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8. 첫번째 춤을 나와 함께

🐴,🍷,💃🏻🐆::휴재, 드라마, 디너

2022.01.05 | 조회 3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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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밋

동갑내기 30대의 좌충우돌 각자도생 일주일 취재기

🐴 안다정보스 동호수와집, 💃🏻🐆 멋장이미식가 Kelly, 🍷 게으른개미 비언어

🤎 그리고 당신, 구독자


🐴_휴재입니다

영양가 높은 한 해를 위해 발돋움의 시간을 보내기로 합니다 :)


💃🏻🐆_추수감사절 감사 디너의 차가운 경험

10월에는 할로윈, 11월에는 추수감사절, 12월에는 크리스마스.

맛있는 걸 먹을 기회는 잔뜩 있지만 우연히 큰 돈이 나갈 기회도 산재해 있다. 얼마 전에 두 가지가 모두 해당되는 일이 있었다. 점심부터 맛있는 걸 잔뜩 먹고 마시며 그만큼 걸어 다녔던 날이었다. 저녁에는 찾아가는 가게마다 대기시간이 너무 길거나 재료소진으로 먹을 수 없었던 날. 이제 그냥 들어가자는 마음으로 찾아간 햄버거 집이었다.

하지만 그날은 예약만 가능한 날이라 우리는 들어가자마자 예약 여부를 묻는 첫 번째 관문과 부딪혔다. 추수감사절 이벤트 디너안내된 가격대는 높은 편이었지만 이제 지쳤다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음식을 달라고 하고 나서 검색을 해봤더니 심지어 그 가격대는 인당 가격. 어차피 요리는 나올 거고 추수감사절 디너를 먹어본 적이 없으니 경험한다는 마음으로 편히 기다렸다.

처음에 나온 건 오븐에 구운 치아바타와 블루베리 콩포트, 리코타 치즈 샐러드. 샐러드는 신선하지만 무난한 맛이었다. 그 후에 나온 스터빙과 매시드 포테이토가 훌륭한 포인트였는데 바삭한 치아바타 위에 매시드 포테이토와 베리 콩포트를 올려서 먹으면 단단한 식감과 단맛 위에 감자의 부드러운 식감과 단맛, 베리의 새콤달콤한 맛과 끈적한 식감, 과실 덩어리에서 나는 보다 강한 맛이 올라가 묵직하고 편안했다. 삼겹살을 먹을 때 닭 배 안에 있던 찹쌀을 먹듯 칠면조 안에 넣어 함께 조리했던 견과류, 과일, 빵을 함께 먹는 스터빙은 종종 생각날 법한 맛이었다. 견과류와 향신료, 특히 허브의 향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완벽하게 취향을 관통하는 맛. 다양한 재료들의 서로 다른 식감도 인상적.

다음으로 나온 건 칠면조를 백숙처럼 요리한 메뉴. 칠면조 육수에 버터를 넣어 그레이비 소스처럼 조리했고 칠면조 고기는 촉촉하고 부드럽게 조리해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형태와 맛이 났다. 가장 보편적인 백숙의 형태. 칠면조만 먹으면 무척 슴슴해서 물리지만 위에 매콤한 소스나 파우더를 뿌리면 감칠맛이 났다. 하지만 가자 맛있었던 건 그 후 나온 라자냐. 라자냐 소스의 토마토 함량이 엄청 높은지 토마토 맛이 강하게 나서 고기를 먹으며 약간 지쳤던 부분을 정리해주었다. 하지만 이쯤 되면 배가 불러서 음식을 포장해가기로 하고 디저트에 집중해야 했다.

마지막은 피칸 타르트와 레어 치즈 케이크. 요구르트 맛이 진하게 나고 무척 부드러운 레어 치즈에 달콤하고 진한 쿠키지 타르트는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그보다 취햐에 맞았던 건 지금까지 먹어본 어떤 타르트보다고 시나몬 향이 강하게 들어간 피칸 타르트. 피칸 타르트는 사르르 녹아버리는 소프트 타르트지 위에 올라가 한 입 거리였다. 진한 아메리카노가 너무 너무 먹고 싶어지는 맛.

사실 가격 안내부터 메뉴 안내, 서빙 등 황당한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라자냐와 디저트를 생각하면 다음에 재방문하고 싶은 가게였다. 런치에는 햄버거를, 디너에는 와인을 목적으로 삼아 방문하고 싶은 바. 하지만 공간 구획이 전체적으로 오픈되어 있고 편안한 좌석은 아니기 때문에 같이 갈 수 있는 상대는 다시 한 번 제한된다.

