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친구 구독자!
🎧 같이 들어요
토이 - 인생은 아름다워
결국에는 아름다운 하모니
울어버린 순간도 잃어버린 인연도
아름다운 내 인생의 멜로디
잔뜩 찌푸린 미간으로 밤새 웃으며
뜬눈으로 밤새웠던 소주로 빈속을 채웠던
이젠 추억이 돼 안주 삼아 비워내는 술잔
주름엔 사연이 생기고 많이 취해있었고 화가 났었지
지금은 무뎌지거나 덮어놓거나 안줏거리
막막한 내 오늘도 아름다운 내 인생의
그럴듯한 날들도 불안했던 날들도
I do mind, I do care
결코 무심해진 내가 아닌 걸
시간이 더 지날수록 아름다운 내 인생의 멜로디
월요일이라 조금 힘찬 노래를 들고 왔어요.
여러 개의 음이 쌓여서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잖아요.
거기엔 분명 높은 음도 있고, 낮은 음도 있죠.
우리 인생도 그렇다는 이야기에요.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모이면 결국 아름다운 화음이래요.
아름다운 화음이 계속해서 만들어지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아름다운 멜로디가 될 거에요.
💬 오늘의 쑤필
전에는 몰랐던 주름들이 점점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기에, 그것 또한 나의 일부겠거니 하며 사랑스러운 눈길을 가져보려 애를 쓰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주름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글쎄, 주름 그것들이 말입니다, 숨기고 싶고 고치고 싶던 나의 나쁜 습관을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있더란 말입니다. 심지어 나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나의 습관들이 차곡차곡 쌓여 여기저기 주름을 만들고 있었지 뭡니까.
예를 들어볼까요. 어느 날, 나는 왼쪽 손목에 진한 주름을 발견했습니다. 손목 안쪽이 아닌 바깥 쪽에요. 그것도 오른쪽보다 왼쪽에 더 진한 주름이 있는 것 아니겠어요? 분명 일반적으로 손목이 접히는 각도 등을 통해 미루어보았을 때, 손이란 자고로 손목이 바깥 방향보다 안쪽 방향으로 구부러져 사용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구조인데 말입니다. 아니, 도대체 여기에 주름이 어떻게 생겼지? 하고 한참을 고민하다보니, 내가 왼쪽 손으로 턱을 자주 괴고 있다는 사실과, 앉아 있을 때 배와 등에 힘을 주어 꼿꼿이 허리를 세워 앉지 않고, 그 대신 왼팔에 삐딱하게 기대어 손으로 바닥을 자주 짚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이렇게 잘못된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던 나는 턱관절 장애로 꽤나 고생을 했더랍니다.
반면 마땅히 생겨야 할 주름들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웃을 때 생기는 눈가의 주름과 팔자 주름이 그런 것들 아닐까요. 요즘의 우리는 참으로 웃을 일이 많이 줄었습니다. 심지어 카카오톡에서 친구들과 즐거운 이야기를 할 때마저도, 웃음은 그저 우리의 손가락에 짧게 머물다 사라지죠. 웃음이 마땅히 머물러야 할 곳은 손가락과 카카오톡 화면 속 말풍선이 아닐 겁니다. 그들이 있어야 하는 곳은 우리의 눈가와 입가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얼굴에는 비싼 안티에이징 크림을 잔뜩 바르며 눈가 주름과 팔자 주름에 신경을 쓰면서도, 혹시 하루 내내 미간에 잔뜩 주름을 걸어놓고 있지 않나요?
최근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나의 궁극적인 목표는 '잘 늙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결국 얼굴과 몸에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 고스란히 담기는 법입니다. 나쁜 습관도, 행복한 웃음도 나에게 고스란히 주름이라는 흔적을 남길 것입니다. 나는 나쁜 습관이 주는 주름보다, 행복이 자주 머물다 간 흔적이 주는 주름을 더 많이 갖고 싶습니다.
아무리 멋지고 예쁜 얼굴이었던 사람도, 일생을 불만과 신경질 가득하게 살아온 사람은 나이가 들며 미간에 걸린 주름과 함께 그 인상이 바뀌더군요. 반대로, 뛰어난 외모는 아니더라도, 일생을 행복과 만족 가득하게 살며 나이가 든 사람들의 인상은 어떻던가요? 행복이 머물렀던 흔적으로 빚어진 그들의 주름이 보기 싫던가요? 아뇨, 그 주름들이야 말로 그들의 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겁니다.
그러니, 나는 아주 잘 늙고 싶습니다.
행복의 흔적이 아름답게 남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추신
1. 코로나 격리가 끝났습니다!
얼마나 바깥을 걷고 싶던지요.
일어나자마자 냅다 동네 뒷산에 올랐지뭐에요.
이렇게나 건강이 중요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2. 댓글은 어떤 내용이든, 짧든 길든 언제나 환영해요.
긴 답장은 ssoo9108@gmail.com 으로 부탁합니다.
나는 친구의 생각도 항상 궁금하거든요.
월요일은 언제나 힘겨운 요일이지만
오늘도 내일도 친구의 미간 대신
눈가와 입가에 더 자주 주름이 걸렸으면 합니다.
오늘도 수고 많았어요,
그럼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22년 3월 21일 월요일
구독자의 친구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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