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갈아끼기 VS 🤖 사람 바꾸기

🙋‍♂️안녕하세요. OTT 연구소입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비가 많이 오는 날, 업무를 보기 위해 운전하고 나가면 한문철 변호사 유튜브 채널에서 보던 영상과 같은 상황을 마주하곤 합니다. 반대편 차가 뿌려대는 빗물에 내 차창이 안보이거나 쏟아지는 비 때문에 앞에서 브레이크를 잡지 못하고 휘청대는 차량을 목격하기도 하죠. 그런데 이번 주가 되니 거짓말처럼 장마가 끝나려고 합니다. 

갑작스러운 자연재해 앞에서 돌발상황이 많이 생기는 것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도 예측하기 힘든 변수가 발생해 큰 변화를 야기합니다. 최근 진행되는 OTT 시장 구도가 그러합니다. 일전에 시장 분석이나 경쟁 구도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무한 경쟁이 서서히 줄어들면서 넷플릭스가 독보적으로 앞서가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죠. 이런 시장의 경쟁에서 소위 '토종 OTT'라고 불리는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들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려는 OTT와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하려는 OTT에 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 약세를 면치 못하는 웨이브의 돌파구?!?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성공 이후 진행한 2021년 10월 KBS 국정감사에서 "오징어 게임 같은 콘텐츠 못 만드냐?"라는 조금은 어이없는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그 질문과 함께 나온 것이 '토종 OTT 경쟁력 강화', '넷플릭스와 같은 국내 플랫폼 사업 확정'이라는 허울 좋은 의견이었죠. 

국내 기업, 콘텐츠가 중심이 되어 만든 OTT 플랫폼으로는 웨이브(Wave)와 티빙(tVing)가 있습니다. 특히 웨이브는 공중파 3사(KBS, MBC, SBS)가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와 힘을 합쳐 만든 대표적인 토종 스트리밍 서비스죠.  

웨이브의 역사를 알아보려면 2011년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MBC와 SBS가 합작해 실시간 방송과 케이블 채널을 볼 수 있는 무료 애플리케이션 'pooq(푹)'을 출시했고 2012년 KBS가 합류했죠. 2017년부터는 유료 서비스를 실시합니다. 

'푹'과 함께 언급해야 할 대상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oksusu(옥수수)'입니다. 2019년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만든 OTT로 SK텔레콤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던 스트리밍 서비스였죠. 이 둘은 2019년 9월 웨이브라는 이름으로 합치게 됩니다. 

지상파 방송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채널, 콘텐츠를 OTT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은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지난 7월 26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내 OTT 사업자의 경우 티빙과 웨이브를 합쳐 5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함에도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OTT 해외진출이 중요하고 (중략) 콘텐츠 지원에 있어 세제 혜택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흠....세제 혜택을 주면 국내 OTT 기업을 살릴 수 있는 걸까요? 그리고 티빙과 웨이브 합병은 왜 지지부진할까요?

우선 앞서 하던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려고 합니다. 개인적인 시각으로 볼 때 웨이브의 약점을 꼽자면 TV를 안 보는 시대에 TV에서 하는 방송이나 콘텐츠를 OTT에서 방영한다고 사람들이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는 꽤 큰 부분인데 때에 따라 시청자들은 '재탕'이라고 여기기도 하죠. 

티빙과 웨이브 합병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계약 문제와 지분 문제와 별개로 겹치는 콘텐츠가 많아질 수 있고, 양쪽 다 '오리지널 콘텐츠'로 볼만한 작품이 그리 많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티빙에 비해 웨이브는 그 문제가 더 심각하죠. 웨이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을 꼽자면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과 '약한 영웅'이 생각납니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오리지널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SBS와 함께 방영했죠. 예능 중에 인상적인 작품은 '피의 게임' 시리즈를 들 수 있습니다. 화제성과 별개로 시청률은 높지 않았습니다. 

오리지널 작품이 상대적으로 많고 예능이나 드라마 시청자의 충성도가 높은 티빙은 tvN에서 보지 못한 사람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보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티빙이 웨이브를 인수하고 날개를 달지, 아니면 비대해진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추락할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 관련기사

뉴시스 2024년 7월 26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중 OTT 관련 내용 기사

해럴드 경제 2024년 3월 23일 웨이브 적자 관련 기사디지털 데일리 2024년 6월 25일 티빙-웨이브 합병 관련 기사

🤡 새로운 이름으로 등장한 마블 텔레비전

마블은 <어벤져스:엔드게임> 이후 페이즈 4를 시작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금자탑을 자기 발로 걷어차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 2023년 4월에 보내드린 '디즈니는 이대로 주저앉을까?'에는 적자를 기록했던 과거 디즈니와 마블의 약세, OTT 오리지널 콘텐츠가 미친 파급력을 알아봤죠. 

