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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3 | 조회 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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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마세요

남을 의식하지 않고 글을 쓰고싶습니다. 더 나은 사람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기록

나는 y와 더이상 촬영을 하지 못한다. 

 얼마전에 술을 마시며 말했다. 나 또한 네게 이성적인 감정으로 좋아하는게 아닌거 같다고. 마음이 아닌 나의 모든 ‘행동’의 좌표가 내가 널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나는 깊어지는 마음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행동이 이미 감정을 대변하고 있었고, 일례로 들면 촬영의 변화를 들수있다.

  내게 촬영은 집중력의 결실이요, 그 시간은 내게 ‘공’이다. 현장에선 나의 마음과 결과물이 같아야하며 모든 요소들이 나를위해 움직여야하는 시간이다. 피사체는 그 시간의 부품이지 주요 엔진이 아니라는 소리다.

 그런데 Y를 소중히 하기 시작하고, Y의 모든 생각과 의지 그 자체를 존중하다보니 Y가 있는 현장은 우주속에서 또하나의 커다란 우주가 만들어져버린 느낌이다. 나답지 않은 촬영을 하고 깊게 고민을 하기보다는 셔터 누르기에만 바빠졌다. 나다운 촬영을 하기위한 차가운 이성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단 뜻이다.(뮤즈는 개뿔 ^.^)

 Y는 나에게 가장 서운한 사람이면서 나는 동시에 y가 좋아하는걸 발견하면 툴툴거리며 챙겨주게 된다. 가장 신경 끄고싶지만 특정시간 y의 스케줄이 줄줄이 머릿속에서 떠오른다.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대하고 있는데 가장 배려와 양보를 하고있다. 심지어 잘보이고 싶거나 어필을 하기위함 보다는 그게 당연시됐다는게 이상하다. 분명 너무너무 밉고 짜증나는 상대인데.

이제 나는 y와 촬영을 더이상 잘 못할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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