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rr. 알토 aalto
구독자 님, 얼마 전 이런 기사 보셨나요? "한 달간 상한가 7번 쳤다... 700% 오른 저세상 주식은" 매우 자극적인 제목이긴 한데요🐟 반도체/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생산 업체 '쎄미시스코'의 주가 급등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모상실"에서 웬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실 쎄미시스코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2016년 말 전기자동차 개발, 제조, 판매 등의 사업을 시작했어요. 모빌리티 맞죠? 😎
🤔 쎄미시스코는 어떤 회사길래 떡상했나요?
쎄미시스코는 '17년 5월 세종시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만들고 전국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18년부터 본격적으로 초소형전기차 "D2"를 출고하기 시작합니다 🚙 D2는 쎄미시스코가 직접 만든 건 아니고 중국 '쯔더우'라는 회사의 동일 모델 완성차를 수입해서 판매한 거예요. 이후 D2를 개조해서 초소형 전기화물차 "D2C", 초소형 전기화물픽업 "D2P"를 순차적으로 출시했어요. 점점 기술력을 갖추기 시작해 '20년 9월 출시한 경형전기차 "EV Z"는 프레임이나 부품만 중국에서 수입하고 세종 공장에서 조립, 개조, 배터리 장착 등 대부분의 공정을 직접 한다고 합니다.
최근 쎄미시스코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전기 버스 생산 업체 '에디슨모터스'에 인수된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먼저 쎄미시스코가 '22년 4월까지 2,000억 원을 투입해 에디슨모터스 지분 33%를 확보한 뒤, 에디슨모터스의 최대주주인 '에너지솔루션즈'가 상장사인 쎄미시스코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종적으로 합병하는 절차로 진행한다고 해요. 양사 합병으로 에디슨모터스는 쎄미시스코의 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고, 쎄미시스코는 에디슨모터스가 보유한 전기차 모터, BMS 등의 기술을 활용해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제조할 수 있겠죠. 궁극적으로는 '20년 서울시 전기버스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뒤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는 에디슨모터스가 안정적으로 주식사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초소형 전기차 🚙 그것이 알고싶다
자자 주식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본격적으로 초소형전기차가 어떤 건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모상실"이니까요.
우리가 이용하는 각종 자동차는 "자동차관리법"에 의해 종류가 정해져 있습니다. 승용🚙, 승합🚌, 화물🚚, 특수🚑, 이륜🛵 다섯 가지인데요. 각 차종은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서 규모별로 또 나눠집니다. 경형/소형/중형/대형으로 세분화되고, 그 중 경형은 '초소형'과 '일반형'으로 다시 나뉩니다. 복잡하죠🤔 '초소형'이 되려면 배기량 250CC 또는 최고 정격출력 15kW 이하, 길이 3.6m, 너비 1.5m, 높이 2.0m 이하여야 합니다. 여기에 '공차중량'과 '최고속도' 제한도 있어요. 무게는 배터리 포함 600kg(승용 기준) 이하, 최고 속도는 80km/h를 넘으면 안되죠. 이 기준을 벗어나면 '경형 일반'으로 분류됩니다.
대표적인 초소형전기차에는 르노 트위지, 쎄미시스코 D2, 쎄보모빌리티(캠시스) CEVO-C, KST일렉트릭 마이브 M1 등이 있습니다. 위에 설명드렸던 '쎄미시스코 EV Z'는 자동차관리법에 의한 초소형 기준을 넘었기 때문에 일반 경형입니다. 전기차니까 구매할 때 보조금도 받을 수 있어요! 지자체 마다 다르지만 보조금을 적용하면 대부분 1천만원 이하로 구매할 수 있게 각 업체에서 판매가를 책정한 것 같아요. 자세한 내용은 각 초소형전기차 판매처나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란데 말입니다 🧐 왜 굳이 '초소형'이란 차종 분류를 만들었을까요? 또 새롭게 분류가 생기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르노 트위지' 같은 경우 '12년 유럽에서 출시되었습니다. 이후 국내에도 도입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죠. 문제는 트위지 같은 차종이 회색 영역에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위에 설명드린 분류에 따르면 경형도 이륜도 아니어서 운행이 불가능했어요. 모빌리티에는 회색 영역이 참 많죠? 실제로 '15년 서울시-BBQ-르노삼성이 협약을 맺고 트위지를 🍗배달에 활용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 국토부에서 운행 허가를 취소해버리는 웃픈 일도 있었습니다.
