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놈이 술먹고 비탈길에서 굴렀다. 처음 소식을 듣고 낄낄거리며 웃었는데 상태를 보니 심각해서 짠하기도 하다. 앞니가 부러져 신경치료도 해야하고 얼굴 여기저기 타박상으로 벌겋게 부어오른게 저게 진짜 28살짜리 애가 맞나 싶기도하다. 말도 제대로 못해서 ”어빵. 어빵. 배거팡.” 하고 혀 짧은소리를 내면 분노 한스푼, 짠함 한스푼, 장난끼 한스푼을 고루섞어 양념이나 간없는 음식을 만들어 잘게잘게 잘라준다.
N이 연구실부터 집까지 전담케어로 집앞까지 동생을 데려다준다. 쟤 고생한다며 맛있는거좀 손에 쥐어주고 데려다줘라 라고 말하는 동생을 가만보고 있으면 부아가 치솟는다. 니가 사주던가, 내가 다쳤냐? 라고 한마디 하려다가 아픈애 데리고 싸워봤다 뭐하겠나 싶다. 저 반쯤 덜렁거리는 앞니를 한대치면 속이 시원해질까 잠깐 고민하다 관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