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2025.07.05 | 조회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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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2치료기

No room

아프리카에서 복귀했다는 K의 연락을 받았다. 돌아오자마자 또다른 야생 동물봉사 활동을 예정하고 있다며 내게도 참가를 권하길래 솔깃솔깃 호기심이 피어난다.

1주일 전만해도 돈을 모으는 이유는 오로지 y와의 호기로운 미래를 그리는 이유밖에 없었다. 좋아하는 여행과 술자리를 급격하게 줄인것도, 다른 엄한데 돈을 쓰지 않는것도 몇년뒤 우리들만의 집을 지으는데 그 아이가 원하는 집과 모습을 어떤것에도 방해 받지않고 그리게 해주고 싶어 허리띠를 졸라매 미래를 그렸지만 이제는 길을 잃었기에 다시 가고싶었던 아프리카에 가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케냐가 아닌 탄자니아 세렝게티는 훨씬 더 많은 동물들과 조우를 할거고 코끝에서 맴도는 향기와 진한 색깔들은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는거기에 벌써 권유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이별때문에 골골병을 앓고있는 나에게 미약한 생기의 변화를 선물해준거기에 한편으론 살려줘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다.

 여담으로 먼저 떠난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긴 했지만 만나자는 말에 애둘러 거절을 할수밖에 없었는데 누군가를 만나 아무일도 없는 사람마냥 표정을 관리하는것도 진이빠져 편하게 나를 던져놓을수 있는 내 방이 너무나도 좋아졌기 때문이다. 언젠다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 K를 만나 아프리카에서 만난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글로도 기록해놔야지.

 

 

 

To me

마음을 보다 열어 재끼고 한껏 다가갔기에 이번에는 꽤 많이 다쳤구나. 잦은 이별 얘기와, 순식간에 이루어진 헤어짐은 많은것들을 모래먼지마냥 허망하게 만들었고 다시 잡아볼 의지또한 바람에 날아갔네.

본인의 트라우마라고 했던 행동인 낯선곳에서 손으로 밀치고 내버려두고 떠난걸 똑같이 네게 뒤집어 씌우는것은 아무리 이해하려 노력해봐도 점점 비참해하는거 같더라.

손을 쓰기 시작했다는건 앞으로 커져가며 굴러갈 눈덩이의 작은 일부분중 하나잖아. 손이 어떤 도구로 바뀔지 모른다는건 이미 경험해봤으니 넌 충격이었겠지. 스스로를 소중히하고 아끼려면 절대 넘어서는 안되는 선이란게 있는건데 이성적인 선택을 한건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지금 당장은 모든것들이 의미없고 회복도 못할 슬픔이라고 느껴지겠지만 후회는 하지 않았으면해.

어차피 언제 그랬냐듯이 잘 살거고 타인으로 행복한것보다 나 스스로가 행복한게 더 중요하고 소중한거 아니겠니.

그래도 앞으로 누군갈 만난다면 좀 더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며 이번의 이별을 잘 소화시키길 바란다.

 

 

 

 

To you.

너가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들이 참 가슴깊게 콕콕 박혀있다. 아무리 서로를 아프게 했어도 우리들의 시간마저 최악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너의 아픔을 잘 몰라줘서 미안해. 벽에 대고 얘기하는 기분이었을거야. 너의 아픔을 풀어주려 하는 얘기들은 네가 원하는 말들이 아니었을거고 네 감정은 허공에서 맴돌았으니. 너가 내 감정과 상태를 이해하려 무진장 노력한거 알고있어. 나보다 많은 아픔의 강도를 느꼇을거고 네가 얼마나 큰 고통인지는 가늠할수도 없어.

 난 우리가, 헤어지기 몇시간 전만해도 서로밖에 없다는 고백과 사랑을 얘기했는데 너무 급박하게 이루어진거같아 참 아쉬워. 그만큼 안보이는 칼을들고 우리는 언제든 서로를 찔러 죽일수 있게 대치하던 꼴이었겠지.

 난 너가 말해준 시에 대하여 항상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어. 적당히 사랑하며 거리를 두는것보다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사람마냥 네게 다가갈려 했었고 그렇기에 소중한것들을 내려놓고 너와의 미래를 그리는거 자체가 훨씬 더 행복하고 꿈에서 사는 기분이었어. 계산적이고 싶지 않았고 거짓없이 사랑을 주고 싶었다.

너는 어떨지 몰라도 나는 너와 함께한 시간들이 고통보다는 행복함과 감사함이 더 크다. 그러니 넌 날 미워해도 나는 네 행복을 빌어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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