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이는 굉장히 작은 동네라, 죄다 가는곳이 거기서 거기다. 그렇다보니 저녁마실만 나가도 어제 본 사람들이 눈인사를 하거나 ‘사왓디캅’ 하고 아는척을 할 정도이다.
오늘은 스트릿 끝자락에 g’day라는 한국인 부부 사장님들이 운영하는 카페 겸 펍에 끌려나갔다. 이미 형님들은 거하게 저리를 펼쳐놓고 있었고, 한국인 사장님들은 옆에서 본인들의 태국 이야기와,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유랑족같은 바이브를 여기저기 흩뿌리며 매력을 펼치는 중이었다.
함께 노래도 부르고, 사랑 얘기도 나누며 인간이 살아가는 얘기를 하다가 어느새 시간은 인연의 끝자락을 가리켰고 우리는 해산을 하기위해 자리를 툭툭 털어나가려는데 뭔가 아쉬움이 많은지 사람들은 밍기적밍기적 발걸음이 느렸다.
술이 들어가면 영혼의 허기짐이 생기는걸까?
각자 숙소에 들어가기보다는 옆의 인연 혹은 새로운 인연들을 찾아 공허함을 채우려는건지 더 놀기위해서, 더 술을 마시기위해 자리를 함께하자고 부추긴다.
나는 숙소에서 할 운동과 새로운 글들을 써내려가기 위하여 머리가 아파 어떻게든 빨리 돌아가고파 발을 동동 굴렸지만 그들은 씁쓸해 보이기도 했으며 무언가 남지 않았다는것에 아쉬움이 가득한 사람들처럼 보였다.
왜 영혼의 허기짐을 느끼는걸까? 그리고 왜 나는 그러하지 않은걸까? 술을 마시면 사람의 향기와 정이 그리워 쉽게 자리를 뜨지 않는 사람들은 성격탓일까 아니면 술이 가져다주는 호르몬의 변화일까?
어쩌면 내 영혼의 허기짐은 이미 좋은 사람을 만나 안식처가 되어준 사람을 만나 느끼지 못하거나 혹은 혼자있는 방법을 이미 잘 알고있어서 그런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