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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기운과 함께 여행의 설렘이 가득한 4월 24일 금요일입니다. 벚꽃이 지고 푸른 잎이 돋아나는 이 시기는 스케치북 한 권 들고 어디론가 떠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죠.
우리는 여행지에서 수많은 사진을 찍지만, 정작 그 장소의 공기와 바람의 냄새를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요? 셔터를 누르는 0.1초의 순간보다, 펜으로 선을 긋는 10분의 시간이 그 장소를 훨씬 더 깊고 입체적으로 뇌리에 새겨줍니다.
오늘 17호에서는 완벽한 풍경화가 아닌, 여행의 설렘과 현장감을 담아내는 '여행 스케치'의 기술을 다룹니다. 사진보다 더 진한 추억을 남기는 법, 지금 시작합니다.
1. 🎶 오늘의 음악: 자오 드 사가장(Zaho de Sagazan), 현대 프랑스의 가장 뜨겁고 자유로운 에너지

📌 초보자 가이드: 낯선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의 긴장감과 해방감을 동시에 느껴보세요. 가사보다는 리듬과 음색이 주는 공간감에 집중해 봅니다.
오늘 소개할 뮤지션은 현재 프랑스 음악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존재감을 뿜어내는 자오 드 사가장(Zaho de Sagazan)입니다.
2024년 '빅투아르 드 라 뮈지크(프랑스의 그래미상)'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프랑스 샹송의 미래로 불리는 아티스트죠.
오늘의 추천곡: Zaho de Sagazan - 'La symphonie des éclairs' (번개의 교향곡)
이 곡은 몽환적인 전자음악 사운드와 그녀의 깊고 허스키한 보이스가 어우러져 마치 기차를 타고 낯선 유럽의 들판을 지나가는 듯한 기분을 줍니다. 자오는 자신의 예민함과 고통을 '번개'에 비유하며, 그것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노래합니다.
여행 드로잉도 이와 닮았습니다. 낯선 곳에서 느끼는 막막함과 예민한 관찰력을 스케치북에 쏟아내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교향곡이 되죠. 그녀의 음악이 정형화된 틀을 깨고 자유롭게 뻗어 나가듯, 우리의 여행 스케치도 '똑같이 그려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습니다.
💡 [morceau drawing & missions 1] 리듬의 궤적 그리기
- 준비 : 검은색(또는 진한 남색) 색연필과 노란색 색연필을 준비하세요.
- 드로잉 : 종이 한가운데에 동그라미(달)를 그립니다.
- 컬러링 : 동그라미 안은 가장 밝은 노란색으로 칠하고, 동그라미 주변의 바깥 배경은 검은색으로 아주 빡빡하고 캄캄하게 칠해보세요.
- 배경이 어두울수록 노란색 달이 마치 스스로 빛을 내는 것처럼 눈부시게 보일 거예요!
2. 🎨 주목할 만한 작가: 장 필립 델롬, 무심한 듯 시크하게 일상을 포착하는 법
📌 초보자 가이드: 모든 것을 다 그리지 마세요. '느낌'만 살려도 충분합니다. 프랑스 일러스트의 대가가 보여주는 미니멀리즘의 미학을 배워봅니다.

프랑스의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장 필립 델롬(Jean-Philippe Delhomme)은 전 세계 패션지와 광고계가 사랑하는 작가입니다. 그의 그림을 보면 "어? 나도 이 정도는 그리겠는데?" 싶을 정도로 선이 단순하고 힘이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진짜 실력은 '핵심적인 디테일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히 생략하는 능력'에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카페에 앉아 있는 사람, 호텔 방의 풍경 등을 마치 크로키하듯 툭툭 그려내죠. 배경은 대충 몇 줄의 선으로 처리하지만, 그 인물이 입은 옷의 색감이나 특유의 포즈는 기가 막히게 잡아냅니다.

💡 [목쏘 드로잉 & 컬러링 미션 2] 델롬 스타일의 1분 카페 드로잉
- 지금 내 앞에 있는 커피잔이나 소품 하나를 선택합니다.
- 드로잉 : 1분 타이머를 맞추고, 선을 예쁘게 정리하려 하지 말고 보이는 대로 슥슥 그립니다. 삐뚤어진 선이 오히려 '현장감'을 줍니다.
- 컬러링 : 전체를 다 칠하지 마세요! 가장 포인트가 되는 부분(예: 커피 액체나 컵의 로고) 딱 한 곳만 수채화 느낌이 나는 맑은 색으로 칠하고 나머지는 여백으로 남겨두세요. 훨씬 세련된 느낌이 납니다.
3. ✍️ 금주의 드로잉 기법: 컨투어 드로잉 (관찰의 순도 높이기)
📌 초보자 가이드: 종이를 보지 않고 대상만 보며 그리는 '눈과 손의 일치' 훈련입니다.

여행 스케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찰'입니다. 사진은 기계가 관찰하지만, 드로잉은 내 눈이 관찰하죠. 컨투어 드로잉(Contour Drawing)은 종이를 보지 않고 오직 대상의 외곽선(Contour)만 따라가는 기법입니다.

