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윤동규 15주차

(22.10.03 ~ 22.10.09)

2022.10.10 | 조회 3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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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윤동규

한 주간 쌓인 쓰레기들을 공유합니다

 

designed by @kimjongmi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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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은 주간 윤동규에 글이 너무 많아서, 정작 콘텐츠를 보러 가질 않는다고 조언해줬습니다. 최대한 글을 덜 쓰려고 낑낑대며 15주차까지 오고 보니. 그럼 이건 링크 모음집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아에 글을 빼라는 뜻이 아니라, 콘텐츠를 보고 싶게끔 하는 정도의 감질맛을 요청한거지만. 타겟을 조금 바꿔보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주간 윤동규를 통해 콘텐츠를 보는 사람들이 아닌. 원래 콘텐츠를 보는 사람들이 주간 윤동규를 통해 추가로 좀 더 재미요소를 얻어가는건 어떨까? 그럴려면 말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을까.

계속해서 줄어드는 뉴스레터 구독자들을 보고,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콘텐츠를 더 잘 만들 자신은 없어요. 니들도 두시간에 한번씩 분유 120ml 먹여봐라. 먹이면 끝인 줄 아냐 소화도 시켜야 된다고. 트름만 나오면 끝인 줄 아냐, 기저귀에 토한거 치우고 옷 갈아입히고 목요시키고 이제 한숨 돌릴까 하면 또 분유 먹일 시간이란 말이야.

그러니 하다못해 주간 윤동규에선 조금 더 수다스러워지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나의 최선일세. 


 

1. Tool n Tools

숏폼 콘텐츠를 시작하고 세번째 광고입니다. 사실 단순 제품 협찬 정도의 영상은 좀 더 있지만, 아에 광고비를 받고 광고를 찍은건 세번째에요. 피해자가 셋이나 된다는 뜻이지. 아니 왜 광고만 달면 조회수가 이따위인가요? 1/10이면 내가 이해하겠어. 1/100이에요. 이 바닥의 최고참, 슈퍼 메가 인플루언서 선미의 조언에 따르면. 자기도 광고 달고 올리는 피드는 평소보다 반응이 절반 아래라고 하네요. 광고 여파인지 아닌진 몰라도, 두더쥐 잡기 게임기도 영 뷰가 안나오고. 에라 모르겠다 하고 올린 이케아 동전지갑은 또 잘 나오는거야. 아주 미칠 지경입니다. 이런 미친 세상에서 정신머리 꽉 붙잡기 위해선. 노출이 몇이 나오든 신경 끄고 제 할 일 하는겁니다. 하지만 돈 받아가며 찍었는데 그걸 신경 끄면 그게 사람이냐. 증말 하루종일 미안해 죽겠습니다. 님들 다우니 좀 사세요. 그냥 사진 말고 윤동규 영상 보고 샀다고 메일이라도 좀 보내주세요.

 

2. 윤동규 아가리 대작전

사실 아시다시피, 한번에 몰아서 하고 싶은 말 쭉 찍은 다음. 매주 회치듯이 하나 하나 잘라내서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사실 편집 자체는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지만, 자막 때문에 받아쓰기가 꽤 스트레스네요. 마음만 먹으면 1주일에 20회도 가능하지만, 사실 사람들이 질릴까봐 1주일에 1회 업로드하는 중입니다. 뭐 이미 질린 것 같긴 하지만요. 그러다보니 이번 회차처럼, 찍을땐 하고 싶은 말이었는데 편집해서 내보낼땐 어라 내가 이걸 왜 찍었지 하는 에피소드도 종종 있습니다. 몇개는 그러다가 그냥 통편집되기도 하는데, 또 몇개는 아님 말고 식으로 그냥 올릴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 그렇게 대충 사는 사람 아닙니다. 이 다음 에피소드 21편 '탕수육 부먹 찍먹'에피소드가 워낙 힘을 줘서 만든거라, 이번 편에는 힘을 좀 빼고 가려고 의도했어요. 다음 주 기대하세요. 특히 탕수육은 원래 부어 먹는거라 생각하는 사람들 말이야.