규제는 기본적으로 우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니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죠. 문제는 새로운 탈것이 등장했는데 이게 어떤 자동차인지, 자동차가 맞긴 한 건지 정의가 안 되어 있으니까, 국내에서는 날개를 펼 수 조차 없는 상황이었어요. 이후 '자동차관리법'과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등을 신설·개정하여 초소형이라는 분류와 나름의 안전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규제는 어쩔 수 없나 봐요. 초소형전기차가 발전하기 어려운 몇 가지 문제를 만들어 놨습니다. 첫 번째는 '공차중량'입니다. 전기차에서 가장 큰 무게를 차지하는 건 배터리입니다. 배터리 용량은 완충시 주행 가능 거리와 직결돼요. 전기차의 무게를 줄인다는 건? 주행 거리가 줄어드는 걸 의미합니다. 치명적인 단점이죠. 게다가 무게를 줄이기 위해 부품을 다양하게 넣는 걸 꺼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에어백이 없거나🤣 가볍지만 내구성이 약한 플라스틱 부품을 많이 사용하거나. 이게 자동차 맞아? 싶은 일들이 생기기 시작하는 거죠.
두 번째는 '자동차전용도로 주행 불가'입니다. 이걸 초소형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는 분이 많습니다. 이용자 입장에서 진짜 불편하거든요. 최고 속도 80km/h면 서울시에 있는 대표적인 자동차전용도로인 올림픽대로 속도제한과 동일합니다. 게다가 이륜차보다는 안전성도 보장되도록 기준을 만들어 두었죠. 솔직히 자동차전용도로를 못갈 이유가 없는데 억울할 만합니다 😥
'15년 8월 서울시와 국토부의 해프닝 이후 '16년 5월이 되서야 '제5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논의를 시작했고, 초소형전기차 관련 법령 및 제도가 생기기까지 3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습니다. '18년 1월에 열린 '규제혁신토론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적인 '규제 걸림돌'로 초소형 전기차를 꼽았을 정도입니다. 아직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함이 존재하는 상황이고, 정부는 '초소형전기차 실증사업' 등 연구를 통해 관련 규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안전'과 '신산업 발전'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좋은 방안이 하루 빨리 나왔으면 좋겠네요 🤗
잠재력 뿜뿜! 여기저기서 러브콜🥰 받는 초소형전기차
규제 얘기만 하니까 초소형전기차가 안 좋아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미래 모빌리티 환경에서 주목할 만한 아이템이에요.
우선 도시의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적합합니다. 동남아 여행 가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도시에 오토바이가 참 진짜 정말 매우 많죠?🛵 수많은 오토바이에서 뿜는 매연으로 눈과 코가 괴로웠던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여러 도시가 zero emission을 선언하고 도심에 내연기관 이동 수단의 진입을 막는 이 시점에! 초소형전기차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어요. 오토바이는 '소음'의 상징이었는데, 조용히 움직이는 초소형전기차로 대체된다면? 삶의 질이 많이 올라가겠죠. 게다가 이용자 입장에서는 오토바이 보다 안전하고,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런 장점 때문에 배달 오토바이를 대체하려는 여러 시도가 있습니다. 우정사업본부의 초소형전기차 도입계획이 대표적인데요. '20년까지 약 1만 대의 집배용 이륜차를 초소형전기차로 대체할 계획이 있었으나! '19년에 시범사업으로 1천 대를 우선 도입한 이후, 여러 문제로 멈춰있는 상황입니다. 사업을 포기한 건 아니고, 안전 문제를 해결한 뒤에 늘려 나가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요. 집배원 분들의 근무 환경 개선이 기대됩니다. 이외에도 녹즙 배달하시는 분이 이용하거나, 음식 배달서비스인 부릉, 배달의민족에서 운행 테스트를 하거나, 서울시 성동구청에서 주차단속용 차량으로 이용하는 등 여러 사례가 있습니다.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한국과 다르게 중국에서는 이미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실제로 테슬라 모델3가 중국에서 판매를 시작하기 전까지 중국 전기차 월 판매 순위 1위는 SGMW(상하이GM우링)에서 출시한 '바오준 E시리즈'나 '홍광 미니 EV' 같은 초소형전기차들이 차지했었죠. '20년 11월, 12월 같은 경우에는 홍광 미니 EV가 테슬라 모델3 판매량을 앞지르고 월 판매량 1위를 한 적도 있습니다. 대단하죠? 최종적으로 홍광 미니 EV는 '20년 중국 전기차 판매량 2위를 기록했어요. 물론 이 판매량에도 일부 규제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 기대됩니다.