- 대상의 한 점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 내 눈이 그 선을 따라 천천히 움직이는 속도와 똑같이 손을 움직입니다.
- 형태가 찌그러져도 상관없습니다. 오히려 그 찌그러짐이 내가 대상을 얼마나 치열하게 보았는지를 증명해 줍니다.
💡 [목쏘 드로잉 & 컬러링 미션 3] 눈으로 만지는 내 손 드로잉
- 왼손을 복잡한 모양으로 쥐고, 종이를 보지 않은 채 오른손으로 왼손의 외곽선을 그립니다.
- 손등의 주름, 손톱의 굴곡 하나하나를 펜 끝으로 만진다고 생각하세요.
- 컬러링 : 엉망진창(?)으로 그려진 손 그림 위에, 실제 내 피부색이 아닌 '내가 오늘 느끼는 기분의 색'을 칠해보세요. 파란색 손, 보라색 손도 좋습니다. 관찰의 밀도가 느껴지는 예술적인 드로잉이 될 거예요.
4. 💡 미술사 이야기: 사진기가 없던 시절의 '인증샷', 그랜드 투어(Grand Tour)
📌 초보자 가이드: 18세기 귀족들이 여행지에 화가를 데리고 다녔던 이유, 그리고 그들이 남긴 기록의 가치를 알아봅니다.
18세기 유럽의 젊은 귀족들에게는 이탈리아 등지로 떠나는 '그랜드 투어'가 필수 교육 과정이었습니다. 지금의 '배낭여행'과 비슷하지만,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없었죠. 그래서 그들은 여행의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전문 화가를 동행하거나, 본인이 직접 스케치북을 들고 풍경을 담았습니다.
특히 베네치아의 풍경을 정밀하게 그린 카날레토(Canaletto) 같은 화가의 그림은 당시 귀족들에게 최고의 여행 기념품이었습니다. 하지만 화가들만 그림을 그린 건 아닙니다. 대문호 괴테 역시 이탈리아 여행 중 수많은 스케치를 남겼고, 그는 "글로 묘사하는 것보다 한 번 그리는 것이 대상을 훨씬 더 명확하게 이해하게 해준다"고 말했습니다.
💡 [목쏘 드로잉 & 컬러링 미션 4] 나만의 '그랜드 투어' 기념 엽서
- 최근에 다녀온, 혹은 가고 싶은 여행지의 랜드마크 사진을 하나 꺼냅니다.
- 사진을 똑같이 베끼려 하지 말고, 사진 속 건물에서 가장 인상적인 형태(예: 아치형 창문, 뾰족한 지붕) 하나만 크게 그립니다.
- 컬러링 : 18세기 빈티지 지도 느낌이 나도록 배경을 연한 황토색이나 차(Tea)를 우린 물(연한 커피물도 좋아요.)로 살짝 적셔 말려보세요. 그 위에 펜 드로잉을 더하면 나만의 역사적인 여행 기록이 됩니다.
5. 👤 이번 주 미션: 짐 가방 속 '나만의 물건' 그리기
📌 초보자 가이드: 거창한 풍경이 부담스럽다면, 내가 가져온 소박한 소지품부터 시작해 보세요. 물건 하나에 여행의 모든 기억이 담깁니다.
여행지에서 내가 매일 쓰는 칫솔, 낡은 운동화, 읽고 있는 책 한 권. 이런 소소한 소지품들은 훗날 에펠탑 사진보다 더 생생하게 그날의 공기를 떠올려 줍니다.
💡 [목쏘 드로잉 & 컬러링 미션 6] 여행자의 파우치
- 가방 속에 있는 물건 3가지를 꺼내 자유롭게 배치합니다.
- 물건들이 서로 겹치게 그려서 공간감을 줍니다.
- 컬러링 : 물건의 원래 색을 무시하고, '내가 여행지에서 느낀 온도'에 맞춰 색을 칠해보세요. 즐거웠다면 채도가 높은 핫핑크나 옐로우, 차분했다면 딥그린이나 브라운을 주색상으로 사용해 봅니다.
7. 🎨 아틀리에 모르소, 미사에서 시작하는 당신의 첫 번째 스케치
구독자님, 4월 17일 소프트 오픈을 마친 <아틀리에 모르쏘(Atelier Morceau)>가 하남 미사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르쏘(Morceau)'는 프랑스어로 '조각, 부분'을 의미합니다. 거창한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 보다, 우리 삶의 소중한 한 조각을 표현하는 것이 그림본연의 기능이자 우리가 그림그리기를 할때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림으로 기록되는 여러분의 일상을 경험해 보세요.
오늘 뉴스레터에서 다룬 '여행 스케치'처럼, 여러분의 일상을 특별한 예술의 순간으로 바꾸는 과정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프랑스 베르사유에서의 5년, 그리고 루이비통 마카쥬 부서에서의 경험을 담아, 관찰의 즐거움과 선 하나가 주는 힘을 세밀하게 안내해 드릴게요.
🌸 5월 정규 클래스 수강생 모집 안내
- 대상 : 그림을 처음 시작하는 왕초보부터, 나만의 여행 드로잉북을 만들고 싶은 분까지
- 특징 : 결과보다 '관찰하는 과정'에 집중하는 교육 철학, 고급 전문가용 재료 제공
- 위치 : 5호선 미사역 힐스테이트 그랑파사쥬 11블럭 2층 2011호(쾌적하고 아름다운 화실 공간)
🔔 [👉 아틀리에 모르소 5월 수강 신청 및 사전 알림 받기]
구독자님, 이번 주말에는 스마트폰은 잠시 주머니에 넣고, 작은 수첩과 펜 한 자루만 들고 집 근처라도 가볍게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당신의 눈이 머무는 그곳이 바로 세상에 하나뿐인 캔버스가 될 것입니다.
(다음 18호는 '나무와 식물(Trees & Plants): 생명력이 느껴지는 초록의 층층이 드로잉'을 주제로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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