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랩은 어떻게 돈을 벌까

동남아의 우버? NO 🙅🏻 동남아 수퍼앱? YES 🙆🏻‍♂️

2021.06.16 | 조회 9.92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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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상실 레터

국내외 모빌리티 소식과 인사이트를 나눕니다 :)

narr. TEAM 모상실

상실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 모상실이 전하는 일곱 번째 기업분석, 오늘의 주인공은 '동남아의 우버'를 넘어 '동남아 수퍼앱'으로 폭풍 성장하고 있는! 그랩(Grab)입니다. 불과 몇 년 새, 모빌리티 서비스를 기반으로 배달, 결제, 보험, 대출 등 돈 되는 사업을 경계없이 휩쓸고 있는 플랫폼 기업이죠. 🤔 흥미가 땡기지 않나요?

 ❗️시작 전에 한 가지 요청드릴 게 있어요. 저희가 두 번째로 분석한 '우버 테크놀로지스' 편을 안 보신 분들은 꼭! 먼저 보시기를 권합니다. 우버와 그랩이 비즈니스적으로 골격이 비슷하거든요. 그럼 지금부터 그랩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어떻게 수퍼앱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폴제이, 마리, 알토가 각자의 목소리로 전하는 의견과 아이디어가 궁금하신 분들은 📻모상실 팟캐스트도 함께 들어보세요 😎 자, 시작할게요! 🎬



👀 한눈에 보기

  1. 2020년, 그랩은 총거래액 13조9,300억여 원, 순매출 1조7,800억여 원을 기록했어요. '18년과 비교해 총거래액은 2배 이상, 순매출은 3배 이상 증가했어요. 영업손실도 8,900억여 원으로 적자폭이 크게 줄었습니다.
  2. 그랩의 주요 사업은 크게 세 부문이에요. 모빌리티, 딜리버리, 파이낸셜 서비스입니다. 코로나19로 모빌리티 부문이 큰 타격을 받았지만, 딜리버리와 파이낸셜 부문이 눈부시게 성장하면서 새롭게 도약했어요.
  3. 그랩은 특히 금융 플랫폼으로 확장에 진심입니다. 결제, 대출, 보험 등을 넘어 디지털 은행 라이센스도 획득해 오픈을 준비 중이죠.
  4. 미국 나스닥 IPO도 올해 주요한 관전 포인트예요. 현재 그랩의 현재 기업가치는 약 17조9,000억 원. IPO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예상기업가치는 최대 45조 원으로 동남아 기업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그랩, 어떤 기업이죠? 가볍게 짚고 갈게요 🤗

그랩은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콜택시 앱 MyTeksi(마이택시)를 선보이며 데뷔했습니다. 이후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으로 빠르게 진출했는데요. 2014년에 우버처럼 개인 소유 차량을 공유하는 GrabCar를 론칭하면서 본격적으로 '동남아의 우버'로 주목받았죠. 이후 2016년에 말레이시아에서 MyTeksi, 나머지 국가들에서 GrabTaxi로 운영하던 서비스를 'Grab'으로 통합하며 현재의 그랩이 탄생합니다.

2017년에 GrabPay, 2018년에 GrabFood를 시작하면서 배달, 결제, 보험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빅테크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어요. 현재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필리핀, 미얀마(베타) 등 총 8개 국가, 400여 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출처: 그랩 홈페이지
출처: 그랩 홈페이지

 

2020년, 그랩의 성적표📝 는?

2020년, 그랩은 총거래액 13조9,300억여 원(125억 달러), 순매출** 1조7,800억여 원(16억 달러)의 실적을 냈어요. 그리고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답게(?) 😅 영업손익은 적자입니다. 영업손실이 8,900억 원(8억 달러)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18년과 비교해 총거래액은 두 배 이상, 순매출은 3배 이상 증가했어요. 성장률이 어마무시하죠. 적자폭도 크게 줄었고요. 코로나19로 차량 호출 시장이 큰 타격을 받은 걸로 아는데, 왜 일까요. 우버 편을 함께 스터디한 상실이 분들은 딱! 아실 거라고 믿습니다. 바로  딜리버리 사업이 BIG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죠 😎 '우버 이츠'처럼 그랩도 배달 서비스인 ‘그랩 푸드’를 하고 있거든요. 게다가 그랩은 우버에게 없는 히든카드가 또 있습니다. 요 얘기는 뒤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룰게요 🤗