 

3. 브이로그

이게 별거 아니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프로가 AUTO 모드로 촬영한다는건, 프로라는 이름을 포기한다는 소리와 같습니다. 다행히 전 프로가 아니라 상관없긴 하지만, 세미 프로로 살아왔던 시절까지 부정한다는 뜻이에요. 하다못해 남인영 교수님은 대학교 3학년들한테도 오토로 찍는걸 금기시했습니다. 뭐 물론 거긴 영화과니까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오토로 찍는건 포토샵 사진 보정할때 오토 밸런스 오토 레벨 이런거나 다름 없는 행동입니다. 하지만 빨랐죠. 눈 앞에 있는걸 얼마나 잘 건져내느냐. 얼마나 순식각에 캐치하느냐. 그걸 얼마나 있는 그대로 보여주느냐. 여기에 더 의미를 두기로 했습니다. 물론 메뉴얼로 다 설정하면서 캐치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스트레스와 에너지로 부담 가져서 신줏단지 모시듯 집에 쳐박아두느니, 오토로라도 가져와서 찍겠다 이말이야. 사실 이번 편엔 좀 극단적으로 오토 느낌을 보고 싶어서 후반 작업도 안했는데. 노출 대비 채도만 좀 건드려도 쓸만할 것 같기도 합니다. 대신 윤동규 유튜브 말고 다른데엔 못 올리겠지만요.

 

4. 순간 강사 윤동규

조금 억울한게. 1분 이내에 재미와 정보, 팁을 입문자와 초보자와 숙련자에게 모두 정확하게 전달하는게 어디 쉬운 줄 아십니까? 전달이야 할 수 있겠죠 그게 재미가 없을 뿐이지. 그래서 나름 고민해서, 아 숙련자는 포기하자 하다보니 이렇게 바로 태클이 들어옵니다. 물론 저도 최대한 태클이 안 들어오게 가능성이라든지 뭔가 애매한 용어를 사용했지만, 결국 로그는 색보정을 위한 세팅값이 아닙니다 하는 댓글이 달리길래. 사실 그냥 포기했습니다. 다이나믹 레인지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거든요. 그러면서 동시에 순간 강사 콘텐츠에 대한 의욕을 조금 잃었습니다. 어차피 뷰도 안나오는데 전문가인 척 낑낑대지 말고 때려치우는게 맞지 않을까요. 재미있으려니 정보가 부족하고 정보만 채우자니 재미가 없고 둘 다 가져가려니 이도 저도 아니게 됩니다. 역시 강의 콘텐츠는 신중해야 합니다. 안일한 생각으로 기획했던 나를 반성해봅니다.

 

 

