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ling#61 | 녹음의 나날들

복태가 순간 깨달은 이야기 『문득』#3, 보일의 하루 『보글보글』#7

2022.06.07 | 조회 5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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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링Oiling

독립음악 프로덕션 오소리웍스의 아티스트들이 직접 만드는 인디팝 문예지, 오일링Oiling 입니다. 프로듀서 단편선과 아티스트 천용성, 전복들, 전유동, 후하, 보일, 소음발광, 선과영이 함께 읽고 씁니다.

편집인의 말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

김경호의 1997년 作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을 들었습니다. 오늘도 누군가로 인해 슬펐기 때문이죠. 슬플 땐 슬픈 노래를 듣는 게 좋다던대, 꼭 그렇지는 않더라구요. 눈물에 젖은 듯 축축한 작은 북 소리에 슬픔이 +1, 납득할 수 없는 가사에 슬픔이 +2 되었어요. 바로 이 부분입니다. "언젠가 그가 너를 / 맘 아프게 해 너 혼자 울고 있는 걸 봤어 / 달려가 그에게 나 이 말 해줬으면 / 그대가 울리는 그 한 여자가 내겐 삶의 전부라고"

여성을 사이에 두고 남성들끼리 대화하는 풍습은 옛 가요에서 꽤 많이 발견 됩니다. K2의 '그녀의 연인에게'가 대표적이죠. "꼭 하나만 바래요 / 날 대신해 그녈 영원히 지켜줘야 해요 / 내가 못 이룬 사랑 이제는 다 모두 이룰 그대 / 행복하길 그녀의 사랑이니까" 왜 당사자를 빼놓고 자기들끼리 얘기하는 걸까요. 결혼식장에서 아버지와 신부가 함께 입장하는 것도 같은 결이죠. 어서 빨리 없어져야 해요. 

편집을 하다 보니 다시 또 슬퍼집니다. 보일의 쇼케이스 때가 떠올랐거든요. 공상온도에는 비상계단을 겸한 대기실이 있는데요. 단단한 철문이라 "쿵" 닫아 놓으면 안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들리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나가는 타이밍을 잘못 잡아 슬픔이 +1 허둥지둥 나가다 기타를 넘어뜨려 슬픔이 +2 드레스 코드―검은 옷―을 어긴 단편선의 "검은 옷이 없어서..."를 듣고 슬픔이 +3  "사랑이란 가소롭다고..."를 가장 잘 부른 것 같은데 그 부분은 쓰지 않아서 슬픔이 +4 됐었거든요.

* 사진으로 보니 검보일과 흰편선의 조합이 참 좋은 듯 한데..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 그런 느낌 아니겠습니까..

🐮천용성


보일의 하루 『보글보글』#7

🦋나쁜 마음 나쁘지 않은 쇼케이스

5월 7일 토요일, 공상온도에서 대망의 첫 쇼케이스를 열고 온 보일입니다. 공연.. 뭐 하나도 안 떨리던데요? (초반 덜덜거렸던 기억만 나면 이불킥 함) 오늘은 공연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꽃과 무대

첫 쇼케이스다 보니, 시각적으로도 예쁜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꽃을 무척 좋아해서 자주 생화를 사곤 했었는데, 고양이와 함께 살게 된 이후로는 그러지 못했거든요. 이번 기회를 틈 타 원 없이 꽃을 보자! 하며 하얀색 카라를 무대 곳곳에 두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하얀색 코사주를 무대에 오를 분들 모두에게 달아드렸고요.

-아름다운 꽃 장식은 오베르 Auber 팀에서 맡아주셨습니다. 

#리허설

리허설이 생각보다 조금 길었습니다. 제가 '논'을! 자꾸 틀렸기 때문이에요! 합주 때도 그랬지만 박자 맞추기가 여간 쉽지 않았어요. 본 공연 때도 결국 조금 틀렸다는 사실.. 그러나 우리의 보일 트리오 단편선님과 송현우님께서 저의 실수를 감쪽같이 덮어주셨답니다. 존경합니다..

#보일 쇼케이스 <나쁜 마음>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다정한 관객 여러분들 덕분에 마음이 점점 차분해지면서, 두 시간 세 시간 계속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끝은 다가오고.. 곡을 엄청나게 써서 셋 리스트도 엄청나게 늘려서 다음에는 진짜 두 시간 세 시간 공연을 해야지, 아주 강렬하게 다짐했습니다.  

게스트로 함께해 주신 천용성님의 이야기도 빠질 수 없겠죠. 타이틀곡 '나쁜 마음'을 실제로 같이 불러본 것은 처음이었는데요. 뭐랄까.. 리허설을 하면서 사실 이것저것 체크했어야 했지만.. 혼자 감동만 하다 끝났습니다.. 용성님이 단독으로 노래를 하실 때에는, 대기실에서 아무리 귀를 대고 들어도 들리지 않아 왠지 저 혼자 다른 차원에 있는 것 같았어요. 엄청난 웃음소리만 들릴 뿐. 과연 무슨 이야기를 하셨던 걸까요?

- 멋진 사진은 김도균 님께서 촬영해 주셨습니다.

#보너스 1 ; 나 보일

아직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사진을 이곳에 남겨보아요. 귀여운 장식들.

-멋진 사진은 PAIX88 님께서 촬영해 주셨습니다.

#보너스 2 ; 나쁜 마음 락 ver.

영상은 제 인스타그램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boil____  저의 첫 쇼케이스를 위해 힘써주신 분들, 와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려요. 저는 작업도 운동도 마음의 명상도 더욱 열심히 하면서 또 만날 날을 기다릴게요.  

