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들으면 왜 눈물이 나는 걸까 🥺

E05. Jacob Collier

2024.07.24 | 조회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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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로운 이야기와 함께 콘텐츠를 큐레이팅합니다.

음악을 듣다가 눈물이 날 때가 있다. 주로 두 가지 상황인데 하나는 AGT 같은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서 참가자가 드라마틱한 노래를 부를 때이고, 합창단이나 여러 사람이 화음을 쌓아 올려 만드는 웅장한 음악을 들을 때도 그렇다. 노래가 나의 마음을 대변한다거나 가사가 너무 슬퍼서 우는 경우는 거의 없고 오히려 무릎의 특정 부위를 건드리면 다리가 저절로 들리는 것처럼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신체 반응에 더 가깝다. 왜 이런 반응이 나타나는 걸까? 오늘은 그 이유를 줄곧 궁금해했던 내가 찾아본 나름의 근거들을 소개해 보겠다.

1. 스탕달 신드롬

소설 적과 흑으로 유명한 19세기의 프랑스 작가 스탕달은 피렌체의 산타 크로체 대성당을 방문했을 때 심장이 갑자기 빠르게 뛰면서 실신할 정도의 황홀경을 느꼈다고 한다.

나는 내가 피렌체에 와 있다는 생각에, 내가 본 무덤의 위인들과 가까이 있다는 생각으로 일종의 황홀경에 빠졌습니다. 숭고한 아름다움에 대한 명상에 빠져들어 천상의 감각을 만나는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모든 것이 내 영혼에게 너무나 생생하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아, 잊을 수만 있다면. 나는 베를린에서는 ‘신경’이라고 부를, 심장의 강한 두근거림을 느꼈습니다. 삶이 나에게서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곧 쓰러질까 두려워서 걸어야만 했습니다.

동명의 영화 La sindrome di Stendhal, 1996
동명의 영화 La sindrome di Stendhal, 1996

이러한 증상은 피렌체의 예술을 감상하는 많은 여행객에게 꽤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이탈리아 정신과 의사인 마게리니(Graziella Magherini)는 피렌체 관광객들 사이에서 100건이 넘는 유사한 사례를 관찰했으며, 피렌체 산타 마리아 누오바 병원 직원들은 다비드 동상, 우피치 미술관의 예술품, 토스카나 도시의 기타 역사적 보물을 본 후 현기증이나 방향 감각 상실로 고통받는 관광객에게 익숙하다고 알려져 있다.

2. 뇌과학적인 이유 (1) 삭스의 실험

서던캘리포니아대학의 대학원생인 삭스(Matthew E. Sachs)는 음악을 듣고 소름이 돋은 순간에 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조사했다. 그는 소름이 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각각 선별하여 마음에 드는 곡을 들려준 뒤 뇌의 변화를 촬영했다.

실험 결과 ‘음악을 들으며 소름이 돋는다’고 응답한 피실험자는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보다 뇌백질 연결성이 더 강하게 나타났으며, 청각에 관한 부분과 감정과 관련한 부분이 강한 상관관계에 있을수록 더욱 음악에 크게 반응했다. 그러나 그 외에 나이, 성별, IQ 등은 전혀 상관이 없었다고 한다.

3. 뇌과학적인 이유 (2) 거울신경세포

리촐리티 박사에 의해 2001년 과학 저널 ‘뉴런’에 발표된 이 세포는 관찰자 자신이 스스로 행동하는 것처럼 느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쉽게 말해 인간의 감정이 전염성을 지니고 있으며, 심지어는 내가 직접 경험하는 것처럼 착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축구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는 선수의 아픔이 내게도 전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절절하게 부르는 가수의 표정과 그걸 듣고 감탄하는 관객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들의 감정에 전염이 되는 걸까? 음원으로만 들을 때보다 영상과 함께 들을 때 눈물이 더 잘 나는 것을 보면 분명 일리가 있다.

23년째 중학교의 수위로 일하고 있는 55세 Richard Goodall의 AGT 오디션 영상. 뻔한 플롯이지만 나의 거울신경세포는 항상 그것에 정확히 반응한다.

반대로 음악을 들어도 아무런 흥미나 쾌감을 얻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이를 음악적 무쾌감증(musical anhedonia)라고 부르는데, 전 세계에서 3~5% 정도가 겪는다고 한다.


Today's Curation

  • 음악 천재 Jacob Collier의 Audience Choir을 소개한다.
  • 부스스한 머리, 알록달록한 양말과 잠옷과 일상복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옷차림은 그에게 있어 무대는 곧 놀이터임을 보여주는 듯하다.
  • 수준 높은 화음으로 인해 그의 공연 관객이 되기 위해서는 오디션을 치러야 한다는 유머 섞인 댓글도 있다.

Today's Ques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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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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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로베리 필즈

    0
    3 months 전

    Hey Jude~ 까지만 들어도 눈물이 차오릅니다 폴 매카트니와 줄리안 이야기가 떠올라서요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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