5. 이번주 오마카세

원본은 네이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 글은 번역본이고, 테드 창의 '숨'이란 소설에서도 읽을 수 있으니 많이 찾아보세요. 힘든 결정이었습니다. 이것은 경고문입니다. 신중히 읽어주십시오. 지금쯤이면 당신은 수백만개는 족히 팔렸을 '예측기'를 보았을 것입니다.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설명해드리자면 마치 자동차의 문을 열기 위한 리모컨과 같은 작은 기기입니다. 오직 버튼과 큰 초록색 LED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버튼을 누른다면 LED는 켜질 것입니다. 정확히 당신이 버튼을 누르기 1초전에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 시도해봤을 때는 불이 켜진 뒤 버튼을 눌러야 하는 쉽고 이상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당신이 이 게임의 규칙을 어기려고 할 때마다 당신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만약 당신이 불빛을 보지 않고 버튼을 누르려고 하면 갑자기 불빛은 켜지고 당신이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당신은 1초가 지나기 전까지 버튼을 누를 수 없습니다. 또 만약 불빛이 켜져도 버튼을 누르지 않으려는 속셈으로 불빛을 그저 기다린다면 불빛은 절대 켜지지 않습니다. 당신을 무엇을 하던간에 불빛은 항상 버튼을 누르기 전에 켜집니다. 예측기를 속일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예측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시간 지연에 반대되는 회로입니다. 즉, 시간을 거슬러 신호를 보냅니다. 이 기술의 영향력은 1초 이상의 시간 지연을 반대할 수 있을 때에 나타나겠지만 이 경고는 그것과 관련한 것이 아닙니다. 시급한 문제는 바로 예측기가 자유 의지라는 것이 없다는 것을 입증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일부는 복잡한 물리학에 근거하여, 또 다른 일부는 순수 논리에 근간을 두어 자유의지는 허상이라는 것을 주장하는 논쟁이 항상 있어 왔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논쟁에 대해 논리적으론 반박할 수 없다는 것에 동의했지만 그 결론을 진정으로 수용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자유의지를 갖는 경험은 그 주장을 받아드리기엔 너무 강렬했기 때문입니다. 입증이 필요했고 예측기는 그것을 제공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충동적으로 며칠동안 예측기를 가지고 놀며 친구에게 보여주거나 장치를 속이기 위해 다양한 계획을 시도합니다. 그 사람들은 흥미를 잃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몇 주가 지나도 불변하는 미래에 대한 의미를 잊지 못합니다. 몇몇 사람들은 그들이 내리는 결정이 중요하지 않음을 깨닫고 아무런 선택을 하지 않기도 합니다. 마치 필경사 바틀비*처럼 더 이상 자발적인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결국엔 예측기를 사용했던 3분의 1은 스스로 아무것도 먹지않아 병원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그들의 최종상태는 일종의 깨어있는 혼수상태인 무동함구증입니다. 그들은 눈으로 움직이는 물체를 따라가고 가끔 자리도 바꾸지만 그 이상은 하지 않습니다. 움직일 순 있지만 움직이고자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예측기를 가지고 놀기 이전에는 뇌의 전측대상 피질 영역의 손상에 의한 무동함구증은 매우 희귀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이 인지적인 전염병처럼 퍼져나갑니다. 사람들은 사상가에 반하는 생각, 말할 수 없는 러브크래프트 공포 혹은 사람의 논리 체계를 무너트리는 괴델 문장에 대해 추측하곤 했습니다. 우리가 접해온 이러한 생각들은 곧 자유의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것들은 그저 우리가 믿기 전까진 해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의사들은 환자들이 대화에 응하는 동안 논쟁을 하려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행복하고 능동적인 삶을 살았고 그때에도 자유의지는 없었다고 생각하는데 왜 바뀌어야 하냐고 말입니다. "당신이 지난 한달간 했던 어떤 행동도 당신이 오늘 했던 것보다 자유롭게 선택되지 않았다."라고 아마 의사가 말했을 것입니다. 그러자 환자는 변함없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 일부는 다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예측기가 이러한 행동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 우리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합니다. 자동장치는 낙담할 수 없고 오직 자유로운 생각을 하는 존재만이 그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무동함구증에 빠지는 반면, 그와 다른 사람들은 선택을 하는 것의 중요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러한 추론은 잘못되었습니다. 모든 행동은 결정론과 공존할 수 있습니다. 어떤 동역학계는 끌개에 떨어져 고정점에서 끝날 수 있지만 다른 곳에선 끊임없이 혼란스러운 행동을 보여줄 수 있고 이 모든 것은 결국 결정론적입니다. 당신의 미래로부터 1년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이 경고를 보냅니다. 이것은 백만초이내의 네거티브 시간 지연 회로가 통신장치를 만들기 위해 사용될 때 수신되는 첫번째 긴 메시지입니다. 곧 다른 문제에 대해 설명하는 다른 메시지가 올 것입니다. 제가 당신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자유의지가 있는 것처럼 행동해라'. 당신의 결정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결정이 중요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현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의 믿음이고 거짓말을 믿는 것이 곧 깨어있는 혼수상태를 피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제 사회는 스스로를 속이는 것에 달려 있습니다. 아마 항상 그래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유의지는 환상이기 때문에 누가 무동함구증에 빠지고 누가 그러지 않는지는 미리 정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예측기가 사용자에게 끼치는 영향을 사용자는 고를 수 없기 때문에 이것에 관해 아무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여러분들 중 일부는 굴복할 것이고 다른 일부는 그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가 보내는 이 경고가 그 비율을 바꿀 순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왜 이 경고를 보냈을까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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