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병원에서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다는건 곤욕이다. 오랜만에 병실생활의 은인, 효주에게 빚을 갚기위해 병원에 방문했는데 나를 알아보곤 따뜻한 인사와 환대를 해주는 병원관계자들이 많아 낯이 뜨거워 얼른 자리를 옮겼다.
동생과 세명이서 밥을 먹다가, 계획에도 없던 친구가 온다며 주섬주섬 자리를 하나 더 만드는데 그 이상함이 글을 적다보니 이제서야 보인다. 단한번도 친구들을 보여준적 없었고(효주 제외) 지인을 불러 자리를 시끄럽게 즐기는 성향들도 아니다. 더군다나 동생은 모든걸 계획하고 작은것도 놓치지 않는애가 까먹고 말을 하지 않았을리가 없다.
식당에 도착한 N은 동생과 같은 의예과 동문으로, 처음보는 조합에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라 팔짱끼고 멍하니 딴곳을 바라보며 얘기들을 주워담고 있었는데, 관찰할수록 N은 어딘가 뻣뻣했다. 부자연스러운 행동과 간간히 쌩뚱맞은 연애관에 대한 얘기들을 꺼내길래 내가 있어 불편한가? 라는 생각이 닿았다. 어차피 밥만 사주는게 계획이고 실시간으로 여자들 사이에서 기빨림이 느껴졋으니 옳다구나하고 자리를 비켜주며 행복하게 집으로 향했다.
그 후 시간이 흘러 동생이 실토했다.
사실은 괜찮은애 소개시켜주고 싶은데 솔직하게 말하면 안나올게 뻔해 자연스럽게 부른거라고. 내가 그동안 너무 무리하는거 같다며 사람으로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잊는거라며 평생 안하던짓을 한다. 그러면서 N과 몇번 더 놀아보라고 부추기는데 최선을 다하는게 왜이리 짠한건지.
분명 N은 누가봐도 괜찮은 아이처럼 보이지만 내가 그렇게 상태가 안좋아보인다면 누구를 받아들임 보다는 시간을 더 갖는게 맞지않나 라는 말에 동생은 자신있게 말했다. 일단 해보고 판단하자고.
그순간 나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늘상 y에게 했던말이고 마지막까지 아쉬웠던 말이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