벽은 흔히 장애물이나 한계를 의미한다. 그러나 그 벽이 때로는 얼마나 눈물겹고 고마운 존재인지, 경험해 본 사람은 다 안다. 길어야 2년, 혹은 더 짧은 기간마다 바리바리 짐을 싸 들고 이사해야 하는 이 시대 집 없는 이들은 모두 안다. 4개의 벽으로 둘러싸여 있을 뿐인 집의 절실함을.
어린 시절부터 나는 지독하게 많은 이사를 경험했다. 끊임없이 바뀌는 주소지도 싫었지만, 무엇보다 싫었던 것은 범접하기 힘든 남의 집 벽들이었다. 수많은 이사 속에서 마주보는 벽들. 나는 그곳에 아무 추억도 심지 못했다. 친구들의 집에 갈 때면 벽에 나란히 걸린 상장, 그림 혹은 옛날 사진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새집에 들어가 만난 벽들은 내가 그곳을 떠날 때까지 벽으로 남았다. 그 벽들에 내가 무언가를 심기에는 머무를 시간이 짧다는 것을 나도 부모님도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꼭 필요한 것만 걸고, 남의 집 벽에 괜히 흠집 내지 마라” 어머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지만, 언젠가 글짓기에서 타온 커다란 상장을 마루에 못 걸었던 것은 끝내 아쉬워하셨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우리의 집도 있다. 그러나 다 큰 자식들은 또 따로 가정을 꾸려나갔다. 그 대부분은 우리 부모님이 그랬던 것처럼 마음 붙이기 힘든 벽들을 지나가며 살고 있다.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그저 단출히 네 개 벽만으로 이루어진 집은 그저 먼 꿈이다.
매일같이 주변에는 새로운 벽이 올라간다. 그리고 어느새 보면 높이 솟은 집들이 즐비하다.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긴 지 오래라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이들이 집 없이 그래서 마음 붙일 벽 없이 떠돌고 있다. 자고 나면 수억이 집값 위에 얹혀지는 상황에서 이들의 방황이 곧 끝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민의 신음이 깊어지자 늦었지만, 곳곳에서 원가 공개, 후분양제 등과 같은 해결책이 나오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느닷없는 신도시 건설 계획으로 사람들을 새벽에 뛰쳐나가게 만드는 관료도 여전히 존재한다.
집은 기호품이나 사치품이 아닌 필수적인 요소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 집은 아직 투기꾼들의 멋진 사냥감이다. 이런 뒤틀린 현실을 보면서 나는 나 역시 끝까지 낯선 벽들 사이를 전전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떨치지 못한다. 내 아이들은, 아니 우리 모두의 아이들이 낯선 벽을 떠돌지 않고, 추억을 심을 곳을 가지는 세상을 나는 꿈꾼다. 집이 절실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 될 대, 벽은 낯선 것이 아니라 신나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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