다시 숫자로 돌아가 보면, 생각보다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요. 동남아 1대장 플랫폼인데, 매출이 고작 1조7,800억 원이라니?! 그런데 아시다시피 동남아는 미국, 유럽 등에 비해 소득 수준이 낮아서 절대적인 매출액이 크지 않아요. 그래서 그랩이 IR 자료에 매출이나 EBITDA 보다 총거래액(GMV, Gross Merchandise Volume)을 더 강조하는 걸까요 🤔

** Ajd. Net Revenue

 

그랩의 성적표📝, 좀 더 자세히 살펴볼게요 🧐

그랩은 크게 4가지 부문으로 사업을 구분합니다. Mobility, Deliveries, Financial Services, Enterprise & Others. 눈에 확 띄는 게 하나 있죠. 바로 파이낸셜❗️ 심지어 존재감도 큽니다. 2020년 총거래액 기준으로 모빌리티가 3조5,800억여 원(32억 달러), 딜리버리가 6조1,500억여 원(55억 달러), 파이낸셜이 9조9,500억여 원(89억 달러)이니까. 금융 서비스 거래액 규모가 모빌리티와 딜리버리를 합친 것보다 크네요 😲 Enterprise & Others 부문은 아직까지 존재감이 미미해서 생략...🙏

오히려 큰 형인 모빌리티 비중은 딜리버리와 파이낸셜에 비해 꾸준히 줄고 있는데요. 코로나19로 차량호출 건수가 급감하기도 했지만, 딜리버리와 파이낸셜 부문의 성장이 엄청 가팔랐어요. '18년 총거래액 규모가 모빌리티 5조 원(45억 달러), 딜리버리 6,700억 원(6억 달러), 파이낸셜 2조4,500억 원(22억 달러) 수준이었으니까... 느낌옵니다 😎

출처: 그랩 홈페이지
출처: 그랩 홈페이지

 

그랩은 어떻게 💰 돈을 벌까요?

라이드헤일링 기반의 모빌리티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우버처럼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버와는 다르게 금융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는 그랩!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들이 있고, 어떻게 돈을 벌까요? 앞서 얘기한 네 가지 사업 부문 중 모빌리티, 딜리버리, 파이낸셜 서비스 기준으로 살펴볼게요.

먼저 모빌리티입니다. 대부분의 차량 호출 플랫폼처럼 차종과 서비스 유형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어요. 그랩은 현재 8개 국가에서 서비스 중인데요. 국가마다 이용 가능한 서비스가 조금씩 다르지만, 차량 호출 플랫폼이 돈 버는 방식은 같아요. 결국 📱💵 수수료 장사죠.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 '어떻게 수수료로 돈을 버는지'는 우버 편에서 자세히 다뤘으니, '우버 테크놀로지스 편'을 참고해주세요 🙏

동남아에서 그랩의 모빌리티 시장 점유율은 75%에 달합니다. 2018년에 우버의 동남아 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그야말로 절대강자가 됐죠. 사실 딜리버리나 파이낸셜 부문에 비해서 모빌리티 부문은 성장 속도가 느린 편인데요. 그래도 성장 가능성은 아직도 큽니다. 그랩의 IR 자료에 따르면, 동남아 사람들이 기존 교통수단 대비 차량 호출 서비스에 쓰는 돈은 3% 수준이라고 해요. 아직도 파이가 많이 남았다는 거죠. 그래서 차량 호출 서비스 앱이 계속 늘고 있고, 가격 경쟁도 심해지는 추세라고 합니다.

 

다음은 딜리버리! 배달입니다. 재밌는 건 서비스 확장 양상이 우버랑 똑같아요. 그랩도 코로나19 이후 딜리버리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시켰어요. 거래 규모가 차량 호출 서비스보다 더 크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죠. 이쯤 되면 모빌리티의 미래는 배달이 아닌가...싶기도 🙄😁

그리고 요 행보가 가장 흥미로운데요. 그랩은 금융 서비스로 비즈니스를 확장했어요. 2016년 그랩페이월렛(GrabPay wallet)을 출시하며, 처음으로 전자결제 시장에 발을 들였습니다. 이후 동남아 전역에서 대시(Dash), 비아(VIA), 그랩페이(GrabPay), 그랩인슈어(GrabInsure) 등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고, 2018년에는 그랩 내 금융 서비스를 총괄하는 '그랩파이낸셜그룹'이 출범했죠.