🦋보일


선과영의 복태가 순간 깨달은 이야기 『문득』#3

🪐녹음의 나날들

선과영 앨범작업이 한창이다. 드럼과 베이스 녹음을 마쳤고, 얼마 전엔 피아노와 콘트라베이스 녹음도 마쳤다.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기타 녹음도 얼추 끝나간다. 그리고 6월로 접어들면서 보컬 녹음의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은 관찰자마냥 녹음 과정을 관망하며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느낌으로 지켜본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부담감도 그리 크지 않았다. 내가 만든 곡들이라지만 프로듀싱계의 금손 단편선을 통해 다듬어지고 꾸며지며 새로운 곡들이 되어가고 있기도 했고, 음악적 역량이 부족하기도 했기에(사실 많은 대화들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저 그 자리에 있을 뿐. 나는 생각보다 느낌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사람이어서 느낌적으로 밖에는 피드백을 할 수 없었다) 단편선과 한군에게 많은 부분을 일임했다. "너희들만 믿는다" 뭐 그런 마음으로.

그런데 보컬녹음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잠이 오지 않는다. 라이브는 휘발되기라도 하지 녹음은 영원히 박제되는 것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연습을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다. 연습하려고 음악을 틀어 놓으면 어느새 나는 졸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바라던 바이기는 하다(내 노래를 듣고 스르르 잠에 들기를). 하지만 노래를 하는 내가 잠들면 안 된다. 참으로 큰일이다.

녹음을 진행하는 동안 많은 순간들에 감탄했다. 오랜 시간 집중해서 작업하는 모습에서, 마음에 들 때까지 연주하는 모습에서, 무언가를 지독히도 사랑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그 수많은 시간들이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일렉기타 녹음 현장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점점 더 과격해지고 있는 듯하지만 믿어볼란다. 나름의 계획이 있겠지, 큰 그림이 있겠지. 나 조차도 어떤 앨범이 탄생할지 궁금하다.

울어라, 기타야
울려라, 풍악

🪐복태


[이주의 추천곡] 강수지 - 흩어진 나날들

🔥특보🔥

🍔전복들의 트위터 계정이 이상하다

전복들의 트위터 계정이 알 수 없는 컨셉으로 리뉴얼 되며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5월 16일, 전복들의 단체 사진이 걸려있었으며 인스타그램과의 연동을 통해 자동으로 올라오는 게시물 이외에는 큰 이슈가 없었던 계정이 별안간 ‘전복들 아무말 계정’이란 이름으로 바뀌며 프로필도 베이시스트 박은아의 단독샷으로 교체된 것.

실은 전조가 있었다.

오소리웍스와 함께하고 있는 뮤지션 및 밴드의 단체방인 ‘오소리웍스 HQ’에 전복들의 공식 리더 고창일이 갑작스레 박은아를 ‘반장’이라고 소개하며 초대한 뒤, 전복들이 민주화되었다 선언한 것. (이 방에는 밴드를 대표해 오소리웍스 운영과 관련된 전체 논의에 참여할 멤버가 입장하곤 한다.) 이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창일은 “그간 전복들과 관련된 모든 일을 홀로 처리하느라 번아웃이 왔다. 잘했으면 모르겠는데 이것저것 챙기지 못하는 부분이 많이 생기더라. 보다 잘할 수 있는 인재가 일을 맡는 것이 더욱 좋다고 본다. 당분간 전복들의 외치는 박은아가, 내치는 김경래가 맡기로 했다. 나와 이원정은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데 집중할 계획이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전복들 아무말 계정’은 민주화 특수 속에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복들과 관련된 트윗이 올라오면 경중을 가리지 않고 멘션을 남기며, 전복들과 상관없는 아무말을 대량 유포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전복들의 팬덤을 가리키는 말을 공모하며 전통적인 트위터의 효용(=아무말 대잔치)에 충실한 보기드문 아무말 계정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 단편선 특파원


📺오소리뉴스📺

🐮천용성 @000yongsung

[공연] 6. 12(일), 16:00, CJ 아지트 광흥창, 보수동쿨러X천용성 '흐르는 눈물의 이유를 애써 물을 필요는 없지' 

[공연] 6. 18(일), 16:00, 소양3교 수변공원, '2022 춘천놀이'

🐚전복들 @cosmic_abalone

[공연] 6. 25(토), 20:00, 꼬뮨

🐤전유동 @jeonyoodong

[공연] 6. 7(화), 20:00, 네스트나다, '먼데이프로젝트 시즌 5 : 음악여행 쉼 @네스트나다

[공연] 6. 17(금), 19:30, 낮과밤(제주)

[공연] 6. 18(토), 18:00, 카페 온결(제주)

[공연] 6. 19(일), 16:00, 소양3교 수변공원, '2022 춘천놀이'

😙후하 @hoohaa.seoul

[공연] 6. 25(토), 20:00, 꼬뮨

소음발광 @soumbalgwang_official

[공연] 6. 18(금), 20:00, ACS(서울 중구), '우주환락'

🦋보일 @boil____

[공연] 6. 11(토), 재미공작소, 코멘터리 룸

🪐선과영 @boktea @haha_hangun

[공연] 6. 18(토), 14:00, 소양3교 수변공원, '2022 춘천놀이'

[공연] 6. 19(일), 14:00, 소양3교 수변공원, '2022 춘천놀이'

🍔단편선 @danpyunsun

[공연] 6. 17(금), 19:30, 낮과밤(제주)

[공연] 6. 18(토), 18:00, 카페 온결(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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