지난 5월, 그들은 디즈니플러스에 있는 마블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해 새로운 로고를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그와 함께 2024년 후반, 2025년 초반에 발표할 드라마에 관해서도 언급했죠. 추후 방영될 예정인 <문나이트>와 같은 드라마는 '마블 텔레비전'으로 최근 큰 관심을 받은 <X-Men 97>은 마블 애니메이션으로 재편될 예정입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에코> 제작자이자 마블 스튜디오 스트리밍 부분 사장인 브래드 윈더바움은 리브랜딩을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엔드게임> 이후 우리의 콘텐츠(영화, 드라마)를 시청하기 위해 모든 드라마를 봐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습니다. 이제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볼 수 있습니다. (마블) 유니버스로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마블 오리지널 콘텐츠를) 설계할 것입니다."

그동안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까지 챙겨봐야 차기작 내용을 이해할 수 있어, 마니아가 아닌 팬들은 진입장벽을 크게 느꼈습니다. 신규 유입 역시 가로막는 이유가 되었죠. 페이즈 4(인피니티 사가 이후 멀티버스 사가)가 진행되면서 방영한 마블 오리지널 드라마들이 연이어 혹평을 받은 부분도 새롭게 체계를 구축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오는 9월,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선보일 예정인 <전부 애거사 짓이아(애거사 올 얼롱·Agatha All Along>에서 공식적으로 새 로고가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 관련기사

버라이어티 2024년 5월 21일 마블 리브랜딩 관련 기사

데드라인 2024년 5월 19일 디즈니 플러스 마블 콘텐츠 리브랜딩 관련 기사

널디스트 2024년 5월 21일 마블 스튜디오 개편 기사

🦑<오징어 게임2>는 성공할 수 있을까?

※ 아래 내용에는 <오징어 게임 시즌 1>결말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으니 원치 않으신 분은 시청 후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2021년 9월 17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공개한 이후, 전 세계적인 흥행을 끌어내며 한국 드라마 흥행을 주도했던 <오징어 게임> 새 시즌 날짜가 공개됐습니다. 지난 8월 1일 넷플릭스 공식 유튜브 계정에는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일 발표'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더 큰 규모로 새 시즌을 알린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오는 12월 26일, 그리고 마지막 시즌(시즌 3)은 2025년에 공개한다고 전했습니다.  

시즌 1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한 번 게임에 참여할 거라고 밝힌 성기훈(이정재)의 모습이 나오면서 마무리했습니다. 시즌 2에서는 게임의 배후를 밝히려는 기훈과 새로운 게임 우승을 위해 죽음도 불사할 새 참가자들의 대결이 그려질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즌 1에서 주인공 기훈, 프론트맨(이병헌), 황준호(진행요원·배우 위하준), 공유를 제외한 모든 참가자, 설계자까지 사망했기에, 드라마는 등장인물 전체가 바뀌게 되었습니다. 극 중 배역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새 참가자로 배우 임시완, 강하늘, 전재준...아니 박성훈, 양동근 등이 시즌 2 캐스팅 발표 영상에서 등장했습니다. 

시즌 2는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면서 에미상까지 거머쥔 시즌 1에 비해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올라간 기대치를 충족해야 합니다. 특히, 시즌 2 캐스팅이 발표되고 사람들의 관심이 더 올라갔죠. 시청자들의 관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저 배우들이 다 나온다고?'와 '쟤(舊 빅뱅 T.O.P, 배우 최승현)가 왜 나와?'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죠. 결국 기대와 논란이 공존하는 캐스팅을 작품성과 흥행으로 뚫어야 합니다. 

그리고 시즌 1이 한물간 방식으로 인물을 소비했는데 시즌 2는 좀 더 입체적이고 짜임새 있게 인물과 이야기를 꾸려가야 할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그런 드라마가 되어 '인기 드라마 후속 시즌은 완성도가 떨어진다. 망한다.'라는 전철을 밟을 수도 있죠. 

저는 시즌 2가 기대됩니다. 단순하면서 직관적인 내용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사로잡았으면 좋겠네요.

🎞 관련 영상

오징어 게임 시즌 2 공개일 발표 영상

오징어 게임 시즌 2 캐스팅 발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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