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탑
막내가 나가겠다고 면담신청을 하였다. 앞에서는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실체는 머리가 지끈거리고, 속내는 곯아터지고 있었다.
저번주 부산에서 있었던 일처럼, 내 노력과 정성은 신기루처럼 느껴졌으며, 이미 떠나간 사람의 빈자리로 지쳐하고 있던 와중에 책임지고 있는 부서에서 이탈자가 생기니 조금씩 몸집을 키우고있던 공허함이 다시금 일어나는게 느껴진다.
팀장으로써 최대한 이탈자없이 팀을 꾸려가고 싶었는데, 내 부족함과 상대를 잘 공갑하지 못하는 반사회적인 성격때문인건지, 이제는 내 노력자체를 의심하고 불신하기 시작했다.
이별에 대해 조금씩 괜찮아지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간신히 균형을 유지하는것뿐, 외부의 조그마한 압력이나 충격에 쉽게 내 세상이 요동치고있다. 좀 내려놓고 쉬고싶다
P팀장
내일이 마지막인 P팀장과 처음으로 단둘이 술을 마셨다. 술잔이 오고가고, 분위기가 무르익을때쯤 연애사에 관심이 많은 P가 최근 연애에 대한 질문과 사랑에 대한 질문을 하였고, 천천히 내 이야기를 듣다가 한문장으로 내 생각을 정리해주었다.
“떠나가주는것도 사랑이고, 남아주는것도 사랑이었나보다“
남들은 끝까지 함께 있어주지 못한것을 진심이 아니라고 말하기 일쑤였지만 처음으로 내 감정을 이해받은거같아 감정이 뭉클하엿다.
얼마나 그 선택이 힘들었을지 상상이 안된다며, 감정이 다해 헤어짐보다 더 공허할거같다고, 힘내라고 말해주는데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 이런말을 들으니 감회가 새로웠고 조금은 짐을 내려놓게됐다.
그렇게, 6시부터 10시까지 어색하기도, 편하기도한 술자리가 끝나고 작별인사를 하였다. 술친구가 생겨 간간히 볼거같은 예감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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