이번주는 스스로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모든 내용을 지우고맛집 이야기를 남겼다. 어제는 한 동네에서 오래오래 버틴 빵집 두 군데를 다녀왔는데 아주 아름다웠고 빨리 집에 있는 커피 머신을 수리해야지.


🍷_과자의 기적

근래 살이 붙었다. 유례없이 추운 집에서 생활하게 된 탓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지금 내 책상 위에 있다. 하루에 한 봉지씩 꼭 까먹고야 마는 허니 뻥이요.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가 싶겠지만 그렇다. 나의 지방과 피와 기타 등등에 속하는 즐거움은 이곳에서 오는 것이다. 나라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라고 부르는 다양한 것들이 있지만 역시 과자만 한 게 없다. 몇 번 먹으면 물리는 입을 가진 나에게도 질리지 않는 품목이 있는 것이다. 이름하여 과자의 기적.

어릴 때부터 과자는 좋아했지만, 그때의 나도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바나나킥과 강냉이와 사또밥을 좋아하던 유아는 빠삐용과 쌀로별과 꿀꽈배기를 좋아하는 어린이가 되고, 그 어린이는 미쯔와 칸초와 시리얼을 좋아하는 청소년이 된다. 한 번에 많이도 안 먹고 한 줌씩을 먹으면서도 꼭 두세 가지씩은 가지고 있어야 직성이 풀리던 그때. -어쩌면 지방과 피뿐만이 아니라 키도 과자에서 온 걸지도-

그런 청소년은 이제 허니 뻥이요 한 상자를 집에 모셔두고 언제든 먹을 수 있는 어른으로 자랐다. 가족들과 함께 살 때와는 또 다른 양상이었다. 그 시절에는 먹고 싶은 과자를 주 이삼 회 정도 사다 날랐다면, 자취생활은 상자째로 쌓아두고 먹어도 된다. 단점이라면 끊지 못하고 이렇게 편하게 먹어댄다는 점이다. 한 봉지를 뜯으면 한 줌씩 먹던 과거와 달리, 11봉지를 방불케 하는 소비량을 자랑하고 있다.

나의 군것질이 과자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과자를 이야기하지 않고는 나의 부식을 얘기하지 못한다. 좋아하는 과자는 주로 봉지 과자지만 몸 상태마다 당기는 맛의 과자가 각각 다르다. 커피를 마실 때는 크래커. 생리 전에는 감자칩과 같이 아주 짠 것들. 생리 중에는 초코과자 같은 단 것들. 과자의 그 식사로는 채워지지 않는 맛의 집약체의 역할은 먹는 게 낙인 나에게 정말 중요하다. 푸짐하고 따듯하게 요리된 음식과는 다른 차원의 만족감이 있다. 물론 입이 심심해서 습관처럼 집어먹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혀는 내내 자극적인 것들에 길들었지만, 그에 반해 내장기관은 자꾸만 속도를 늦춘다. 가벼운 예로는 조청 유과가 그런데, 이제는 구운 것이 아닌 유탕처리 된 과자는 먹거든 소화를 제대로 시키지 못하게 된 것이다. 물론 쌀로별도 치토스도 포기하지 못했지만, 횟수는 현저하게 달라졌다. 성에 차지 않는 나의 선택이 바로 요즈음의 지방축적 주범, 허니뻥이요인 것이다. 큰 봉지를 사면 전부 다 털어먹는 통에 그나마 작은 것이 잔뜩 든 상자를 사버리고 마는. 그런 식의 회피형 타개책.

근래의 나에게는 쾌락이라고 할 만한 일이 드물어 집착적으로 음식을 탐닉했는데, 해 먹는 음식보다도 다양한 과자를 탐닉하는 것이 가장 큰 일이었다. 큰일. 중독을 벗어나기 위해 차를 마시기 시작했지만 이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입이 짜서 얼얼해지지 않는 한, 나는 요즘 한가지 과자의 생각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북미권에서 먹었던 레이스 칩의 케첩 맛. 그 강렬한 짠맛과 케첩 맛의 얇고 바삭한 감자칩을 내가 머릿속에서라도 끊을 수 있을까.

벌써 해가 넘어갔다. 넘어가자마자 첫 글이 중독에 관한 이야기라니. 씁쓸한 마음에 콘칩 같은 거나 한 봉 까서 맥주를 먹고 싶어진다. . 맛있겠다.


✒ 이달의 편집자 🍷

올해도 느긋하고 다정하게 달리자는 마음으로 준비해보았습니다. 많이 늦어 죄송합니다. 신년에도 우당탕탕 느긋하고 조급하게 함께 놀아요.

 

노리밋에서는 두 명이 일주일에 한 번 한 주를 살며 경험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구독자님, 다음 주에도 같이 놀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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