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멋장이미식가 Kelly, 👌 그럴 수 있다 ㅇㅋ, 🌎 미라클 지구,
🤎 그리고당신, 구독자
👌_독자님께
새벽 늦게 잠이 들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잠에서 깼다.
메일 알림이 울렸기 때문이었다.
시각을 확인하자 새벽 5시가 막 지난 때였다.
‘내 담당자님이 이 시간까지 일을?’
작가 계정이라 메일이 올 곳은 담당자님뿐이었다.
출판사 편집자들 업무량이 과중하다더니 주말 새벽 5까지 일을 했단 말인가.
기함하며 메일을 열자, 보낸 이는 아주 의외의 사람이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으로 시작한 그 메일은 어느 독자님이 보낸 메일이었다.
무료 연재처에 연재했던 글을 재미있게 읽어 출간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소식만 궁금해하다 못 참고 메일을 보낸다는 내용이었다.
‘으아…….’
새벽 5시였기에 일단 다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점심이 지난 카페에서 답신을 보냈다.
답신을 보내고 난 지금의 기분은.
‘뒤에 잘 써야 하는데.’
몇 개월이 지났는데도 기억하는 독자분이 계셨다는 게, 무척이나 설레고 반갑기도 한데.
그렇게 기다렸는데 내가 뒤 내용을 노잼으로 쓴 거면 어쩌지.
아 뭐야, 기다렸는데 재미가 없네? 이런 반응이라면 어쩌지.
남는 건 걱정뿐이었다.
그래도 감사합니다. 쓰고 있는데 재미가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없어도 욕은 말아주세요. 아셨죠?
🌎_개미
기껏해야 비가 많이 오거나 살짝 오거나 정도의 차이밖에 없던 한 주를 보내고 무더위를 맞이한 주말이다. 미뤄왔던 빨래를 했는데 세탁조 안에 탈수된 빨래를 잠깐 방치한 게 문제인지 바뀐 세제를 생각하지 못한 탓인지 아니면 섬유유연제를 잘못쓴 건지 이 모든 것이 다 원인인지 몰라도 세탁을 마친 빨래에서 그렇게 좋지 않은 냄새가 났는데 30도를 웃도는 맑은 날 반나절 정도 반야외공간에 널어놓자 햇볕에 바삭하게 말린 산뜻한 냄새가 나게 되어 해결. 역시 태양에너지는 고맙고도 두려운 존재인가 보다. 그리고 세탁기는 세제투입구를 분리해보니 섬유유연제 찌꺼기가 말라붙은 곳에 곰팡이가 펴있었다…. 후. 이것도 씻어서 말렸다.
사실 아직도 여름옷 겨울옷 정리가 다 안된 상태다. 긴팔옷을 7월에도 입고 에어컨 찬바람 대책으로 덧입는 옷은 항상 두다보니 명확하게 갈라지지 않고 이것저것 섞여있다. 뭔가 대책을 강구해야겠다. 안입는 깨끗한 옷은 기증하려하는데 받아주는 가게가 여는 시간에 방문할 수 없었다. 헌옷수거함에 넣어봐야 수출하는 헌옷쓰레기나 될 것 같아서 그건 피하고 있다. 뭔가 하나를 놓아주려해도 그 후가 걱정되어 이리저리 알아봐야 걱정이 덜한 요즘이다. 여러분도 ‘환경투사’ 하세요. 날씨가 이 모양이잖아요.
💃🏻🐆_나는 내가 싫어서
상담을 시작했다. 다른 일로 몇 군데의 상담센터를 조사하다가 통화를 한 번 한 곳이었다. 정작 요청했던 자료는 받은 게 없었지만 홈페이지 소개글과 센터의 목적이 문득 떠올랐다. 집에 가는 길 고민하다 예약 문의를 남겨두고 다음날은 연차를 냈다. 오전에 센터를 찾아가 사전 조사지를 작성하면서 드립 커피를 받아 마셨다. 에티오피아 아이스. 검은색에 가깝게 익은 과일들 맛의 진한 드립 커피. 커피는 맛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긴장됐다. 비용에 대한 부담도 여전히 컸고 상담이 필요 없는데 하는 거 아닌지 혼란스러웠다. 어떤 상담사와 만나게 될 지도 불안했다.
상담사와 만났을 때는 먼저 상담에 대한 안내를 받았는데 서로 존중해야 한다는 마지막 항목을 듣는 순간 눈물이 났다.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하기도 전이었다. 왜 왔는지를 이야기해야 하는 시간이 오자 어디부터 뭘 이야기해야 할 지 전혀 맥이 잡히지 않았다. 무작정 쏟아냈다. 하는 일, 직장, 사람, 친구, 나, 결국 다시 나였다. 하고 싶은 일, 꿈 꾸고 있는 최종 목표, 되고 싶은 모습, 괴로운 이유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생각나는 데로 다 말하고 상담사는 요약해서 확인하기를 반복하면서 상담사는 마지막으로 내게 단점에 대해 물어봤다. 나 자신이 생각하는 나의 단점.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로 많이 나왔다. 이 날은 개떡같이 말하며 눈물 흘린 나와 앞으로 함께 해결해 나갈 메인 주제를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상담사의 시간이었다.
두 번째 만남은 4가지 검사 결과지에 대해 설명을 듣는 시간이었다. 부모님과 형제에 대한 상, 내가 최종적으로 하고 싶은 일과 목표, 그를 위해 지금 필요한 것, 내 강점 등에 대한 퍼즐을 쓰게 만들었던 문장검사가 있었다. 문장들이 섞여 있었던 배열에 의미가 있었던 걸까. 내가 인식하지 않고 적었던 문장들을 묶어서 보니 꽤 정확했다. 그 후에는 전반적인 검사로 역시 모두 한 맥락으로 연결되는 내용이었다. 내 에너지가 이렇게 낮아져 있는데도, 자존감은 낮고 네거티브한 사회 인식은 높은데도 특별한 병증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 내가 나를 어떻게 싫어하고 있는지가 수치로 표현된 검사지들.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불쾌하지도 유쾌하지도 않았다. 냉난방기로 치면 뽀송뽀송 제습 상태.
세 번째는 어떨까, 나는 나를 용서할 수 있을까. 나는 내 삶의 목적과 원칙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몇 번 더 상담사를 만나게 될까. 두 번째 상담이 끝나도 여전히 마음은 술렁인다. 내가 나를 조금 더 정확히 파악하는 시간이었으니 마음이 더 흔들리는 게 당연할 지도 모른다. 세 번째 상담에서는 울까, 웃을까, 화낼까. 내가 나를 용서하는데 성공한다면 다음은 어떻게 될까. 상담을 다니기 시작한 건 삼재나 목성의 영향일까. 별점과 사주 등의 타이밍도 어쩜 이렇게 맞아 떨어지는지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오를 때면 과학의 타이밍도 결국 큰 흐름과 연결되는 걸까, 하고 또 편안한 방향으로 생각을 해본다.
✒ 이달의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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