초소형전기차, 계속 떡상💰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의 설명을 종합하고 약간의 상상력을 더해보면? 초소형전기차가 '중소기업의 좋은 미래 먹거리'로 충분한 가능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떡상이 기대됩니다. 중소기업이 완성차를 생산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초소형전기차는 뛰어들 만한 가능성이 있어 보이거든요.
해외 사례를 먼저 살펴보면, 홍광 미니와 바오준 E시리즈를 생산하는 중국 SGMW는 SAIC(상하이자동차)-GM-우링자동차의 합작 법인입니다. GM 빼고는 사실 전세계적인 완성차 생산 업체는 아니죠. 하지만 서로의 기술을 합치고, 기존 자동차 생산 설비를 활용하여, 빠른 시간에 완성도는 높고 가격은 저렴한 차량을 만들어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위에 소개해드린 그래프에 보시면 그 결과를 알 수 있죠.
쎄미시스코의 D2는 중국 '쯔더우'의 차량을 수입했다고 말씀드렸죠. 쯔더우는 '05년에 Shandong Xindayang Electric Vehicle이란 회사를 만들고 유럽 시장을 타깃으로 해서 전기차를 꾸준히 개발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유럽 18개국과 중국에서 연간 2만대 가량 판매할 수 있었고, 한 때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4위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제로베이스에서 비록 작지만 '자동차'라 말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를 만든 거죠.
유럽 사례도 있습니다. 'Birò'라는 브랜드로 초소형전기차를 생산하는 'Estrima'입니다. 이 회사는 원래 트랙터 같은 농기계를 생산하던 회사였어요. 역시나 기존 기술을 가지고 과감하게 사업 영역을 넓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거죠. 현재 네덜란드, 영국 등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배터리 교체가 가능한 초소형전기차를 만들 정도로 기술력을 쌓은 상황입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사례는 트위지가 있는데요. 르노 트위지의 전세계 판매 물량은 부산에 있는 '동신모텍'이라는 중소기업에서 생산됩니다. 원래 차체와 배터리팩을 생산하던 기업인데, 이제는 완성된 차량을 만들기 시작한 겁니다. 쎄미시스코와 캠시스(쎄보모빌리티)는 반도체, 휴대폰 관련 제품을 생산하던 회사였는데, 세종시/영광군 등 지역에 초소형전기차 생산 공장을 짓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든 사례이고요. '다니고'를 만드는 대창모터스는 골프 카트와 야쿠르트 카트를 생산하던 업체였어요. 원리야 비슷하지만 도로에서 운행하는 자동차를 만드는건 쉽지 않을텐데 과감하게 도전했다고 합니다. 모빌리티 업계에 몸담은 상실이 여러분들도 한 번? 💪
쎄미시스코 주식 상한가로 시작해 초소형전기차에 대해 샅샅이 살펴보았습니다.
초소형이든 일반 승용차든 자본이 모이는 걸 보면 전기차가 대세이긴 한 것 같아요.
