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멋장이미식가 Kelly 🐴 안다정보스 동호수와집 🍷 게으른개미 비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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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Castle on the hill
꿈에서 깨자마자 머금고 있었던 울음이 터져나왔다.
중학생 때 동창이었던 A와 B가 나왔다. 그러다 둘은 전학갔던 학교의 C와 D로 바뀌었다. 모두 내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건 똑같았다.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소리치다 꿈에서 깼다. 너무 오랜만에 꾼 그 시절을 배경으로 한 이상한 꿈이었다. 난데없는.
내 중학교 동창이란 것 말고는 아무런 공통점이 없던 아이들이 갑자기 왜 꿈에 나왔을까. 그들은 내게는 왜 그리 공격적이었을까. 무심코 떠올렸던 순간이 있었나 기억을 더듬어보았지만 글쎄 딱히, 생각나는 건 없었다.
C는 언젠가 한 번 지하철에서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다. 앉아있던 자리 건너편에 바로 앉아있었다. 같이 앉아있던 분은 그녀의 어머니인듯 보였다. C의 모습은 변함이 없었다. 질끈 묶은 머리에 까무잡잡한 피부까지. 그 아이 그대로였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쯤, 그도 나를 알아본 듯 했다. 자기 어머니에게 무어라 말했고, 아마 그의 어머니는 왜 인사하지 않냐고 묻는 듯 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당연했다. 우린 1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같은 반 친구였을 뿐이었고, 이따금 인사를 하는 정도였다. 이렇게 많은 인파 틈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물을 정도의 사이는 아니었던 거다. 그닥 섭섭하지 않았다. 단지, 그의 안부는 살짝 궁금했다. 회장도 하고 공부도 잘했던 아이. 꿈에 나온 나머지 아이들의 소식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나 역시 그들에게 그러길 바라고. 그런데 왜 갑자기 꿈에 나왔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그저 내가 그렇게 울면서 꿈에서 깰 줄은 몰랐어서 좀 당황스러웠을 뿐.
애인은 내가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나 보다고 말했다. 글쎄, 내가 지금 스트레스를 받아도 되는 걸까. 스트레스 받는 데도 자격이 필요하다 여기는 건 아니지만, 언젠가 들었던 국어 인강 강사의 말처럼, 앞으로 살면서 또 다시 겪을 수 있을지 모를, 온전히 나만을 위해 보낼 수 있는 시간인 지금은, 결국은 결과로 얘기할 수밖에 없는 이 시간은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시간조차 아깝다고 생각한다.
단지 이따금 두려워질 때면 내게 있는 것들을 생각한다. 잃고 싶지 않은 것들. 꼭 쥐고 싶은 것들. 내가 가진 걸 더 줘도 아깝지 않은 것들, 잃고 싶지 않기에 지금은 조금 멀리 두길 택한 것들을. 이 시간만 잘 지내고 나면, 다시 가서 힘껏 안고 놓아주지 않으리란 것들을. 내가 가지고 있다는 표현이 옳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이내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다시 두려워지기 때문에 차마 가졌다고 여기는 것들을 말이다.
