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나무 누님, 지금 테슬라 사도 돼요?

고백하건대, 저는 테슬람이었습니다.

한 때 승승장구했던 테슬라 주가가 2022년부터 힘을 못쓰고 있죠. 떨어진 테슬라의 주가를 둘러싸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수요 회복이 더디면서 분기별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거든요. 로이터에서 2만 5천 달러 미만의 저가형 모델 생산을 취소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실적도 딸리는데 미래마저 없다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계속 하락 추세가 지속된거죠.

그런데 4/24에 1분기 실적 발표가 진행된 후, 매출이 시장 기대와 작년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장외 거래에서 8% 넘게 오르며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왜? 듣고 싶은 대답이 나왔던 컨퍼런스 콜이기 때문이죠. 저가형 모델 생산 계획, FSD 라이센싱, 로보 택시 계획이 공개 되면서 테슬라의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을 주게 된거죠.

지금은 좀 폼이 죽었지만 한 때 돈나무로 명성을 날렸던 캐시우드는 매 달 ARK Invest의 리서치 자료와 함께 <In The Know>라는 컨텐츠를 공개합니다. 4/7에 공개된 이번달 In The Know 컨텐츠의 주제는 <테슬라노믹스>였는데요. 이 컨텐츠를 정리해야겠다 하고 묵혀놨다가, 때마침 테슬라의 반등 초입인 것 같아 이렇게 컨텐츠를 정리해봅니다.

1편에서는 테슬라에 관련된 내용을, 2편에서는 매크로 경제 지표에 대한 내용을 다뤄보겠습니다.

단, 이 점은 염두에 두고 이번 글을 읽어주세요.

그럼, 돈나무 언니의 2024년 4월 브리핑: 테슬라노믹스 시작합니다.

테슬라는 전기차 회사가 아니라, 로봇 회사이자 에너지 회사이자, 인공지능 회사입니다. 사실상 자율주행 모빌리티의 복잡도를 고려해보면 세계에서 가장 큰 AI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도 합니다. 단순히 전기차의 정체성 그 이의 가치를 본 ARK Invest는 2027년 테슬라의 주가 목표치로 2,000달러를 제시했습니다.

싸지기만 하면, 테슬라 살거니까

지난 3월 미국 자동차 판매량은 시장 예상치인 1,590만 대를 밑도는 1,550만 대에 그쳤습니다.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비싸고, 주행거리도 짧은데, 충전 인프라까지 부족하니까요.

ARK는 단기적인 현상에 불과할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기술은 발전하고, 충전 인프라도 확충되면서,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과 사용 편의성은 계속해서 개선된다는 거죠. 

지금 판매량이 낮은게 단기적 이슈라고 확신을 주는 것은 Model Y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이라는 팩트입니다.

이 차트는 전기차에 대한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보여주는데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 Y의 가격대인 5만 달러에 해당하는 시장 규모는 전체의 5~10% 수준입니다. 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모델Y가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링카라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모델Y 이전의 베스트셀링카였던 도요타 캠리는 모델Y보다 훨씬 저렴한 차니까요.

소비자들이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전기차, 그것도 Model Y와 같은 고성능 전기차를 좋아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달리 말하면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낮아진다면, 주저없이 전기차를 선택할 소비자가 많아질 것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물론, 자동차 산업은 전통적으로 경기 순환에 민감한 대표적인 산업입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수요가 늘고, 나쁠 때는 수요가 주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었죠. 때문에 당분간 자동차 산업이 경기 사이클의 영향을 피하긴 어렵긴 할겁니다.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화되면, 전기차 수요도 일시적으로 타격을 받으니까요.

그렇지만 단기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구조적인 변화가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전환되고,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을 것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는 거죠. 환경 규제 강화, 기술 발전, 소비자 인식 변화 등이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향후 금리 인하 사이클이 도래하면 그간 억눌렸던 전기차 수요가 폭발할 것 같습니다.

