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의 말
🐮교&교
지난 몇 주 간 특보에서 이야기했던 저의 등신대가 팔렸다고 합니다. 아무도 안 사가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다행입니다. 가격이 너무 낮은 것도 보기 그럴 것 같아 바람잡이를 몇몇 섭외할까도 고민했는데요. 클린경매컬쳐 정착을 위해 포기하였습니다.
낙찰자께서는 구입 후 바로 오소리웍스에 기부를 하셨다 합니다. 팔렸지만 묘하게 팔리지 않은 기분이군요. 그것은 아마 편선의 사무실로 돌아갈 텐데요. 사무실 동료 분들에게 미리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오소리 행사가 있을 때마다 '오늘 행사 있음'을 알리는 표지로 쓰이지 않을까요. 그렇게 조금씩 낡다가 어느날 언돌이와 꼬미가 물어뜯어서...
기부자 몰래 모디파이를 해서 재판매를 해볼까 하는 아주 교양없고 교활한 생각도 해봅니다. 정강이 아래가 없어서 아쉽다는―풀Full다리였으면 샀을 것처럼!!!―분들이 많았는데요. 다리를 좀 추가하고 허리쯤에 경첩을 달아서 접기가 가능하게요. 그러면 지하철에 탈때도 좀 덜 부끄럽지 않겠어요? 저는 이해합니다 여러분의 그 마음. 저라도 그건.
🐮천용성
오늘도 시덥잖고 시시골골한 『편집인의 말, 말, 말』 #2
🐮끙&끙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한 독립서점에서 기획한 컴필레이션 음반에 실으려고요. 올 하반기에―벌써 하반기니까, 실은 아무 영앙가 없는 말이죠―공개 될 예정입니다. 서점주께서는 자유주제로 편하게 쓰라고 하셨지만 그래도 왠지 책에 대해 써야 할 것 같아서요. 고민고민하다 '종이'에 대한 노래를 썼습니다.
그러니까 종이를 아끼자는 내용인데요. 서점에서 하기에는 좀 이상한 말이지만 책을 많이 읽고-사고-좋아하다 보면 자연스레 닿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독서에서 매서로 취미가 바뀌고, 읽지 않은 책이 벽처럼 쌓이고. 감당할 수 없는 책들을 주기적으로 버리며 생각하는 것이죠. 나는 지옥에서 나무들에게 벌을 받을거야.
환경감수성이 풍부한 편은 아닙니다. 시각적인 충격을 받아야 마음이 조금 움직여요. 요즘엔 책을 보며 했던 생각을 밥 먹다가도 합니다. 배달 봉지를 풀었을 때 줄줄이 나오는 플라스틱 용기들을 보면서요. '아, 이래도 되나.' 그렇지만 게으름을 이기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용기가 좀 덜 나오는 메뉴를 고르는 것으로 타협을 보고 있습니다.
책의 내용을 노래로 옮기는 것은 나름 전문이라고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몇 번 하기도―〈대설주의보〉, 〈나무〉 and 〈수몰〉―했고 누구의 어떤 책을 보고 썼다고 딱 말해두지 않으면 책과 관련이 잘 없어 보여서요. '옮겨볼까' 후보에 올랐던 것은 최승자 씨의 책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에 나오는 「일중이 아저씨」라는 글인데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마저 써보겠습니다.
끙끙대며 노래를 쓰는 타입입니다. 오랜만에 끙끙대다 보니 '아, 이걸 왜 한다 그랬지' 싶더라고요. 노래를 쓰는 건 항상 자신의 능력과 마주하는 일이라서요. 메시가 수비수 제치듯 하면 재미날 텐데. 어려움은 대충 이런 것입니다. ①여기에 뭔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뭔지 모르겠다. ②뭐가 있어야 하는지는 알겠는데 어떻게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③ ①&②는 알겠는데 나는 못하겠다!
끊임없이 판단을 해야 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위플래시를 보면 선생님이 연주자의 뺨을 때리고 "Rushing or Dragging?"하고 묻잖아요. 비슷하게 노래를 만들 때도 이게 맞나 틀리나. 빨랐나 느렸나. 높았나 낮았나. 스스로에게 묻고 따져봐야 하니까요. 〈석촌호수〉를 같이 만들었던 권형 씨 얘기를 들어보면 제가 유난히 스트레스를 받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그래도 어떻게든 만들어 냈습니다. 마감은 약속이니까요. 예전에 백종원 씨가 골목식당에서인가요? 가게 문 닫는 시간은 고객과의 약속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요. 여는 날 여는 시간이라고 해서 갔는데 문이 닫혀 있으면 정말로 화가 나죠. 전에 즐겨 찾던 돈까쓰 집이 있었는데요. 이유야 모르겠지만 문을 정말 자주 닫았습니다. 몇 번 허탕을 치고 나니 가고 싶지 않더라고요. 꽤 맛있는 곳이었는데.
