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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9 | 조회 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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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마세요

남을 의식하지 않고 글을 쓰고싶습니다. 더 나은 사람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기록

목각인형

 나는 평소에 뚝딱거리지 않는다. 호불호가 너무 명확한 사람이라 말을 섞고싶지 않은 사람이나 상황이 오면 굳게 입을 다물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이렇게 가벼운가 싶을 정도로 장난을 치기위해 온종일 머리를 굴리며 시도때도 없이 상대방을 곤란해 하는걸 좋아한다.

 그런데 내가 뚝딱거리는 상황이 올때도 있다. 누군가를 호감이 아닌 진심으로 좋아하는 상황이 생기면 이 바보같은 신체는 머리와 몸이 따로놀며 입력값이 서로 달라지기 시작한다. 머리로는 “여유로워져, 침착해!” 이런 신호를 꾸준히 보내지만 시선은 그사람의 많은 정보를 담느라 바쁘고 입은 미소때문에 쉽게 말이 안떨어진다. 원래라면 수다를 떨며 장난을 칠 시간에 그 모습을 보고 기억하고 음미하느라 가만히 서있는 목석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답답하다. 평소대로 행동을 하고싶은데 신체가 따로따로 일을하며 목각인형 마냥 뚝딱거리는게 느껴지니 상대방의 시선도 걱정스럽다. ‘내가 바보같지 않을까, 평소와는 다르게 긴장되어 보이지 않을까?’ 평소라면 어쩌라고! 솔직하게 살아야지 하는 마음가짐일건데 뚝딱거리는 순간부터 나는 망했다고 생각한다. 말을 할때도 솔직함을 담아서 얘기하고 싶지만 내가 지금 무슨말을 하고있는거지? 하는 순간이 많아지고 나조차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그사람을 쳐다보는걸 느낄때도 있어서 아차, 하고 눈을 돌릴때가 많아진다. (근데 어쩔수없다, 뭐 태어난걸 이렇게 태어난걸 어떻게 하겠는가?) 좋아하는 사람과 시간이 쌓이면 좀 편안해지고 나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반대로 나는 정말 좋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고장난 모습을 보이는 내가 너무너무 억울하다. 

 그래서 가끔 이런 모습을 친구들한테 얘기를 솔직하게 터놓으면, 믿어주는 친구를 단 한명도 못봤다. 솔직히 나였어도 안믿을거 같긴하다. 친한 친구들에게는 성별을 막론하고 거침없이 주장하고 괴롭히고 내 성격대로 행동을 하는데 그들은 보지 못한 내 모습이자 고민이니까 이해가간다.

 그래도 이참에 좀 뚝딱거려도 반사신경마냥 튀어나오는 바보같은 말이나 행동들을 좀 고쳐볼려고 노력해야겠다. 눈을 감든가 아니면 딴데 보고 얘기를 해야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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