금리 인상으로 자동차 할부 구매가 어려워지면서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특히 고가격대인 전기차의 경우 금리 영향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물가 상승률과 금리가 인하된다면, 그동안 지연되었던 구매 수요가 한꺼번에 쏟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테슬라는 이런 수요 회복의 최대 수혜자가 될 공산이 큽니다. FSD로 대변되는 타사 대비 기술력 우위는 물론, 브랜드 가치와 생태계 효과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어차피 전기차는 가솔린을 대체할것

이러한 상황에서 테슬라의 장기적 성장 잠재력은 여전하다고 봅니다. 내연기관 차가 전기차로 바뀔 것은 예상 가능한 미래니까요. 테슬라는 이미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보한 상태구요.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에서 타 업체들을 크게 앞서고 있죠. 여기에 배터리 및 자율주행 기술까지 선도하고 있어, 향후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불안정 등이 변수로 작용하는 거죠. 그러나 테슬라의 장기 성장성이 단기 악재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최근의 주가 조정은 테슬라에 대한 투자 기회로 보는거에요. 지금의 어려움은 성장통일 뿐,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의심할 필요는 없는거죠. 오히려 최근의 악재는 테슬라의 내재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계기가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테슬라 투자는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하시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렇다면 향후 2~3년 내에 전기차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요? ARK Invest는 매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라이트 법칙: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제품의 단가는 일정한 비율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법칙인데요, 전기차도 이런 추세를 따라 가격이 떨어질 거에요. 배터리 가격도 계속 낮아질거고,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업체들이 저가형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겠죠. 

실제로 테슬라가2~3년 내로 2만5천 달러 이하의 저가형 전기차를 출시하게 되면 전기차는 자동차 시장의 훨씬 더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거에요. Model Y의 경우에서 보듯, 5만 달러 가격대에서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는데, 2만5천 달러대로 가격이 낮아진다면 그 파급력은 엄청나겠죠. 

저가형 전기차가 출시되면 전기차가 차지하는 시장 규모가 현재의 거의 2배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차량 가격 대비 시장 점유율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2만5천 달러 가격대가 되면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데요. 엄청난 성장이 예고되는 셈이죠.

그런데 하이브리드를 선택한 기존 자동차 업체들

문제는 기존 자동차 업체들의 대응입니다. 포드의 경우 최근 전기차 계획을 미루고 하이브리드 차량에 더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요. 마진이 낮은 전기차 대신 당장 수익성이 높은 하이브리드를 택한 것이죠.

그러나 이는 매우 근시안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배터리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하이브리드의 경제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장은 순수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될 텐데, 그때 가서 적응하려면 너무 늦을 수 있습니다.

캐시우드는 포드와 GM 같은 기존 업체들이 대규모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는 한 수익성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만큼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는 얘기죠. 그런데 이들 업체가 전기차 투자에 소극적이라면, 그 빈 자리는 테슬라같은 선도 기업이 차지하게 될 수밖에 없겠죠.

게다가 순수 전기차 전략을 택하는 회사가 배터리 조달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데, 대량 발주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전기차에 올인하지 않는 기존 업체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요소입니다.

테슬라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전기차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혁신이 필요합니다. 단기 수익성에 연연하다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 전기차는 이미 내연기관 차량을 가격 면에서도 따라잡았고, 곧 추월하게 될 것입니다. 소비자들 역시 전기차에 대한 기대와 요구 수준을 높이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그 흐름에 역행하는 건 결코 지혜로운 방책이 될 수 없을 겁니다.

앞으로 전기차 업계의 지각 변동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저가형 전기차의 등장이 그 중심에 있을 거구요. 그 여파로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용기 있는 결단과 실행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발 빠르게 대처하는 기업이 전기차 시대를 주도하게 될 거에요.

알아서 학습하고 진화하는 FSD 12

테슬라의 진정한 가치는 전기차 판매 수치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미래를 결정지을 핵심 요소는 '자율주행' 기술입니다. 지금의 테슬라 주가에는 아직 자율주행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테슬라는 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차주들에게 FSD 버전 12를 배포했는데요. FSD 지원 차량을 보유한 모든 차주에게 한 달 동안 무료로 FSD를 쓸 수 있는 권한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업데이트에는 그동안 테슬라가 개발해온 자율주행 기술의 진화가 집약되어 있습니다.