사실 스터디하면서, 이게 모빌리티 앱인지, 페이(Pay) 앱인지 헷갈릴 정도로 그랩은 금융에 진심입니다. 결제, 송금, 대출, 보험, 투자 등 웬만한 금융 서비스를 다 커버하고 있거든요. 그랩이 전자머니 라이선스를 보유한 국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6개국. 2020년 11월까지 그랩을 통해 보험에 가입한 건수만 5,000만 건 이상이라고 😲 지금까지 얘기한 서비스들로 그랩을 정리하면, 그랩은 카카오T와 배민, 토스가 합쳐진 '진짜 수퍼앱'이라고 볼 수 있어요. 어메이징!!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금융 서비스로 치고나갈 수 있었을까요? 교통, 음식・식료품 배달처럼 일상 생활과 딱 붙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용자들에게 '그랩페이' 가입을 유도한 것이 통한 것으로 보여요. 사실 동남아는 아직까지 금융 인프라가 열악한 편이죠. 6억5,000만 인구 중에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이 40%나 된다고 해요. 계좌가 있는 60% 중에도 전자결제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17%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도 현금 거래를 하고 있어요.


이런 동남아 시장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고집한 우버와 달리, 그랩은 현금을 내는 손님들을 그랩페이 유저로 전환시키는 전략을 썼어요. "Cash in with the driver" 택시 드라이버에게 현금을 주면 그랩페이 계좌를 개설해주고, 페이머니가 부족할 때는 드라이버가 직접 충전해주는 방식으로 그랩페이 가입자를 늘려나갔다고 해요. 그랩페이 이용자들은 차량 호출, 음식 배달 등에 쓴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출, 보험 등 다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들 때까지 그랩과 일상을 함께하는 거죠.

그리고 지난해 12월, 그랩은 싱가포르 통화청으로부터 디지털 은행 라이센스를 얻었습니다.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디지털 은행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이제 그랩을 모빌리티 기업으로 보기 어려운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모빌리티의 미래는 금융인 건가...😆


💹 나스닥 IPO 앞둔 그랩, 떡상할 수 있을까요?

올해 그랩의 관전 포인트는 단연 미국 나스닥 IPO입니다. 현재 기업가치는 약 17조9,000억 원(160억 달러), 그랩은 올해 안으로 뉴욕증시에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준비 중인데요. 지난해 동남아 양대 모빌리티 플랫폼인 고젝(Gojek)과 합병을 추진했지만, 협상이 결렬되면서 기업공개(IPO)로 방향을 바꿨죠. 전세계 모빌리티의 큰손, 마사요시 손 선생님이 우버와의 합병에 이어 또 한 번 큰 그림을 그렸지만 쉽지 않았나 봐요.

💡 스팩(SPAC)이 뭐죠?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걸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를 말해요. 우선 기업공개(IPO)로 자금을 모은 뒤, 비상장사를 인수·합병하는 식으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스팩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그랩의 예상기업가치는 최대 45조(400억 달러) 규모! 💰😲 동남아 기업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요. 어떻게 될지 정말 궁금하네요. 현대차그룹, SK(주), 신세계 등 그랩에 투자한 국내 대기업들도 2~3배에 달하는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Everyday Everything App"
이동과 결제를 기반으로 동남아 수퍼앱으로 진화한 그랩!
앞으로 또 어떤 서프라이즈한 행보를 보여줄까요?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의 잠재력은 어디까지 일까요?
상실이 여러분들의 상상이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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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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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현

    1
    almost 3 years 전

    "이쯤 되면 모빌리티의 미래는 배달이 아닌가...싶기도" -> 아닌가 싶은게 아니라 배달이 미래 맞습니다. 배달 대상이 사람이냐, 물건이냐의 차이와 배달하는 주체가 나 혹은 다른 제 3자냐의 차이가 있을뿐. "이제 그랩을 모빌리티 기업으로 보기 어려운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모빌리티의 미래는 금융인 건가..." -> 이부분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한참전부터 차는 담보로 삼거나 차를 얻기 위해 대출을 하는등, 금융상품과 붙이는것이 가능한 수단이었습니다. 차량 보유대수가 많은 기업이면 당연히 금융을 생각할수 있겠죠. 그들의 자산인 "차량"을 어떻게 보호하는지에 대한 심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ㄴ 답글 (3)
  • 진진진

    1
    over 2 years 전

    안녕하세요! 신규 구독자 '진진진'입니다. 글의 구성과 내용의 정교함, 술술 읽히는 워딩, 적절한 이미지 등 정말 많은 이유로 모상실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모빌리티 + 핀테크 업체의 마케팅 전략에 대한 스터디를 개인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터디원끼리 해당 내용을 공유하려고 하는데요, 혹시 공유해도 괜찮을까요? 안된다면, 안의 내용만 발췌해서 인용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감사합니다.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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