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다정보스 동호수와집, 🍷 게으른개미 비언어, 💃🏻🐆 멋장이미식가 Kelly,
🤎 그리고 당신, null
🐴_금주는 쉬어갑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금주는 쉬어갑니다.
다음주에 편안한 표정으로 다시 인사 나누어요.
💃🏻🐆_괴로움의 언어, 언어의 괴로움
나는 그가 밉다. 시간이 조금 지나 그도 나도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여전히 그가 밉다. 하지만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얼마나 독한 지, 나는 그를 미워하는 감정의 네 다섯 곱절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가 떠오를 때마다 고통스럽다. 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그의 무책임함이 떠올라 고통스럽다. 다섯살 아이보다도 책임감이 없는 그는 그가 해야 하는 모든 일을 안 할 뿐더러 조직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지켜야 하는 모든 사항을 무시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가관이다. 하지만, 하지만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은 맹독이다. 나를 새까맣게 태우는 걸 넘어 주변 사람들을 폐허로 만든다. 그래서 노력하고 있다. 그를 미워하지 않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내가 나의 감정과 거리를 두기 위하여 반복해서 시도하고 있다. 내가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고 내 다음을 고민하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하기, 운동 빠지지 않고 돈 펑펑 쓰며 잘 놀기! 미워하는 마음에 시간을 주기, 미움의 언어가 어깨에서 힘을 뺄 수 있도록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기.
나와 내 마음은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음주에는 즐거운 맛집 모험기 쓰기! 스스로와 약속합니다.
👥👥👤👤👥👥👥웅성웅성👥👥👤👤👤👤👥👥👥👥👥👤👤👥👥👤
🍷_우주 메이크 섬 드라마
최근 감염병을 제재로 사용한 드라마가 시작됐다. 해피니스. 그 몇 편 나오지도 않은 드라마를 몇 번 돌려봤다. -한효주 배우는 어쩜 그렇게 어느 각도나 모두 예쁠까- 실내에서 마스크 쓰기, 코로나를 기저에 깐 세태. 키오스크 사용의 애로사항이나 각양각색의 가정의 형태까지. 고작 네 편뿐인데도 이미 흠뻑 빠져들었다. 예전에는 그렇게까지 드라마에 진심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근래에는 요일이 드라마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지리산과 행복을 기준으로 팽팽 돌아가는 나의 한주. -이렇게 여섯 번만 더 보면 일 년이 지나가 버릴 예정이다.
방송을 기다려가며 보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다. 그전에는 온전히 끝나야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궁금함과 해소의 간격을 내가 조절하지 않으면 조급증이 들어서 그랬는데, 본방때 ‘달리지’ 않으면 대화나 후일담이나 다음 화를 괜히 예측해보는 일이 전혀 없으니 자세를 바꿨다. 기다리지 못하고 내내 조급해져서 자꾸만 예전 드라마를 보고 또 보는 게 문제지만. 조급하면 정신이 산만해져서 그 산만함을 온전히 컨텐츠에 들이붓는 중이다.
나의 드라마 취향은 대개 소나무였다. 장르물이면 망한 드라마도 일단 첫 화라도 보고 접는 것. 그러나 점점 가면 갈수록 장르물은 산더미처럼 많아지고, 드라마가 방영하는 채널도 각양각색으로 다양해졌다. 말만 하면 모두가 다 아는 스테디만이 최애로 남는 지경까지 되니 이제는 장르물이라도 덮어두고 볼 일이 아니게 되었다. 특히 인간실격 같은 드라마는 첫 화를 시작도 못 해보고 소재부터 질식해서 떨어져 나왔다. 아무리 유흥과 현실반영과 계몽 그 어딘가를 위한 드라마라지만 내 시간을 들여 그런 소재를 보고 싶진 않았다. 장르물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이런 폭력성은 점점 수위가 높아진다. -최근 오징어 게임은 드라마의 문제보다도, 잘 된 컨텐츠라고 청소년 관람 불가 드라마를 소재로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패러디의 문제겠지만- 신의 퀴즈나 싸인때까지만 해도 그게 최대치의 폭력성일 거라고 생각했던 게 우스울 정도다. 좋아하는 배우나 감독, 작가를 더 신뢰하게 된 이유는 그런 데에 있다. 내가 즐겁게 본 작품을 찍은 사람이 갑자기 방향성을 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뢰 같은 것 말이다. -스토브리그와 검은 태양. 비밀의 숲과 해피니스. 시그널과 킹덤과 지리산처럼- 그런가 하면 괴물처럼 온전하게 폭력적인 것도 나름의 시선으로 풀어가면 그 이상 좋을 수가 없는데. 작가의 첫 작품이라던데 그렇게나 우아하고 비정하고 더불어 과할 정도의 사랑이 버무려진 드라마라는 게 놀랍지 않은가.
작가의 첫 번째 작품인 드라마를 얘기하자면 (구)야빠로써 스토브리그를 빼놓을 수 없다. 야구를 소재로 한 드라마라길래 완결을 기다릴 새도 없이 후다닥 봐버린 드라마. 배우를 좋아한 탓도 있지 않으냐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신뢰하는 배우가 사랑하는 소재를 찍어서 참을 수 없었다. 너무 좋아했던 야구의 이상적인 모습과 멘탈 탈탈 털리고 갈려서 결국 탈빠 하게 만든 야구의 진절머리나는 모습까지 차곡차곡 모은 드라마. 과함도 덜 함도 없어 내내 돌려보는 드라마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런 식으로 내겐 ‘돌려보는 드라마’ 리스트가 있는데, 바쁜 일이 있거나 빠르게 글을 쓸 때, 자료조사는 다 마치고 보고서를 정리할 때 등 손이 빨라야 하는 순간 틀어놓는 드라마들이다. 지금의 목록은 이렇다. 비밀의 숲. 라이프 온 마스. 스토브리그. 신의 퀴즈. 아르곤. 셜록홈즈. 신경이 더 날카로워질 만큼 불편한 구석도 없고, 바쁜 일에 집중하느라 어느 구석을 흘려보내도 이미 다 알고 있고. 집중해서 보고 싶은 부분이 꼭 들어가 있는 드라마들.
드라마뿐만 아니라 오만가지 컨텐츠에 미쳐 사는 사람이라 더 과거의 드라마 얘기를 하지 못하는 게 서운하다. 프라하의 연인부터 쭉 이어져 온 나의 ‘돌려보는 드라마’ 이야기를 내내 하자면 몇 주가 되도록 끝이 나지 않을 테니 이만 줄일까 한다. 이제 다시 해피니스를 돌려볼 차례다. 하여간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_이달의 편집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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