왜 FSD 12 업데이트가 중요할까요?

사람 손이 타는 수동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고, 오로지 인공지능에 기반한 자동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이를 '넷만 있는(Nothing but Nets)' 접근법이라고 말했는데요. 자율주행 시스템이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구조로 바뀌는 것이죠. 차량이 정지 표지판이 무엇인지 사전에 학습해둔 것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고객 차량에서 나오는 많은 이미지와 동영상을 보고 실제로 그것을 학습하고 움직인다는 겁니다.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마치 사람처럼 주행 환경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번 최신 버전에서 가장 극적인 개선은 도심 주행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존의 자율 주행의 경우, 고속도로와 같은 정형화된 도로 환경에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불규칙한 도심 환경에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번 업데이트 이후, 뉴욕과 코네티컷 등 복잡한 도심에서도 테슬라 차량들의 자율주행 성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차량이 마치 사람처럼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죠.

ARK는 테슬라의 미래 기업 가치의 3분의 2는 자율주행이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가형 모델이 진짜 중요한 이유는 [로보택시]다

테슬라가 2025년 즈음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2만~2만5천 달러 가격대의 모델2는 단순히 대중적인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것이 아닙니다. 그 차량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네트워크를 위한 핵심 기반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율주행 택시 사업의 경제성을 좌우할 요인은 바로 차량의 운영 비용입니다. 이때 초기 차량 구매 비용을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그런 면에서 저가형 모델은 필수불가결한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지비용 측면에서도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저가형 전기차가 로보택시 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겠죠.

자율주행 상용화를 앞당길 AI 반도체 공급망 개선

테슬라가 자율주행 상용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 배경에는 공급망 개선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가 더 이상 AI 학습 컴퓨팅에 제약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엔비디아 칩을 더 많이 확보했을 수도 있고, 주문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걸 수도 있어요. 그렇게 되면 엔비디아의 매출과 수익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해 볼 수도 있겠죠.

칩 공급 제약이 풀리면 테슬라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주기를 대폭 단축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 도로에서 수집되는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활용해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는 것이 자율주행 개발의 핵심이니까요.

전에는 주요 업데이트가 한 달에 한번이었는데요, 테슬라는 이제 2주에 한 번꼴로 FSD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거죠. 점점 핸들에서 손을 떼는 날, 로봇 택시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FSD로 담보된 안전성

일반적으로 강조하지 않는 또 다른 점은 FSD 덕분에 안전성이 훨씬 좋아진다는 겁니다. 볼보가 안전성을 포지셔닝하면서 브랜드를 구축했었는데요. 사실상 테슬라가 볼보를 능가했다고 봅니다.

테슬라는 <Tesla Vehicle Safety Report>에서 분기별로 오토 파일럿을 사용하는 운전자와 사용하지 않는 운전자 모두에 대한 사고 건수를 구체적으로 공개합니다. 이 그래프는 1건의 사고 당 주행하는 마일 수를 보여주는 데요. 그리고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테슬라에는 이미 다양한 운전 보조 기능들이 내장되어 있어요. 그래서 전체 평균보다 훨씬 더 안전한 거죠. 여기에 FSD를 사용하면 2~3배 더 안전하게 됩니다. 시내 도로 주행에 대한 성능이 대폭 개선된 FSD12 업데이트를 감안하면 그냥 오토파일럿만 사용하는 자동차보다 5배 안전하게 됩니다.

물론 FSD의 안전성이 완벽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대응력도 높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테슬라가 자율주행 안전 기술의 가장 앞선 주자라는 사실입니다.

앞으로 FSD의 성능이 점점 더욱 고도화되면 자율주행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부 당국의 인허가 문제 등 제도적 걸림돌만 해소된다면 자율주행 상용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지도 모르죠. 자율주행은 운전자의 해방이라는 가치를 넘어, 교통사고라는 사회적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니까요.