앞으로 다양한 초소형전기차가 출시되면, 어떤 모빌리티 서비스가 가능해질까요?
상실이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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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소형전기차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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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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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1. 일단 트위지 이야기부터. 트위지는 초소형 전기'차'라고 하기도 애매합니다. 정체성이 전기로 가는 4륜 오토바이에 가깝습니다. 실제 차를 보면 윈도우는 비닐시트고 문잠금장치도 없습니다. 2. 대부분의 초소형 전기차가 극한의 경량화를 추구하다보니 실제로 타보면 내가 지금 자동차에 타고있는건가 문달린 골프장 카트에 타고 있는건가...하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이런 차를 타고 강자만이 살아남는 한국의 도로 위에 올라간다는것은 운전하는 입장에서도 불안하긴 하지요. 3,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소형 전기차는 경쟁력이 있다 봅니다.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 올라가기는 확실하게 불안한데(아 물론 러시아워 타임의 강변북로도가능은 하겠지) , 그 외의 도로에서 주행하는것에는 문제가 없으니까요. 초소형 전기차가 파고들수 있는 지점은 세컨드 카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깝게 장보러 갈때나 가까운 거리의 통근/통학용으로는 오토바이보다 더 좋은 잠재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미티 mitty
1-2. 저는 트위지는 못 타봤고, 쎄미시스코에서 만든 D2는 타봤습니다. D2는 탈 만하던데요ㅎㅎ그치만 확실히 일반 승용차보다 잘 만들어 졌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였는데 주행 중에 히터를 트니까 갑자기 온 창문이 뿌애져서 급하게 모든 창문을 내렸습니닼ㅋㅋ뭔가 외부랑 확실히 차단되는 게 아니라, 어디선가 바람이 세어들어오는 느낌이 자꾸 들어서...+_+ 모닝 정도로만 하드웨어 퀄리티가 따라가도 살 만하겠다 싶었는데, 그러면 가격이 비싸지겠죠...ㅎㅎ 3. 주변에 트위지는 장보는 용도로 구입해서 사용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더라고요. 확실히 지금 퀄리티로는 다른 차랑 비교하기 보다는 오토바이랑 비교해서 경쟁우위를 어필하는 게 먹힐 것 같아요. 저는 마트 식자재 배송이나 음식 배송 하시는 분들 타깃으로 초소형전기차 셰어링 구독 서비스하면 잘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대현
식자재/음식배송으로 쓰는건 나쁘지 않습니다. 배달오토바이보다는 안전하죠. 이미 맥도날드였나...거긴 일부 트위지 쓰고 있고. 근데, 셰어링 사업은 국내에서는 차량 임대업으로 규정하고 있고 차량 임대업은 영업 목적으로의 임대를 금지하고 있다죠. 따라서 배민등의 배달업이 차라리 초소형전기차로 배달서비스를 하는것이 법적인 이슈는 적을겁니다. 다만 그렇게 하는이상, 좁은 골목길도 파고 들어갈수 있는 오토바이 대신 '전기차'를 사용하는거니 배달속도를 상실하겠죠.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당분간은 오토바이를 그냥 쓰지 않을까? 합니다. 단, 현재 퀵서비스가 사람의 손으로 옮길수 있는 수준의 물건만 배달하고 있는데 그것을 넘어서는 수준의 배달수요가 발생한다면 자연히 초소형 전기차의 수요도 발생하겠죠. (제2의 가능성으로는 안전을 이유로 오토바이를 이용한 퀵서비스를 정부가 막아버린다거나....)
aalto
김대현님 댓글 감사합니다!! 초소형전기차에 대한 이해가 높으시군요😍 말씀하신대로 최근 라이더에 대한 안전 이슈가 점점 커지고 있고, 배달 App.에서 경로를 잘 지정해주고 있어서 초소형전기차로 원활하게 배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길 것 같습니다. 퀵서비스의 다마스를 대체할 수도 있겠네요. 다만 다마스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전용도로를 못간다는 점이 아쉽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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