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
감정과 기억을 덜어내는 가장 빠른법은, 있는 힘껏 받아들이고 소화시키는것이라 생각하며 글을쓴다.
나를 떠나보내기 위해 하는 말인건지 죄책감을 덜어내기 위함인지 모를 y의 말들은 밤새 나의 머릿속에서 붕붕 떠다니며 나를 괴롭혔다.
Y가 꺼낸 이야기들을 듣고는 본능적으로 느꼇다. 짧은 시간이 지나가면 이 관계가 내게는 쉼표가 아니라 마침표를 찍을거라는걸. 난 저 선택에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자유로운 관계성보단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책임을 믿기에 그녀와는 다른 삶을 바라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간극은 커질거고 받아들일수 있는 내 마음은 한정적이니 결말은 뻔할뿐이다.
빠른 시일내에 관계가 열린 결말이 아닌 매듭을 지을거란걸 알고있다. Y가 자신있게 말한것처럼 나 또한 내 역할과 성향을 알고있으니.
이제는 감정을 똑바로 바라보며 아픔을 느낄수있고 그만큼 건강한 삶을 위해 회복하는데 많이 애썻다. 그 뜻은 마음껏 아파하되 그만큼 빠르게 지워낼수 있다는것.
그렇기에 마지막 대화가 아쉬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