얼마 전에는 내가 계속 속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걸 알았다. '한 번만 도와줘, 찬란한 그 이름, 가슴 안에서 조금씩 자라,' 가사를 검색해보니, 조트리오의 '눈물 내리는 날'이었다. 마침 애플 뮤직이 6개월 무료라길래 신청해서 바로 노래를 틀어 봤다. 가사를 보니, 찬란한이 아닌, 잘라낸 그리움이었다. 왜 이 노랠 흥얼거렸는진 알 수 없다. 도와달라는 건지, 잘라냈다는 건지, 자란다는 건지, 단지 그냥 노래는 여전히 좋아서 가끔 듣고 있다. 덕분에 주구장창 귀에서 이어폰을 뺀 적이 드물던 학창 시절 들었던 노래들이 비슷한 음악 자동 재생으로 흘러나와, 요즘은 집중되는 음악 대신 틀어놓고 단어를 외우기도 한다. 모두 잘 있겠거니, 그런 생각도 하면서. 나도 잘 지내노라고 인사 건네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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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안테나가 되고 싶은 나
나는 홀로 서고 싶다. 다른 어떤 관계도, 타인의 인정도 없이, 심지어 술 조차 없이 홀로 서있고 싶다. 그런 내게 생애 최초의 호캉스는 값진 경험이었다. 물론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조차 나는 술을 마시고 있다. 지금 직장 정말 감사하고 감사하지만, 만사에 감사할 뿐 아니라 모든 사람과 주님께 감사하지만 넥타르 처럼 술이 달다. 호텔 숙박을 예약한 날도 비슷했다. 막차 시간까지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야근을 하다가 퇴근해서 집에 도착한 밤,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할 수 없다는 걸 알아서 괜히 핸드폰이나 만지작거리고 옷이나 정리하는 밤. 몇 개월 전부터 뒤적거린 호텔 숙박 예약 앱을 뒤적이다가 그날은 충동적으로 결제했다.
그 방에는 욕조가 있었다. 지난 가을, 사귀던 사람에게 잠수이별을 당하기 직전에 사둔 입욕제가 여전히 좋은 향기를 풍기고 있던 책상 밑 공간에서 입욕제를 골라 들었다. 호텔방은 혼자 사용하기 충분했고 다른 방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아 좋았다. 귀신도 사람도 무서웠지만 아침해가 드는 창과 적당한 무게감의 푹신한 침구는 내게 충분했다. 방에 도착한 밤, 욕조에 두세시간 머물며 활자를 읽었다. 뒤척거리며 활자를 맘 편히 읽은 것 자체도 오랜만이었고 입욕제를 풀어두고 느긋한 마음으로 머문 것도, 뺨이 불그스름해지도록 느긋하게 뒹굴다가 뜨거운 물을 다시 섞고 또 뒹굴거리기를 반복한 것도 오랜만이었다. 씻고 나와 노래를 틀고 자연히 잠이 들었던 다음 날, 창문으로 건물에 반사된 떠오르는 햇볕, 건물 사이로 서서히 진해지는 주홍색 태양빛이 보였다.
해가 떠오르는 걸 한 시간, 두 시간 단위로 확인하며 나는 점점 더 뽀송뽀송하게 말라갔다. 체크인이 가까운 시간에는 신나는 노래를 들으며 침대에서 벗어났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홀로 살아가는 걸 결정하면 이런 기분이 드는 날이 종종 생길까. 강아지와 산다면 어떨까, 나는 호텔에서 기분 좋게 깨어나는 그 아침처럼, 안테나 같은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안테나는 무척 드물게 에너지를 튕겨내거나 발신할 수 있겠지만, 주로 수신한다. 다른 무언가와 연결되지 않은 채 에너지를 수신하고 그 에너지를 전달하여 활용한다. 동행은 커녕 걱정할 일만 날로 늘어가는 나는 안테나처럼 잘 서있고 싶다. 가끔 내가 힘들 때 함께해주는 소중한 존재들과 함께 하되, 홀로 존재하고 연대하며 살아가는 존재가 되고 싶다. 1년 중 주로 뽀송뽀송한 상태가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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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금주는 쉬어갑니다.
마음 속에 차가운 바람이 가득차 금주만 쉬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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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편집자💃🏻
첫 번째 편집부터 한주나 늦어서 죄송합니다😔 날씨도 춥고 연말 들어 다들 일도, 공부도, 가족 등 다양한 관계도, 그리고 마음이 문득 문득 서리 맺힌 듯 추운 순간이 있지 않을지요. 유리잔 속에서 얼음이 잘그락거리듯 시끄러운 순간이 녹아 내리길 바라 뜨뜻한 불을 마지막 인사로 남깁니다. 이번주는 너무 힘내지 말아요. 지난 한 주도 잘 버텼어요.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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