테슬라봇도 기대해

장기적으로 로봇 공학 전반,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이 테슬라에 미칠 영향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도 활발히 연구 중인데요. ARK는 로봇이 시장 규모를 잠재적으로 전 세계 매출 기회 24조 달러 이상으로 봤어요. 이 중 약 절반은 제조업에서, 나머지 절반은 가정용 로봇 공학에서 나올 것 같습니다.

아마도 자율주행에서 많은 학습이 로봇 쪽으로 이뤄질 것 같은데요. 그들이 거기서 무엇을 할지 보는 게 정말 기대돼요.🤖

Part 2 예고

돈나무 언니가 직접 매크로 차트(재정 정책, 통화 정책, 경제 지표, 시장 지표)를 보면서 해석을 해주는데요. 원래 이번 글에 같이 담아보려고 했지만, 내용이 길어서 편을 나누는 편이 좋을 것 같더라구요. 어려운 내용을 최대한 쉽게 풀어드릴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셔요 🐣 

+) 드디어 정리된 매크로 경제 지표

👩‍💻 구독자님을 위한 오너의 써머리

P.S. 구독자님 덕분에 구독자가 💯넘었습니다!

구독자님 덕분에, 드디어 오너의 아싸이트 구독자가 100명 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적다면 적은 숫자지만,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을 주제도 아니고, 1주일에 고작 1회 발송하는 데다가, 그마저도 오락가락하는 노족보의 뉴스레터를 감사히 구독 취소 안해주시고 지켜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이 저로선 매우 감사할 따름입니다. 

솔직히, 매주 글 한편을 잘 마무리 해야한다는 것이 회사원인 제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글을 써야 구독자님께 인싸이트가 될까 하는 고민을 하다가 쓰고 나서 폐기처분한 글이 꽤 됩니다. 제가 P라서요. 그러다보니 주제가 상당히 널뛰었던 것 같아 죄송스럽고 그렇습니다. AI였다가 갑자기 사업 얘길 하다가, 오늘은 또 투자이야기네요. 하하.

심플하게 보면, <내가 쓰고 싶은 컨텐츠 VS 남이 보고 싶은 컨텐츠>와의 균형점을 찾는 과정인 것 같아요. 원래 저는 제가 쓰고 싶은 것만 그냥 내뱉었어요.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남이 보고 싶은 컨텐츠의 관점으로 글을 쓴 것들이 잘 터져줘서 돈도 조금 벌었구요. 이젠 어떤 컨텐츠를 내가 써야 사람들이 많이 봐줄까 정도는 70%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트래픽의 관점에서만 컨텐츠를 쓸 수 없었어요. 왜냐하면

예를 들어, 저는 AI 활용에 대해 어느정도 전문성을 갖고 강의나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어 글을 쓰면, 거기에 자극성을 조금 더 가미하면 지금보다 인기가 좋을 것 같아요. 그러나 솔직히 저는 어떤 도구를 쓰고, 어떻게 쓰는 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도 해요.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이 뉴스레터에 쓴 모든 글이 필요한 정보를 큐레이션 하고 잘 정리한 것 - 사실은 제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 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리지널 컨텐츠가 아직 나오지 못한 부분 사과말씀 드립니다. (__ __)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구독자 100명이 넘었고, 앞으로 어떤 컨텐츠를 써야 좋을 지는 여전히 고민 중이고 실험 중인 것 같습니다. 폴그레이엄 에세이도 번역중이구요. 세상에 좋은 컨텐츠가 너무너무 많네요. 어떤 것이든 다뤄주십사 하는 내용이 있다면, 살포시 비공개로 댓글 달아주세요. (그런 측면에서 익명 소통 창구는 마련해볼까 합니다.)

원래 쓰던 내용이 있었는데, 메일리 오류인지 뭔지 날려먹고 다시 쓰고 있는데요, 제가 지금 무슨 말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이전 내용이 분명히 더 잘썼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제가 홍해인도 아닌데요 (성격만 비슷함)

아무쪼록 봄이 금방 지나간 것 같습니다. 눈물의 여왕도 끝났고, 민희진 - 하이브 이슈 관전으로 도파민 솟았던 주말이었습니다. 구독자님의 평화로운 월요일을 빕니다.

구독자님, 다시한번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