동네에 괜찮은 돈까스집을 발견했습니다. 카카오맵 리뷰를 보니 이곳도 가게 문을 자주 닫는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제가 갔을 때는 한번도 닫은 적이 없어서, 앞으로도 몇 번 더 찾을 예정입니다. 배달의 민족에서 가게가 열려 있는지 보고 가는 것도 팁이라고 하더군요. 사실 가기 전에 전화를 해보면 되는데, 전화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다보니, 깡으로 갔다가 후회를 하는 것이죠.
마무리는 시덥잖은 이야기로 하겠습니다. 어제 돈까쓰를 먹고 나오면서―사실은 생선까쓰를 먹었습니다만―말이죠. 언제부터 '핵'이란 접두사를 이렇게 많이 쓰게 된걸까👉핵폭탄에서 온 것이이겠지👉나 어릴 땐 원자폭탄이라는 말도 많이 썼는데👉핵을 다 원자로 바꾸면 어떨까👉원자존맛, 원자존잘, 원자펀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 끝!
🐮천용성
🔥르포🔥
재미공작소 X 오소리웍스 팝업스토어, 숨막히는 이틀 간의 잠입 취재
오소리웍스 인스타그램에선 팝업스토어에 대한 공지를 올리며 "팝업스토어, 우리로서도 처음 해보는 일이지만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다 준비해보았어!?"라는 코멘트가 달렸다. 겸양을 떠는 것처럼 들리는 말이지만 그간 오소리웍스의 작업방식을 볼 때, 당연히 면피용 발언이다. 혹여라도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더라도 '처음 해보아서 그랬어요'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시작하기도 전부터 면피성 발언부터 늘어놓는데 대해 인디씬의 많은 관계자들이 '역시 오소리웍스 ,,,'라고 말을 잇지 못하는 가운데, 7월 29일과 30일 진행된 팝업스토어 행사장을 반도의 대표 민족정론지 오일링이 용감하게 잠입취재했다. 이하 사진과 르포.
7월 29일 금요일은 오후 2시에 시작되어 저녁 8시에 클로징, 30일 토요일은 오후 1시에 시작해 저녁 7시에 클로징했다. 프로듀서 단편선과 아티스트 전유동, 오소리웍스의 한마음과 잠시 오소리웍스를 돕고 있는 김호진 등이 팝업스토어를 운영했으며 전복들의 김경래, 박은아, 선과영의 복태와 한군 역시 각자의 이벤트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자리를 지켰다. 소음발광의 강동수는 멀리 부산에서 올라와 LP 등을 전달하는 기염을 토했다.
양일 팝업스토어에는 수만명이 몰려 인근의 큰 교통대란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크타임에는 아예 지하철 2호선 문래역을 무정차통과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증언이 쏟아질 정도. 양일 매출 역시 수조 달러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으나 스토어에 대한 만족감을 묻는 특파원의 질문에 김 민정수석은 피식 웃으며 "성공이란 열정을 잃지 않고 실패를 거듭할 수 있는 능력이다."라는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해, 장소와 맥락에 맞지 않는 명언중독자라는 빈축은 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틀 간의 팝업스토어를 끝내고 오소리웍스는 마포구 인근으로 이동, 간만에 대연회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들의 카메라 세례가 끝나고 비공개 연회로 전환된 후부터 오소리웍스의 임직원, 아티스트들은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회의 결과에 따르면 올가을 오소리웍스는 (후략)
추신. 천용성의 등신대는 경매 결과 2조원 가량의 가치를 인정받았으나 경매 참여자의 결정에 따라 오소리웍스에 기증되었다. 이 등신대는 이후 8월, 어딘가에서 다시 등장할 예정인데 (후략)
🍔단편선 특파원
📺오소리뉴스📺
🐮천용성 @000yongsung
[공연] 8. 6(토), 19:00, 천안 신방도서관 북카페, 성해나 작가 북콘서트 '음악이 글이 되고 글이 음악이 되는 순간'
[공연] 8. 10(수), 19:30, 왓챠홀, '불우의 명곡 천용성 편'
🐤전유동 @jeonyoodong
[공연] 8. 20(토), 송도 트라이보울, '트라이보울 초이스'
[공연] 8. 27(토), 15:00, 숲세권 라이브, '전유동 단독공연 : Platanus'
*예매 오픈 : 8. 9(화)
😙후하 @hoohaa.seoul
[공연] 8. 24(수), 18:00, 벨로주 홍대, 아리랑 TV '라이브 온'
⚡소음발광 @soumbalgwang_official
[공연] 8. 6(토), 송도달빛축제공원,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공연] 8. 13(토), 스트레인지프룻, '부산의 기쁨, 서울에서 저공비행'
[공연] 8. 20(토), 부산대 썸데이, '부산의 기쁨, 서울에서 저공비행'
🪐선과영 @boktea @haha_hangun
[공연] 8. 6(토), 20:00, 제비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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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현
원자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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