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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3 | 조회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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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2치료기

No room

문자알림이 오면 혹시나 하고 반사적으로 핸드폰을 빠르게 확인하고 매번 실망한다.

시간이 지나고 밤낮이 바뀌다보면 괜찮아질거다 하고 다독이지만 생체기에 약이 스며들 시간이 아직은 더 필요한가보다.

저번에는 어떻게 이겨냈더라? 하고 더듬더듬 짚어보니 받아들이고 수긍하고 내가 약해지는걸 부정 하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새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던게 기억나 이번에도 그러하리란 맹목적인 믿음만으로 그 시기를 기다린다.

 

 

 

 

오늘은 미뤘던 약속인 동생과, 동생의 절친을 보는 날이다. 고등학생부터 알고 지내던 아이가 내게 줄게있다며 청첩장을 손에 쥐어주고는 이번엔 자기가 꼭 밥을 사주겠다며 깔깔대는 모습이 낯설고 신기하다.

10대부터 알고 지내며 성장과정을 간접적으로 아는 사이라 아직은 내눈에 그저 어리디 어린 아이다. 그런애가 어느새 결혼식장도 예약하고 영원의 사랑을 약속한다는게 얼마나 축하할 일인가. 시간의 흐름에 신비롭고 그 단계의 중요한 결정을 이루는 사람들은 용기있어 보인다.

한참 얘기를 하다 동생이 내 이별을 귀띔해준건지 내게 병원에 괜찮은 사람이 있다며 소개시켜주고 싶다는 말을 듣고는 ‘아, 그 아이가 정말 촉이 좋긴 좋구나. 이 자리를 직간접적으로 파하게 한건 정말 무서운 예리함이네.’ 라는 생각이 들곤 정중하게 거절했다.

동생은 화를내며 뭘 그렇게 예의를 차리냐며, 하고싶은걸 다하라고 하는데 충분히 그러는 중이다. 술을 진탕 마시며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으로 기억을 덮는것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호기심으로 알아가는것보다, 이시간을 꼭꼭 씹어 잘 소화시키고 언젠가 정말 마음속에서 떠나보내는 날이 오면  어느 누군가를 만나던 마음속 무거운 짐이 없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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