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쓰는 #퇴고 없는 에세이
'후하 후하, 숨셔 민경아 숨!'
가끔 숨쉬는 것도 잊을만큼 가쁜 호흡으로 살고 있는 요즘이에요. 지금은 출근길 지하철에 앉아 잠시 숨 돌리며 이 글을 쓰고 있고요😙
'왜이렇게 바쁘고 정신이 없는가?' 생각해 보았는데요. 주어진 과업이 많은 것보단 제 어떤 바람 때문에 이렇게 소란하다는 걸 어제 깨달았어요.
요즘 맡은 일은 '월, 화, 수, 목, 금' 차곡차곡 나눠하면 그리 바쁜 일도 아닌 일들인데요. 저는 일주일 동안 하라고 주어진 업무를 적어도 수요일까지는 끝내고 싶어 하더라구요🫢 (그러니 혼자 너무 바쁘고 난리랍니다‼️)
'기한을 못 지키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 때문에 제가 저러는 줄 알았는데요.
그것도 영향이 있겠지만 더 큰 것은 '무언가 남아 있는 찝찝함을 견디지 못하는 기질' 때문이라는 것이 지금의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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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혹시 막대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손이 끈적해지신 적이 있나요?🍨
여러분은 끈적해진 손으로도 남은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는 아이였나요, 아니면 바로 우엥 하고 울어버리거나, 찝찝함에 압도되어 남은 아이스크림을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해치우는 아이었나요?
저는 후자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도 무언갈 먹다가 손이나 다른 부분이 더럽혀지면 입맛이 뚝 떨어지기도 하고요.
이런 기질은 일상의 다른 장면에서도 쉬이 포착되는데요.
일단 저는 카카오톡 채팅 목록에 빨간 동그라미 1이 떠 있는 걸 참지 못해요.
새로 태어나길 바라는 사람처럼 샤워도 매일 오래오래 하고, 잠들기 전에 몸 안에 무언가를 남겨두기 싫은건지 화장실도 여러번 가요.
그리고 사람들과 관계에서 애매모호하거나 불편한 일이 생겼을 때 그걸 바로 풀어버리고 싶어 하구요.
그리고 앞서 말했던 업무 문제도 있고요.
이런 기질에 의해 발생되는 욕구, 정서, 생각, 행동은 저를 참 피곤하게 해요.
답장할 시간이나 정신력이 없을 때도 온 메시지에 답장을 할 때나, 피곤해 죽겠는데도 샤워를 끝내지 못할 때, 나올 것도 없는데 계속해서 화장실에 가야만 한다고 생각할 때.. 그리고 피마르는 텐션으로 업무들을 쳐낼 때 말이죠.
무엇보다 관계에서, 저는 상대가 준비될 때까지 잘 기다려주지 못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 또한 마음을 정리하고 그것을 정리해서 전달할 준비가 필요할텐데, 저에게도 그런 시간을 주지 못한 것 같구요.
그래서 앞으로는 이렇게 해보려고요. 무언가 남아 있는 걸 견디는 연습, 나아가서는 즐기는 연습을 해보려고요.
이 글을 쓰는 바로 지금, 친구에게 카톡이 왔는데요. 길게 답할 필요가 있는 건이라 보자마자 피곤해졌어요.
길게 답해야 해서 피곤한 게 아니라, 지금 상황(버스를 기다리고 있고 도착한 후에는 바로 업무를 시작해야 하거든요)에서 바로 헤치우려 해서 피곤하다는 걸 알아차렸고, 오후에 여유가 될 때 답장하면 된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었어요. 그러니 피곤함이 조금 가시네요.
앞으로도 이렇게 하나씩 연습해보려구요. 끈적해진 손으로도 남은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는 어떤 아이를 상상해 보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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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젤
아이스크림 먹고 나서 손을 씻을 여유가 있다면 상관없을 듯한데요 만약 그렇지 않고 뭔가 업무가 있다면 굉장히 불편할듯 하네요.^^
무결레터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네요👀 신기해요, 아이스크림은 언제나 객관적으로 달달할텐데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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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숙
연습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최고로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먼저 고르고^^ 맛이 찜찜함을 이긴다 정말로 ^^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고 노력하는 모습 보기 좋아요
무결레터
자기가 최고로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고르면 확실히 연습이 더 쉽겠어요~! 지혜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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